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륙의 만물상 샤오미는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가 몰락한 이후 급부상했다. 출하량 기준 샤오미는 삼성전자 애플에 이어 전 세계 3위 스마트폰 제조사로 떠올랐다. 한때 샤오미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기준, 애플을 넘어서기도 했다. 샤오미는 자신감에 찼었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앞서 샤오미가 스마트폰 업계 1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되면서, 샤오미가 주춤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은 3억100만대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수치다. 애플을 제외한 대부분 스마트폰 제조사 제품 출하량이 줄었다. 같은 기간 샤오미 출하량은 9% 감소했다.
중국 내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시장조사기관 IDC의 자료를 보면,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7110만대로 전년 대비 11.9% 줄었다. 세계로 보든 중국만 보든, 애플을 제외한 스마트폰 제조사 출하량은 모두 줄었다. 샤오미도 예외는 아니다. 이 기간 샤오미의 출하량은 두자릿수(17.9%)나 감소했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위축은 샤오미에 뼈아픈 현상이다. 샤오미는 매출의 60%가 스마트폰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는 샤오미 실적에서 잘 나타난다. 올해 3분기 샤오미 매출은 704억위안이며, 이 중 스마트폰으로 벌어들인 금액이 425억위안이다. 전년 동기 대비 전체 매출은 약 10%, 스마트폰 매출은 11% 감소했다. 스마트폰 의존도가 크기에 당연한 결과다.
그래서일까. 샤오미가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21일(현지시간) 외신 CNN은 샤오미가 정리해고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샤오미 대변인은 매체를 통해 ‘인력 및 조직 간소화’를 단행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로 전체 직원의 10% 정도가 영향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 기준 샤오미 직원은 총 3만5000여명이다. 3500여명의 직원이 해고 대상이라는 말이다.
실제 인원 감축 규모는 더 클 수 있다. 중국 매체 지미안(Jiemian)은 샤오미가 전체 직원의 15%를 정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일각에서는 샤오미 해고 규모가 최대 20%에 육박한다고 본다. 그러면 해고 직원 수는 최대 6000여명에 달한다. 중국 샤오미 직원들이 구조조정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중국 직원 수가 3만2000여명이나 차지해서다.

해고 대상에는 스마트폰 부서, 인터넷 부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고 비율은 부서별로 상이한데, 40~75% 직원이 샤오미를 떠날 것으로 추측된다. 샤오미는 정리 해고한 직원들에게 최소한의 보상을 지급할 계획이다. 예컨대 미사용 연차 수당을 두 배로 지급하거나 근무일 대비 더 많은 보상금을 지급하는 등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사실 직원 대량 해고는 다른 빅테크 업체들이 먼저 시작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운영사인 메타(Meta)는 지난달 직원 1만1000여명을 줄이고, 당분간 고용을 동결하겠다고 발표했다. 전체 직원의 13%에 달하는 규모다. 비슷한 시기 아마존도 자사 직원 1만여명을 해고하겠다고 공표했다.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트위터 인수 뒤 직원 절반을 잘랐다.
중국 빅테크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Alibaba)는 올해 상반기에만 직원 1만3000여명을 구조조정했다. 중국을 대표하는 빅테크 업체인 텐센트(Tencent)트도 상당수 직원을 해고했다. 텐센트는 지난 2분기까지 직원 5000여명을 내보낸 데 이어 3분기에 2300여명을 추가 해고했다. 총 감원 규모는 7300여명에 달한다.

샤오미가 현 상황을 타개하려면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 분야에서 선방해야 한다. 허나 내년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오는 2023년 스마트폰 출하량은 총 12억6200만대로, 올해(12억4000만대)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올해보다는 소폭 늘어난 수치나, 지난 2021년(13억9100만대), 2020년(13억3100만대)와 비교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14억7900만대)과 비교하면 15%나 적은 규모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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