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스타링크는 저궤도 위성을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Starlink)를 제공하고 있다. 스타링크는 네트워크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도 원활한 인터넷 사용 환경을 제공한다. 단 스타링크 사용에 드는 비용은 만만치 않다. 비싼 가격을 치르고 안테나 등 단말기를 구매해야 하며, 이후 월 사용료도 별도 지불해야 한다.
스타링크 장점이 잘 드러난 사례가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다. 일론 머스크는 올해 초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 서비스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스타링크는 우크라이나 군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줬다. 예컨대 군은 스타링크를 이용해 정찰 드론을 활용하거나, 네트워크망을 구축하는 데 사용했다. 민간인들도 스타링크로 인터넷과 단절되지 않았다.
지난 6월 기준 우크라이나에 제공된 스타링크 단말기 수는 1만5000대며, 이용자 수는 15만명에 육박했다. 일론 머스크에 따르면 지난달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스타링크 단말기 수는 2만5000개를 넘어섰다고 한다. 불과 4개월 사이에 우크라이나 내 스타링크 단말기 수가 1만여대나 추가된 것이다. 단말기가 증가한 만큼, 사용자 수도 꽤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 제공을 결정한 일론 머스크를 ‘영웅’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평가가 무색하게도, 스페이스X는 최근 우크라이나 스타링크 사용료를 대폭 인상했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력망을 집중공격해, 네트워크 장애가 확대되는 상황에 나온 소식이라 더욱 주목된다.
30일(현지시간) 외신 파이낸셜타임즈(Financial Times)는 러시아의 전력망 공격과 스타링크 수요 증가로 인해 우크라이나 내 스타링크 단말기 가격은 두 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체에 의하면 스타링크 단말기 가격은 올해 초 385달러에서 2배 상승한 700달러(90만원)로 인상됐다. 월 사용료는 기존 60달러에서 15달러 오른 75달러(9만7000원)로 늘어났다.
스페이스X 측은 이미 우크라이나 스타링크 사용자들에게 관련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한 우크라이나 사용자는 트위터를 통해 스타링크가 보낸 메일 내용을 공개했다. 스페이스X는 메일에서 “월 요금이 60달러에서 75달러로 인상되며, 새로운 가격은 오는 12월 29일부터 적용된다”며 “원하지 않으면 언제든 서비스를 취소할 수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군에 스타링크를 제공하기 위해 모금활동을 주선한 딤코 즐루텐코(Dimko Zhluktenko)라는 사용자는 스타링크 웹사이트 가격표가 인상된 가격으로 업데이트된 사실을 공유했다. 그는 매체를 통해 “이것(가격 인상)은 우크라이나 민간은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며 며칠 전부터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지역의 4G 네트워크가 장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 우크라이나 정부가 스타링크 단말기 대상 관세를 면제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우크라이나 영문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Kkyiv Independent)는 이를 언급하며 “스페이스X가 운영하는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는 우크라이나 군대에 통신을 제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스타링크 가격 인상에 대한 우크라이나 측의 조치로 해석된다.
외신 더 버지(The Verge)는 스페이스X가 이번 가격 인상을 통해 스타링크 지원으로 발생한 손실을 회수하려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실제 일론 머스크와 스페이스X는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를 지원하는 게 재정적으로 큰 부담이라는 불만을 표출해왔다.
지난 9월 스페이스X 측은 미국 국방부에 보낸 서한에서 올해 남은 기간 스타링크 지원으로 발생한 비용은 1억2400만달러 이상이라고 토로했다. 또 앞으로 1년간 3억8000만달러 비용이 더 들어갈 수 있다며 미국 국방부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나 스페이스X가 지원한 스타링크 상당수가 미국, 폴란드, 영국 등 타국 정부가 상당 부분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판이 일자 일론 머스크는 지난달 미국 국방부 자금 요청을 철회하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머스크는 “정확히 말하면 2만5300개 단말기가 우크라이나로 보내졌고, 현재 1만630개만 서비스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며 재차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머스크가 자금 요청을 철회했다고 했으나, 협상은 아직 끝나지 않은 듯하다. 외신 PC맥(PCmag)에 의하면 펜타곤(미국 국방부 청사)는 이달 초 스페이스X와 자금 조달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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