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의 주가에 파란불이 켜졌습니다. 지난주부터 연속적으로 하락해 고개를 들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데요. 22일(현지 시간) 테슬라 주가는 전날 대비 약 9% 하락한 125.35달러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이는 2020년 9월 이후 최저치로, 장 중에는 11% 넘게 폭락하며 122.34달러까지 미끄러지기도 했답니다.

회사의 주가는 연초 대비 무려 60%나 하락했어요. 물론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타는 것은 사실입니다. 올해 나스닥지수의 낙폭은 무려 31.55%에 달해요. 22일 장에서도 2.2% 하락했습니다. 테슬라 이외에 애플(-2.38%), 마이크로소프트(-2.55%), 아마존(-3.43%), 구글 알파벳(-2.20), 메타(-2.20) 등의 주가도 일제히 내려갔어요.
‘오너 리스크 너무 크다’…유독 큰 하락 폭에 테슬라 주주들 뿔났다

하지만 대부분의 빅테크가 2~3%대의 하락을 기록한 것과 달리, 테슬라는 9% 가까이 하락했는데요. 이는 한눈에 봐도 타 기업보다 큰 낙폭이긴 합니다. 여기엔 일론 머스크가 최고경영자(CEO)로 인한 ‘오너 리스크’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돼요.
결국 테슬라의 주가 폭락에, 주주들은 일제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를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심지어 주주 사이에서는 “머스크는 테슬라 CEO에서 물러나라”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하죠. 테슬라의 3대 개인주주인 레오 코관(Leo KoGuan) 역시 “테슬라에 일하는 CEO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고요.
이런 반응은 대부분의 주주가 최근 일론 머스크 CEO의 기행에 분노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사실 요즘 머스크의 행보는 괴짜를 넘어서 엄청난 리스크로 평가되거든요. 물론 예전부터 머스크의 한 마디에 출렁이던 테슬라 주가였지만, 요즘은 그 정도가 심하다는 겁니다. 주주들은 특히 머스크가 지난 10월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모든 게 더 악화됐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어요.

머스크는 트위터에 입성하자마자 기술 고용 시장에서는 보기 드문 50% 규모의 정리해고를 단행했습니다. 문제는 무작정 인원만 줄이는 탓에 서비스를 원활하게 운영하는 데 필요한 인원마저 부족해진 것이었죠. 또 머스크 부임 후 수많은 광고주가 이탈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합니다. 가장 최근에는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사 기자의 계정을 정지시키며 잡음을 빚기도 했는데요. 부임 후 수많은 논란을 생성하다 보니, 일론 머스크가 오너로 있는 테슬라를 향한 투자 심리까지 훼손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입니다.
오너 리스크뿐만 아냐…전기차 시장에 대한 회의론도 영향 미쳐

물론 다른 빅테크보다 테슬라 주가가 더욱 폭락한 것엔 오너 리스크가 크게 작용한 건 사실이에요. 그러나 업계에서는 오너 리스크뿐만 아니라 전기차 시장에 대한 전망이 악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어요. 실제로 업계 임원을 대상으로 한 KPMG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기차 채택률은 2030년까지 10~40%가 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20~70%보다 줄어든 것으로, 전기차에 대한 낙관론이 감소했음을 보여줘요.
업계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전망은 여전히 낙관적이지만, 당장은 회의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전기차 시장은 소비자 수요가 감소해 둔화하고 있거든요. 중국 자동차제조업 협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를 판매한 테슬라와 벤츠는 지난달 약 78만 6000대의 판매고를 올렸어요. 물론 이는 전년 대비 72.3% 증가한 것이지만, 올해 판매 기록 중 두 번째로 적은 것이라고 해요.

소비자의 단기 수요가 감소한 데엔 경기침체가 원인으로 꼽혔어요.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지출을 줄여야 하는 소비자가 상대적으로 고가인 전기차를 구매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거죠. 테슬라도 수요 감소를 우려했는지,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서 일부 모델을 대폭 할인한다고 밝혔어요. 심지어 미국에서는 이전보다 두 배 이상 할인해 무려 7500달러를 할인하기 시작했어요. 문제는 회사의 할인 이벤트가 투자자에게 전기차 시장 둔화에 대한 확신을 주면서 주가에도 영향을 미친겁니다.
CNBC는 이외에도 전기차 전망 악화에 미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규정 강화, 배터리 생산에 사용되는 원자재 조달이 어려워진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어요. 반도체 공급망 이슈도 여전히 있고요. 결국 테슬라의 주가 폭락은 단순히 머스크의 기행만으로 벌어진 건 아닌듯 합니다. 전기차 시장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된 것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어요. 물론 여러 난관이 존재하는 시장 상황에 머스크 이슈라도 없었다면, 타격은 덜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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