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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똑똑한 AI, 이젠 하다 하다 해고 대상자까지 정한다고?

    (출처: 컴퓨터 월드)

    인공지능(AI) 챗봇 ‘챗GPT’가 업계를 막론하고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해당 챗봇은 못하는 게 없는 ‘척척박사’로 잘 알려졌죠. 실제로 챗GPT의 능력치는 상당합니다. 간단한 질문부터 꽤 긴 설명을 요구하는 질문까지 막힘 없이 답변해요. 고민이 있다고 챗GPT에게 말하면 친절하게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그 과정에서 제 나름대로 ‘학습된 공감’을 표하기도 하죠.

    물론 AI가 가진 고질적인 한계는 분명히 있습니다. 2021년까지의 정보만을 학습해 최신 정보에는 약하고, 종종 오답을 제공하기도 해요. 하지만 생성 AI 특성상 학습한 데이터가 많아지면 더욱더 똑똑해집니다. 그렇기에, 시간이 가면서 더 많은 걸 공부할수록 챗GPT는 더 똑똑해질 거란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출처: Giphy)

    유능한 이 챗봇의 존재 때문에 인간의 설 자리가 위협받을 것이란 이야기가 참 많습니다. 사실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다수의 직업이 AI로 대체될 것이란 말은 수도 없이 나왔어요. 그런데, 이런 말이 조금은 막연하게 느껴지는 탓에, 지금껏 AI의 위협이 공상과학 영화 속의 이야기로만 취급됐죠.

    하지만 챗GPT의 등장은 AI가 구체적으로 특정 분야에서 얼마만큼의 성과를 내는지 엿보게 했어요. 이달 초, 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BI)는 AI가 대체할 수 있는 직업 10개를 정리하기도 했어요. 챗GPT의 부상에 AI 기술에 대한 관심도 그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그런데, 발전한 AI 기술이 정리해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어요. 단순히 챗GPT와 같은 AI가 특정 직업을 대체해 사람이 해고당하는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에요. 인사팀이 정리해고를 할 사람을 추릴 때 AI 알고리즘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직업 대체하는 것도 모자라 해고할 사람도 고르는 AI?

    (출처: 워싱턴포스트)

    최근 기술 업계에서는 정리해고 물결이 일어난 바 있습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메타 등 빅테크가 모두 1만 명이 넘는 인원을 해고하고 나섰어요. 대부분의 회사가 창사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정리해고를 단행했죠. 너무 많은 인원이 해고되는 탓에 회사가 도대체 어떻게 이 많은 사람의 성과를 검토하고, 해고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 있어요.

    실제로 지난 2월 20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에 따르면 구글에서 해고된 직원들은 온라인 채팅에서 급작스러운 정리해고 방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 과정에서 정리해고 방식에 의문이 든다며, AI 알고리즘 대상자를 선정한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고 해요.

    인사 담당자가 폭넓게 활용하는 AI…앞으로 정리해고에도 영향력 커질 것

    (출처: the bulletin)

    물론 구글은 이번 정리해고에 알고리즘의 개입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워싱턴 포스트는 기업 인사 관리에서 AI의 역할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어요. 실제로 기업 인사팀은 채용과 승진 대상자를 정할 때, AI 시스템을 폭넓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AI는 머신 러닝을 기반으로 수많은 데이터를 짧은 시간에 분석해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추천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지난 1월, 소프트웨어 평가 사이트 캡테라(Capterra)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기업 인사 담당자의 98%가 올해 해고 대상자를 결정하는 데 이러한 AI 시스템의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응답했어요. 기업들이 대규모의 해고 대상자를 추려야 하다 보니, 이제 인간의 힘으로만 결정하기가 어려워진 겁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제 AI가 해고 대상자를 결정하는 데 더 많이 개입할 것이라고 주장했어요.

    브라이언 웨스트폴(Brian Westfall) 캡테라 수석 HR 분석가는 2008년 경제 침체 이후 인사 부분은 지극히 데이터 중심이 됐다고 강조했어요. AI는 데이터 분석 측면에서 사람보다 더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다고 평가돼요. 실제로 AI 시스템을 사용하면 성과가 낮은 직원이나 이직을 쉽게 하는 직원을 더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어요. 업무 성과를 추리는 데 있어서는 사람보다 더 정확하다고 합니다.

    AI가 결정한 해고 대상자, 문제는 없을까?

    (출처: fenderbender)

    AI가 추린 해고 대상자를 무조건 따르는 건 위험하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AI 알고리즘은 아직 편견, 차별을 제대로 배제하지 못해요. 조직에 인종 차별이 만연한 경우, AI가 유색인종을 해고 대상자로 고를 가능성이 더 높아요. 또한 애초에 데이터값이 잘못됐을 경우, 고성과자도 해고 대상자로 결정되는 오류가 발생할 수도 있어요.

    해고는 관리자 직급에도 상당히 어려운 결정입니다. 브라이언 웨스트폴은 AI를 사용하는 것이 관리자에게 어려운 결정을 내릴 때 위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어요. 어쩌면 정리해고 과정에서 AI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건 해고의 책임을 AI에 전가하는 게 아닐까 싶네요.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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