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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최고의 앱이라는 ‘비리얼’ 과연 롱런할 수 있을까

    (출처 : 앱스토어)

    지난 2019년 출시된 소셜미디어 서비스 ‘비리얼(BeReal)’은 출범 초기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갑작스러운 돌풍을 일으키며 순식간에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비리얼의 돌풍엔 인스타그램의 ‘틱톡 따라하기’가 크게 작용했다.

    인스타그램은 틱톡이 큰 인기를 얻자, 지난 2020년에 틱톡과 유사한 짧은 영상 기능 ‘릴스(Reels)’를 출시했다. 올 5월에는 피드 대공사를 하기도 했다. 메인 피드의 인터페이스도 16:9 비율의 전체화면으로 바꿔 릴스에 최적화했다. 여기에 이용자가 팔로우하지 않는 계정을 추천해주는 ‘추천 게시물’ 기능까지 더했다. 틱톡이 알고리즘 추천 피드로 성장했기에, 이를 적극적으로 견제하려는 데서 나온 변화였다.

    하지만 이런 인스타그램의 대대적인 피드 변경은 오히려 사용자들이 팔로우하는 게시물을 보기 어렵게 만들었다. 16:9 비율의 세로로 긴 인터페이스는 더 많은 친구의 게시물을 아래로 밀어냈다. 이 와중에 추천 게시물 기능은 더욱 성가실 수밖에 없었다.

    1️⃣ ‘그만 따라해!’ 인스타그램에 불만인 사용자와 성장한 비리얼

    (출처 : deliverr)

    결국 사용자들의 불만은 폭발했다. 온라인에서는 인스타그램의 피드 변경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심지어, 세계적인 모델 카일리 제너(Kylie Jenner)와 킴 카다시안(Kim Kardashian)도 인스타그램 공개 비판에 나섰다. 이들은 자신의 스토리에 ‘인스타그램을 다시 만들어라’라는 메시지를 게시했다. 소셜미디어에서 수억 명의 팔로워를 지닌 이들이 목소리를 내자, 대중들도 더욱 강력하게 반발했다.

    사실 인스타그램은 사진 공유 플랫폼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회사의 틱톡 견제가 계속되면서 사진 게시물이 뒷전으로 밀려났다. 동시에, 인스타그램에는 가장 잘 나온 사진만 올려야 한다는 부담이 생겨버렸다. 오죽하면 인스타그램은 인생의 하이라이트만 기록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런 인스타그램에 피로를 느낀 사람들에게 휴식처가 된 것이 비리얼이다. 비리얼은 사실상 ‘안티 인스타그램’ 감정으로 급부상한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출처 : 앱스토어)

    비리얼은 하루 한 번 무작위로 이용자에게 ‘비리얼을 사용할 시간’이라고 알림을 보낸다. 이용자는 알림을 받은 즉시 비리얼 앱을 열고, 필터 없는 기본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올려야 한다. 게시물을 올릴 수 있는 시간은 2분으로 제한된다. 자신의 비리얼 게시물을 올리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게시물도 볼 수 없다. 그렇기에 다른 사람의 ‘진짜’ 모습을 보고 싶다면,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자신의 날 것 그대로를 보여줘야 한다.

    가식 없는 소셜미디어를 표방하는 비리얼은 Z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해당 앱은 지난 8월, 앱스토어 미국 애플 앱스토어 다운로드 1위를 차지하며 인기 앱 반열에 올랐다. 10월에는 전 세계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누적 5300만 건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월간 활성 사용자 수도 올 1월 대비 2254%나 증가했다. 수치만 봐도 상당한 성장세다. 결국 비리얼은 지난달 말, 애플 앱스토어 어워즈에서 ‘올해의 앱’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뤄냈다.

    2️⃣ 진짜 ‘리얼’한 소셜미디어 맞나…사용 방법 달라진 비리얼

    (출처 : Giphy)

    비리얼은 ‘진짜’를 보여주자는 취지를 갖고 있지만, 이를 방해하는 치명적 결함이 있다. 해당 앱이 게시물을 올릴 시간이라고 보내는 알림의 만료 시간이 없다는 점이다. 이론적으로는 알림이 울린 직후 게시물을 올려야 하지만, 사진을 올려야 하는 강제성이 없다. 알림이 울리면, 다음 날 알림이 울리기 전까지 언제든지 사진을 게시할 수 있다. 게다가 사진 게시 후 수정이나 편집은 불가하지만, 삭제 후 재 업로드는 가능하다.

    IT 매체 더 버지(The Verge)는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비리얼의 알림 타이밍을 무시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오히려 이들은 하루 중 가장 특별한 시점에 게시물을 작성했다. 결국 인스타그램 스토리와 비슷하게 사용되는 것이다. 해당 앱이 여느 소셜미디어와 다를 것 없이 변한다면, 플랫폼 평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 독특한 앱만의 성격으로 인기를 얻은 비리얼은 다른 SNS와 유사하게 변질되는 것을 특히 경계해야 한다. 이는 장기적인 플랫폼의 성공에도 방해가 될 수 있다.

    3️⃣ ‘제2의 클럽하우스’ 되나…소셜미디어의 현실에 부딪힌 비리얼

    (출처 : 비리얼)

    지난 10월, IT 매체 테크크런치(TechCrunch)의 보도에 따르면 비리얼의 일일 활성자 수는 여전히 경쟁 플랫폼을 뒤쫓고 있다. 올해 2분기 안드로이드용 앱을 설치한 사용자의 9%만이 앱을 매일 사용하고 있었다. 호기심에 앱을 설치했지만, 정작 매일 활발하게 사용하는 사람은 적다는 얘기다.

    물론 비리얼은 아이폰 사용자에게서 높은 선호도를 나타냈다. 매체 역시 iOS 사용자까지 합친다면 이보다는 더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폭발적인 성장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수치다. 아직 경쟁 플랫폼만큼 일관된 사용을 유도하는 앱으로 자리잡지는 못한 것이다.

    (출처 : 메타)

    이런 상황에서 경쟁사 플랫폼은 계속해서 비리얼을 모방하는 기능을 내놓고 있다. 지난 13일(현지 시간) 인스타그램은 ‘캔디드 스토리(Candid Stories)’를 출시했다. 해당 기능은 알림이 울리면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사진으로 찍어 게시하는 기능이다. 비리얼과 완전히 같다. 앞서 지난 9월, 틱톡도 ‘틱톡 나우(TikTok Now)’라는 유사한 기능을 출시한 바 있다. 플랫폼 거물들이 비리얼의 장점만을 가져다가 자사 플랫폼에 적용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사용자 입장에서도 대형 플랫폼보다 이용자 수가 적은 비리얼을 계속 쓸 이유가 없어진다.

    그래서일까. 업계에선 비리얼이 ‘제2의 클럽하우스’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초, 오디오 채팅앱인 클럽하우스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주목받았다. 하지만 이후 대형 플랫폼들이 클럽하우스를 모방한 기능을 출시하면서 해당 앱의 대한 관심도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지난해 2월 클럽하우스는 애플 앱스토어에서 960만회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 5월이 되자, 앱 다운로드 수 71만 9000회로 급감했다.

    뜨는 서비스를 베끼는 것이 관행이 된 SNS 업계에서 신생 서비스가 등장해 롱런하기는 더욱 어려워진 실정이다. 타사 플랫폼의 모방과 이용자의 사용 방식 변화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비리얼이다. 비리얼이 클럽하우스처럼 반짝인기에 그치지 않으려면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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