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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개월 남았다’ 인간 뇌와 컴퓨터 직접 연결하는 머스크의 계획

    (출처:Neuralink)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다양한 영역에 손을 뻗치고 있다. 대표로 몇 가지 꼽으라면 전기자동차(EV) 테슬라, 민간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 휴머노이드 옵티머스 등이 있다. 이외에도 머스크가 관심을 둔 분야는 더 있다. ‘뇌 과학’이다. 머스크는 뉴럴링크(Neuralink)라는 뇌 과학 스타트업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만들어진 뉴럴링크는 뇌와 컴퓨터를 직접 연결하는 ‘뇌 컴퓨터 인터페이스(BCI)’를 개발하는 업체다. 뉴럴링크는 동물의 뇌에 초소형 칩을 삽입한 뒤, 컴퓨터와 상호 작용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머스크의 최종 목표는 인간의 뇌에 칩을 탑재하는 것이다. 즉 머스크는 사이버펑크 세계관에서나 볼법한 일을 실제로 구현하려한다.

    곧바로 인간의 뇌에 칩을 넣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서 머스크가 택한 방법이 동물 실험이다. 이미 뉴럴링크는 돼지, 원숭이 등 동물을 대상으로 칩 이식 실험을 진행했다. 뉴럴링크가 공개한 사례를 보면, 머리에 칩을 넣은 돼지가 냄새를 맡자, 컴퓨터는 뇌파 변화를 포착했다. 원숭이는 생각만으로 간단한 비디오 게임을 플레이했다.

    (출처:Neuralink)

    현재 머스크와 뉴럴링크는 인체 임상이라는 장벽에 부딪혔다. 지난 2019년 머스크는 다음 해까지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진행할 것이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겠다고 단언했다. 지난해 말에도 다시 한번 인체 실험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머스크의 약속은 공수표에 불과했다. 아직까지 그 어느 것도 이뤄지지 않았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뇌에 칩을 넣는 행위 자체가 위험한 발상인데, 안전이 입증되지 않았다. 동물 실험만 봐도 그렇다. ‘책임 있는 의학을 위한 의사 위원회(PCRM)’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17~2020년 사이 뉴럴링크 실험에 동원된 원숭이 23마리 중 최소 16마리가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물론 인체 임상은 안전한 환경에서 진행되겠지만, 어떤 부작용이 발생할지 예단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머스크는 인체 임상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 1일(현지시간) 외신 CNBC에 따르면 머스크는 뉴럴링크 쇼 앤드 텔(Show and Tell) 행사에서 이르면 6개월 안에 인간 대상 임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FDA에 필요한 서류를 대부분 제출했다는 설명이다.

    (출처:Neuralink)

    머스크는 인체 임상을 통해 선천적 시각 장애를 가진 맹인의 시력을 회복하고, 척수 부상으로 거동이 불편한 이들의 운동 기능 복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간에게 칩을 넣기 전에 그것이 잘 작동할 것이라는 확신이 필요하다”며 인도 추후 뉴럴링크 칩을 이식하겠다고 약속했다.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머스크는 이전에도 뉴럴링크 칩으로 척수 부상이나 병적 비만 환자들을 치료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뉴럴링크 인체 임상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FDA 승인은 물론 아직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아서다. 싱 첸(Xing Chen) 피츠버그 의대 교수는 “뉴럴링크 장치 중 어느 것도 인체 실험을 거친 바 없고, 아직 FDA 승인을 받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중들은 FDA가 (뉴럴링크 측) 주장을 회의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을 염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나 웩슬러(Anna Wexler) 펜실베니아 펄먼 의대 교수는 “뉴럴링크의 현란한 프레젠테이션 발표는 의료기기 분야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라며 “칩 이식으로 부상을 입을 가능성도 있는데,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희망을 품게 하는 일은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즉, 인체 임상 중 나타날 부작용은 언급하지 않고, 장애를 치료할 수 있다는 점만 강조하는 건 윤리적으로 옳지 않다는 의미다.

    (출처:Neuralink)

    머스크가 지닌 목표는 분명하나, 그의 말은 걸러 들을 필요가 있다. 과거 언제까지 결과물을 내놓겠다고 약속한 뒤, 연기한 전례가 많았다. 예컨대 사이버트럭, 테슬라 세미가 그랬다. 올해 내놓은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옵티머스 공개 행사인 AI데이와 이번 뉴럴링크 행사 쇼 앤드 텔도 준비가 미흡해, 당초 예정된 날짜보다 한 달 늦게 열렸다.

    단 뉴럴링크 인체 임상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을 듯하다. 뉴럴링크만 칩 이식 기술을 개발하는 게 아니며, 경쟁사가 인체 임상 FDA 승인을 받은 전례가 있어서다.이미 경쟁사인 싱크론(Synchron)은 지난 4월 FDA 승인을 받고 신체 마비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했다. 블랙락 뉴로테크(Blackrock Neurotech)는 오는 2023년 뉴럴링크와 비슷한 BCI 시스템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제 남은 건 머스크 말대로 진행될지 지켜보는 일이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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