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Reuters)에 따르면,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제조업체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는 2024년부터 자사 공장에 글로벌 전기차(EV) 생산 네트워크를 적용하기 위해 10억 유로(한화 1조 3856억 원) 이상 사용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 조립과 전기 구동 장치, 차축을 포함해 전기 파워 트레인(power train) 시스템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다. 파워 트레인은 자동차에서 동력을 전달하는 장치를 말하고, 차축은 바퀴로 자동차 무게를 지지하고 바퀴에 동력을 전달하는 장치를 말한다.
기존 가솔린 자동차를 생산하던 회사들에게는 생산 공장을 전기차를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은 몹시 힘든 일이다.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며 가솔린 자동차 중심이었던 주요 부품 공급 업체도 조정해야 한다. 따라서 차체 구성 요소도 변경하고 자동차 조립 라인도 전기차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가솔린 자동차를 생산하던 자동차 제조사들이 하이브리드 과정을 거치는 이유도 앞서 말한 이유와 같다. 아직 메르세데스-벤츠 측에서 모든 생산 계획을 밝힌 건 아니지만 앞으로 생산 공장들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모델용 배터리를 조립 중인 중국 베이징 공장뿐만 아니라 독일 카멘츠(Kamenz) 공장과 운터튀르크하임(Untertürkheim) 공장은 증설 후 배터리 생산량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차세대 소형차 플랫폼인 MMA 플랫폼과 중대형 승용차 플랫폼인 MB.EA(Mercedes-Benz Electric Architecture)의 배터리를 조립할 예정이다. 배터리 조립 라인이 존재하는 콜레라에(Koelleda) 공장은 생산 전 지방 정부의 규제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운터튀르크하임 공장과 베이징 공장, 루마니아에 설립된 세베스(Sebes) 공장은 이미 전기차에 탑재되는 전기 모터를 생산 중이다. 계획이 시행되면 메르세데스-벤츠는 생산 중인 전기 모터의 생산량을 확대하거나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을 위한 전기 구동 장치를 생산할 예정이다.
또한 함부르크(Hamburg) 공장과 운터튀르크하임 공장은 전기차 액셀 포함 각종 조립 부품의 생산을 위한 선두 공장으로 개편될 예정이다. 두 공장에서 구동계로 불리는 전기 파워 트레인도 생산될 예정이다. 파워 트레인에는 자동차의 변속기, 구동축, 차축과 바퀴 등이 포함되며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에도 탑재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이사회 멤버이자 생산과 공급망 관리 책임자인 외르크 버저(Joerg Burzer)는 이번 생산 개편에 포함되지 않는 공장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단일 생산 라인에서 가솔린 연소 엔진과 전기차를 모두 생산하기 위해 자동차 공장을 설립했지만 같은 라인에서 배터리와 모터를 조립하는 것은 더 복잡하다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최종적으로 담당 시설에 대한 세부 사항을 안내했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 AMG(Aufrecht Melcher Grobaspach) 모델의 자동차는 독일에 있는 신델핑겐(Sindelfingen) 공장이 주력으로 맡아 생산될 것이고, 다른 모델들은 세계 곳곳의 공장으로 분산될 예정이다. AMG는 고성능 자동차 엔진 제조사로, 벤츠의 고성능 자동차 개발 전담 부서다.
한편 지난 6월, 메르세데스-벤츠 경영진을 포함해 이사회 직원들은 유럽 자동차 공장을 전기차로 전환하는 것에 합의했다. 따라서 헝가리에 있는 브레멘(Bremen) 공장과 케치케메트(Kecskemet) 공장에서는 핵심 고급 모델을 생산하고 독일의 라슈타트(Rastatt) 공장과 케치케메트 공장에서는 보급형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시장에서 허락하는 한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100% 달성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향후 몇 년 내로 전기차 생산에 빠르게 뛰어들고자 하는 의도가 분명하다. 만약 메르세데스-벤츠가 전기차로의 전환 계획을 성공한다면 다른 기존 자동차 제조사들에게도 적잖은 동기를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더라도 가솔린 자동차와 그 안에 들어가는 부품 생산은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명시했다. 그렇지만 가솔린 자동차의 구체적인 생산량은 수요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박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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