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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터 상한선 두겠다는 스페이스X가 돌연 마음을 바꿨다

    (출처:SpaceX)

    지난달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민간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는 저궤도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Starlink)’ 사용자들에게 데이터 상한선을 부여하겠다고 공지했다. 당시 스페이스X 측은 일부 사용자들이 과도하게 많은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다며, 12월부터 북미 지역에 데이터 상한선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스페이스X는 북미 지역에 데이터 상한선을 도입해야 했다. 허나 스페이스X는 그렇지 않았다. 6일(현지시간) IT 매체 톰스가이드(Tom’sguide)는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 데이터 상한선 적용 시기를 내년 2월로 미뤘다고 밝혔다. 이유는 알 수 없다. 스페이스X가 별다른 설명 없이 날짜만 연기했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 지원페이지 내용만 조용히 교체했다. 스페이스X는 “일부 비정상적으로 많은 데이터를 소비하는 소수 사용자로 인해 스타링크 팀은 오는 2023년 2월부터 미국, 캐나다 사용자와 모든 비즈니스, 해상 고객을 위한 공정 사용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개인 사용자뿐 아니라, 다른 스타링크 요금제도 적용 대상이라는 의미다.

    (출처:SpaceX)

    북미 지역 스타링크 사용자 입장에선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 조금 더 생긴 셈이다. 허나 안심하긴 이르다. 스페이스X는 적용을 연기했을 뿐, 데이터 상한선 정책을 철회하지 않았다. 스페이스X가 입장을 번복하지 않는 한 변하는 건 없다. 내년 2월부터 북미 이용자들은 스페이스X가 설정한 기준까지만 원활하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스페이스X 측이 정한 기준은 매월 1테라바이트(TB)까지며,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사용한 데이터를 집계한다. 1테라바이트를 기가바이트(GB)로 환산하면 1024GB다. 인터넷 사용 습관에 따라 부족할 수 있다. FHD화질로 유튜브 영상을 1시간만 시청해도 2~3GB 데이터를 소비한다. 이보다 높은 화질로 동영상을 시청하면 데이터 소비는 배로 늘어난다.

    취미로 고사양 비디오 게임을 내려받아 즐기거나, 클라우드 게임을 한다면 더 문제다. 요즘 출시되는 AAA급 게임은 용량이 100GB에 육박하며 클라우드 게임은 동영상 못지않게 상당한 데이터를 소비한다. 스페이스X 측이 언급한 ‘비정상적인 데이터 소비’ 기준이 어디까지인지 불분명하나, 월 1TB 제한은 다소 과해 보인다.

    (출처:SpaceX)

    만약 상한선 이상으로 데이터를 사용하면 어떻게 될까. 스페이스X에 따르면 네트워크 접속 순위에서 밀려, 원활한 인터넷 사용이 어려워진다. 국내 모바일 요금제처럼 데이터를 다 쓰면 다운로드·업로드 속도 모두 1Mbps로 제한된다. 이는 인터넷 서핑 정도만 가능할 정도다. 저급한 화질로 영상을 보거나 음악을 듣는 행위도 간신히 가능하다.

    스페이스X 측은 “이메일, 온라인 쇼핑 또는 SD 화질로 영화를 다운로드하는 활동은 가능하지만 온라인 게임, 화상 통화, HD~4K (영상 콘텐츠) 다운로드와 같은 활동은 못한다”고 부연했다. 원래 우선 순위가 낮은 일부 서비스 사용자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대상이라고 거듭 언급했다. 즉 데이터 한도를 넘으면, 최소한의 인터넷 활동만 보장한다는 의미다.

    인터넷 속도를 원상복구하려면 스페이스X에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요금은 사용 서비스에 따라 1GB당 0.25~2달러 선이다. 0.25달러는 일반 가정용 스타링크 사용자만 해당된다. 고급형 서비스인 비즈니스와 선박용 스타링크인 마리타임(Maritime) 사용자는 각각 1GB당 1달러, 2달러씩 내야 한다. 겉보기엔 저렴해 보이나, 기본 요금(110~599달러)을 고려하면 그렇지 않다.

    (출처:ookla)

    스페이스X는 최근 다양한 영역으로 스타링크 사용처를 확대했다. 가정용, 비즈니스, 선박용, 항공기용, 레저 차량용 스타링크 서비스를 연달아 선보였다. 허나 서비스 품질은 이전보다 후퇴했다. 외신 씨넷(Cnet)에 따르면 스타링크 인터넷 속도는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연속 하락했다. 현재 스타링크 속도는 초당 100Mbps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스페이스X 말처럼 일부 비정상적인 사용자들의 데이터 사용이 문제였을까. 아니면 스타링크 서비스 확대가 영향을 미쳤을까. 정답은 스페이스X만 알고 있을 것이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내년 2월부터 스페이스X의 새로운 정책에 따라 북미 지역 사용자들은 무제한 인터넷을 잃는다. 한국 스타링크 진출설이 나오는 가운데, 이 여파가 국내까지 이어지지 않았으면 한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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