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트위터는 바람 잘 날이 없습니다. 지난 5월부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의 인수 합의를 두고 한차례 곤욕을 치렀던 트위터인데요. 한때 트위터는 일론 머스크를 향해 원래대로 인수를 이행하라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죠. 회사의 바람대로 지난 10월, 일론 머스크는 결국 트위터를 원안대로 인수하게 됩니다. 그는 트위터 본사에 처음 들어설 때 싱크대를 들고 입장해, 괴짜 머스크다운 모습을 보여줬어요. 마치 트위터 직원들을 향해 ‘트위터의 새 주인 나’라며 머스크의 행차를 강하게 알리는 것 같았죠.
사실 머스크의 행차에 트위터 직원들은 마냥 웃을 수 없었답니다. 그는 지난 6월 트위터 직원들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도 인력 감축 의사를 밝힌 바 있어요. 또 머스크는 재택근무하는 직원들을 모조리 사무실로 복귀시킨 것으로 유명하답니다. 그는 테슬라에서도 재택근무를 전면 금지했는데, 이에 반발한 직원들이 퇴사하기도 했죠.
게다가 머스크는 직원들에게 최대 실적을 끌어내도록 강요하는 리더이기도 합니다. 일에 있어서는 상당히 완벽주의로 잘 알려졌어요. 이런 머스크의 등장은 직원들 사이에서 고용 불안정을 비롯해 조직 문화 개편에 대한 두려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두려움은 얼마 지나지 않아 현실이 됐습니다. 지난 11월, 트위터 전체 직원의 50%가 해고됐는데요. 사실, 이마저도 원래 머스크의 계획보단 축소된 규모라고 합니다. 머스크는 트위터의 실적과 경제 상황을 대비해 비용 절감은 필수라고 봤고, 이를 곧바로 실행에 옮겼어요. 정리해고된 직원은 약 3700명입니다. 이후 수백명의 직원들이 자진 퇴사해 현재 남은 인원은 약 2700명이라고 해요. 기존의 27%에 불과한 인원만이 남은 거죠.
그런데, 이렇게 대규모로 이뤄진 정리해고의 후폭풍이 상당합니다. 현재 트위터는 정리해고와 관련해 여러 집단소송에 직면해 있는데요. 가장 최근에는 트위터가 여성 직원들을 더 많이 해고했다는 주장의 집단소송이 제기됐습니다. 회사의 정리해고에 성차별적 요소가 작용했다는 건데요. 이를 뒷받침하듯, 소셜미디어에서는 머스크 인수 후 여성 직원이 확연히 줄어든 단체 사진까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과연 무슨 일이 있던 걸까요.
엔지니어링 부서에서는 더욱 극명…정리해고 후 여성 직원은 어디에

지난 7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 법원에 트위터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집단소송이 제기됐습니다. 해당 소송의 원고 측은 트위터가 직장 내 성차별을 금지하는 연방 법률을 위반했다고 비난했는데요. 해당 소송은 지난 11월 단행된 정리해고에서 남성보다 여성이 더 큰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2명의 전 트위터 직원으로부터 제기됐어요. 실제로 현재 트위터 전체 직원 중 57%의 여성 직원이 해고된 반면, 남성 직원은 47% 해고에 그쳤다고 해요.
일각에서는 머스크가 대게 남성 직원이 더 많은 엔지니어링 직무에서 더 많은 인원을 유지하느라 이런 차이가 발생했다는 말도 나옵니다. 그런데, 오히려 엔지니어링 직무에서는 더 큰 격차가 있었다고 해요. 무려 63%의 여성 엔지니어가 해고됐는데, 남성 엔지니어는 48%만이 해고에 영향을 받았답니다. 엔지니어링 직무에서 더 많은 인원을 유지하고자 했다면, 성별 간의 격차가 있을 이유가 없다는 게 원고의 주장인 거죠.

게다가 소송은 일론 머스크가 부임하면서 내놓은 트위터 2.0도 부당하다는 입장입니다. 머스크가 트위터 2.0의 일부로 직원들에게 12시간까지 일하도록 요구한 것이 불균형한 요구 사항이라는 건데요. 이들은 많은 여성 직원이 남성 직원보다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12시간을 일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요구라는 거죠. 원고 측 변호사는 머스크가 회사를 인수한 후 여성은 기여도와 상관없이 항상 표적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소장에는 그가 트위터에 게시한 차별적인 발언들도 담겨 있었다고 해요.
정리해고 후 제기된 수많은 집단소송…조용할 날 없는 머스크의 트위터

사실 정리해고를 둘러싼 소송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앞서 지난 11월 초에는 해고 직원들이 회사가 미국 근로자 적응과 재교육 통지법(WARN)을 위반했다며 집단소송을 제기했었죠. 직원 100인 이상 기업은 대량 해고를 할 경우 60일 전에 미리 통보해야 하는데, 이를 어겼다는 겁니다. 게다가 약속한 퇴직금도 지불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요.
그러나 트위터는 해당 소송의 주장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며 즉각 반박했습니다. 퇴직금은 지급이 연기됐을 뿐, 미지급이 아니라는 겁니다. 게다가 해고 직원들의 마지막 근무일이 1월 4일임을 고지하며, 60일 이전 통보 규정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외에도 어떤 직원들은 더 나은 근무 환경을 요구했다가 보복당했다며 미국 노동 관계 위원회(National Labour Relations Board)에 별도로 불만을 제기했답니다. 트위터는 앞서 언급한 WARN법 위반과 관련한 소송에는 입장을 밝혔지만 가장 최근 제기된 성차별 관련 소송과 다른 불만에 관해서는 아직 입을 열고 있지 않았어요. 머스크 인수 후 정리해고는 물론 영구 정지 계정 복구, 그리고 트위터 블루 서비스 등으로 끊임없는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 트위터. 언제쯤 잠잠해질 수 있을까요.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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