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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힘들어도 메타버스는 못 버려”

    메타가 지난 10월 메타 커넥트에서 시연한 마크 주커버그 아바타 (출처 : 메타)

    메타는 올해 그 어떤 때보다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회사는 지난 7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역사상 최초의 수익 감소를 보고했다. 이후 지난 10월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메타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하락한 277억 달러를 기록했다. 회사의 3분기 실적이 발표되자 메타 주가는 24% 급락하며, 2016년 이후 최저 가격을 기록하기도 했다. 회사의 주식은 상반기에만 절반 이상이 증발했고, 올해만 61% 이상 하락했다.

    사실 회사는 지난해 8월만 해도 시가총액이 1조 달러가 넘는 미국 대표 빅테크 중 하나였다. 메타는 꽤 오랜 시간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해왔다. 메타를 제외한 네 회사는 여전히 미국 시가 총액 상위 5위 안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올 12월 기준으로 메타는 미국 시가 총액 상위 20위 안에 간신히 진입한 상황이다. 1년 반 사이에 메타에게 무슨 일이 있던 걸까.

    메타버스 대중화 목표로 출범한 ‘메타’…지난 1년간 성적표는 ‘F’

    (출처 : Giphy)

    지난해 10월, 메타는 페이스북이었던 사명을 ‘메타’로 변경하고 메타버스를 향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메타버스는 실제 현실과 같은 사회, 경제, 교육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는 3차원의 가상공간을 말한다. 코로나19로 펜데믹이 가속화됐고, 이때 비대면 활동이 증가하면서 더욱 주목받은 개념이다. 메타는 메타버스가 미래 산업의 중요한 축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또한 메타버스란 개념을 대중화하는 데 누구보다 앞장서겠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지난 2014년 가상현실(VR) 헤드셋 회사인 오큘러스(Oculus)를 인수해 관련 사업을 이어왔다. 이후 2016년에는 회사의 첫 VR 헤드셋 제품을 내놨다.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메타버스에 대한 자신의 비전을 이루고자 연간 100억 달러를 메타버스 사업부인 ‘리얼리티 랩스(Reality Labs)’에 투자하고 있다.

    (출처 : Giphy)

    하지만 리얼리티 랩스는 투자 대비 수익성이 크지 않은 상태다. 지난 2분기, 리얼리티 랩스에서만 28억 1000만 달러의 손실이 나면서 매출 감소에 주된 원인이 됐다. 이런 와중에 애플 앱스토어 지침으로 회사가 페이스북 등 플랫폼에서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기가 어려워졌다. 회사의 수익 90%가 광고 수익에서 나오는데, 이마저도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광고주들이 광고 비용 지출에 소극적으로 나오면서 메타는 더욱 궁지로 몰릴 수밖에 없었다. 회사가 메타버스로 사업 분야를 확장하는 와중에, 주력 사업도 흔들리는 상황이 된 것이다.

    ‘연간 100억달러 너무 많다!’…투자자들의 거센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메타

    메타 퀘스트 프로 (출처 : 메타)

    이런 상황에서 회사가 100억 달러의 막대한 비용을 메타버스라는 미지의 영역에 투입하는 것에 대해 투자자는 반발할 수밖에 없었다. 투자자들은 회사가 매년 100억 달러의 막대한 돈을 투자하는 것에 거세게 반발했다. 실제로 지난 10월에는 메타 주식을 200만 주 보유한 브래드 거스너(Brad Gerstner) 얼티미터 캐피탈(Altimeter Capital)의 회장 겸 CEO가 메타에 공개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인력 조정을 하고, 메타버스 투자를 연 50억 달러 이하로 줄이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메타는 아랑곳하지 않고 메타버스 비전을 이어가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회사의 연례 제품 공개 행사인 ‘메타 커넥트 2022(Meta Connect 2022)’에서 신제품 ‘메타 퀘스트 프로(Meta Quest Pro)’를 공개하기도 했다. 리얼리티 랩스의 3분기 손실 규모는 더욱 상승해 현재까지 누적 94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수익은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절반가량 감소했다. 그러나 메타는 이왕 시작한 거, 끝장을 보겠다는 심산이다. 인력은 줄여도 메타버스 투자 규모는 올해와 별반 다를 것 없이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대규모 정리해고로 인력 줄였지만…내년에도 메타버스 지출은 안 줄인다

    (출처 : Giphy)

    지난달 메타는 회사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인력 감축을 단행했다. 올해 회사 역사상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만큼 지출을 줄이는 게 급선무라고 파악했다. 결국 인건비부터 손을 댔다. 전 세계에 있는 메타 직원 1만 1000명이 해고 대상이 됐다. 주커버그 CEO는 대규모 해고에 책임을 느낀다며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회사는 인력은 조정해도 메타버스 지출은 줄일 생각이 없다. 지난 19일(현지 시간) 앤드류 보스워스(Andrew Bosworth)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회사의 블로그 게시물에서 내년에도 메타버스에 전체 지출의 20%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올해 3분기 리얼리티 랩스에 투자한 것과 거의 같은 규모다. 앤드류 보스워스는 게시물에서 메타버스를 지구상에서 가장 경쟁력 있고 혁신적인 산업 중 하나라고 지칭했다. 그는 메타가 혁신에 최선을 다하는 회사로써, 20%의 투자는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메타버스 투자에 정신이 팔려 앱 제품군에 소홀하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주력 앱 제품에 대부분의 자본을 투자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다만, 주력 제품이 미래에 대한 야심 찬 계획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믿기에 주력 앱에 투자를 집중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미래를 위한 야심 계획은 ‘메타버스’를 지칭할 확률이 높다. 사실상 앱 제품군에 대한 투자는 메타버스 투자를 안정적으로 하기 위한 장치라는 소리다.

    (출처 : Giphy)

    결국 메타는 궁극적으로 메타버스를 미래 주력 사업으로 보고 있다. 아직은 메타버스라는 개념이 대중화되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대중들에게 꽃 피울 것이라 믿고 있다. 메타는 메타버스가 만개할 때까지 묵묵히 메타버스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현재는 메타의 메타버스 사업이 어리석은 투자라며 주주와 직원, 그리고 대중들에게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주커버그는 혁신적인 개념에는 언제나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며 꿋꿋하게 신념을 지키고 있다. 메타버스를 대중화하겠다던 메타 덕에 좋든 나쁘든 관련 논의가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과연, 향후 몇 년 뒤 메타는 갖은 조롱을 이겨내고 웃을 수 있을까. 회사가 메타버스 비전이 옳았다고 증명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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