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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애플은 중국과 멀어지는 중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다양한 기업의 생산 공장을 보유한 나라로 잘 알려졌다. 노동 자원도 풍부하고, 인건비도 저렴하다. 그 덕에 예전부터 많은 기업들이 생산 기지로 낙점한 지역이 됐다.

    특히 애플은 빅테크 중에서도 중국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중국 정저우에 있는 폭스콘 공장은 아이폰 14 프로의 85%를 생산하고 있다. 엄청난 생산량에 외신에서는 중국 정저우시를 ‘아이폰 시티(iPhone City)’라고 부를 정도다. 아이폰뿐만 아니라, 다른 기기까지 합하면 중국에서 생산되는 애플 제품은 거의 95%에 달한다. 사실상 애플의 모든 제품을 중국서 생산하는 셈이다.

    그놈의 ‘제로코로나’…중국 봉쇄로 애플 생산 공장도 직격타

    문제는 최근 들어 애플이 높은 중국 의존도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펜데믹이 시작된 후, 전염병 확산을 막고자 일부 지역을 봉쇄하는 ‘제로코로나’ 정책을 추진해왔다. 제로코로나로 타격을 받은 건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이었다. 중국 의존도가 유독 높은 애플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회사는 중국의 도시 봉쇄로 이미 여러 차례 제품 공급망 차질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상황이 더 심각해진 것은 지난 10월 중순이다. 전 세계 최대 아이폰 생산 공장이 위치한 정저우시 폭스콘이 중국 당국의 제로코로나 기조를 따르고자 공장 폐쇄에 돌입했고, 노동자들은 공장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됐다. 모든 숙식을 공장 기숙사에서 해결해야 하는데, 회사가 제공하는 식사는 턱없이 빈약했다. 결국 근로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온 것. 노동자들은 더 이상 공장에 있을 수 없다며 짐을 챙겨 고속도로 위를 걸어서 집으로 돌아갔다.

    (출처 : 로이터 통신)

    생산 라인에 공백이 생긴 폭스콘은 서둘러 신규 노동자를 모집했지만, 오히려 상황을 수습하긴커녕 키워버리게 된다. 폭스콘은 공백을 메울 노동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며 파격 제안을 했는데, 약속과 다르게 인센티브를 지급하지 않은 것이다. 결국 신규 노동자들을 필두로 한 폭력 시위까지 벌어졌다. 이른바 ‘폭스콘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만 것이다.

    폭스콘도 문제지만 이 사태가 벌어진 근본적 원인은 결국 중국 당국의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정책 때문이다. 이달 초, 중국 당국은 계속된 국민들의 제로코로나 반대 시위에 해당 정책 완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너무 오랜 시간 제로코로나 기조를 취한 탓에, 이미 소비 시장은 마비됐고 현지에 진출했던 기업 다수가 떠난 상태다. 애플 역시 중국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제로코로나에 지친 애플은 중국 떠날 준비 중…행선지는 인도와 베트남

    지난 6월 열린 WWDC에서 팀 쿡 애플 CEO가 새로운 맥북 에어를 언론 관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출처 : 애플)

    눈덩이처럼 불어난 폭스콘 사태의 직격타를 맞은 건 애플이었다. 애플은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매년 11~12월 연말 쇼핑 성수기다. 애플도 이 시기에 가장 많은 아이폰을 판매할 정도로, 회사에게 연말은 상당히 중요한 시기다. 그러나 올해는 폭스콘 사태로 아이폰 생산이 어려워지면서 연말 성수기의 수혜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당장 수요가 가장 많은 아이폰 14 프로 제품의 생산이 폭스콘 사태로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출하량을 늘려도 모자랄 시기에 오히려 애플은 출하량을 축소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생산에 있어 과도하게 중국에 의존하는 것이 리스크가 있다고 느낀 애플은 공급망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일,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부터 맥북 생산량의 일부를 베트남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매체는 이르면 내년 5월부터 베트남에서 맥북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이 생산 기지를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것은 꽤 오래전부터 나온 얘기다. 지난 2년간 회사는 베트남 이전 계획을 내부적으로 논의해왔다. 애플의 이전 계획 논의 사실은 지난 8월 언론을 통해 알려졌지만, 빠르게 이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폭스콘 사태를 겪은 애플은 당장 내년부터 빠르게 움직일 채비를 하고 있다.

    (출처 : 애플)

    비슷한 시기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당장 내년 봄까지 아이폰 생산의 5%를 인도에서 생산한다. 정확한 기한은 제시되지 않았지만, 폭스콘, 페가트론, 위스트론 등 애플의 3대 공급업체는 이 수치를 20%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이 공급망 확장에 속도를 내는 만큼 인도와 베트남산 애플 제품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사실 회사의 탈중국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 말 중국에서 벌어진 사태로 애플의 생산 이전 계획에 속도가 붙고 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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