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현지 시간) 브라질 IT 전문매체 테크노블로그(technoblog) 단독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규제 당국이 통신사 매장에서 아이폰을 압수 조치시켰다.
지난 9월 6일, 브라질 법원은 아이폰 판매 중단을 명령했다. 애플이 아이폰을 충전기 없이 판매했던 것이 원인이었다. 법원은 애플이 자사 스마트폰을 구입한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끼친다고 판단했고, 즉각 판매를 중단하지 않으면 벌금을 부과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실제 벌금 230만 달러(한화 30억 원)를 부과했다.
사실 지난해에도 브라질 법원은 애플이 아이폰 판매 시 충전기를 없앤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고 통보했다. 지난 5월 브라질 정부는 자국 소비자 보호 규제 기관에 애플을 향한 행정 조사 착수를 요청했다.
당시 애플의 입장도 팽팽했다. 애플은 아이폰 12 시리즈를 시작으로 충전기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애플이 내린 조치 중 하나였다. 아이폰 고객들의 집에 이미 많은 충전기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충전기를 포함해서 내놓는 것이 환경에 좋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충전기는 아연과 플라스틱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제품으로, 충전기 제거 시 탄소 200만 톤 그 이상의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도로를 주행하는 자동차에 비유하면 매년 자동차 50만 대가 배출하는 양과 맞먹는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애플은 아이폰 충전기가 전 세계적으로 이미 수십 억 개가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지난 6월, 애플은 아이폰 패키지에서 충전기를 없애는 것이 탄소 발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브라질 정부에게 항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브라질 정부의 금지령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에서 계속해서 아이폰을 판매했다. 결국 지난 10월, 브라질 법원은 애플이 아이폰 박스에 충전기를 포함시키지 않는 것을 두고 다시금 벌금을 부과했다. 지난 10월 14일 로이터 통신(Reuters)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상파울루 법원에서 판결 내린 판사는 소비자들이 아이폰 패키지에 충전기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새 충전기를 사는 사례가 많다고 판단했다. 마침 애플은 2020년부터 충전기를 별도로 판매 중이다. 브라질 법원은 애플이 충전기와 같은 자사 액세서리를 소비자들이 더 많이 소비하도록 요구한다는 입장이다. 결과적으로 법원은 애플에게 벌금 대략 1900만 달러(한화 253억 3270만 원)을 부과했고, 아이폰 판매 시 충전기를 포함시키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애플은 다시금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소 준비는 애플이 충전기 없이도 아이폰 판매가 가능하도록 시간을 버는 것과 같다.
결국 브라질 소비자 보호 규제 기관은 통신사 매장과 공인된 애플 리셀러(reseller) 매장에서 아이폰을 압수했다. 규제 당국은 박스에 충전기가 포함하지 않는 아이폰 모델은 판매 금지를 명령했다. 해당 조치는 애플이 스마트폰 판매 시 충전기를 반드시 포함시키도록 강제하는 브라질 현지 법이 적용된 결과로 보인다. 애플은 충전기 없는 아이폰 모델을 모조리 압수했다. 이후 애플 브라질은 분쟁의 최종적인 결정이 나올 때까지 자국 내 아이폰 판매를 요청했다.
지난 23일 (현지 시간) 브라질 IT 전문매체 맥매거진(MacMagazine) 보도에 따르면, 최종 판결 전까지 애플이 아이폰을 판매하도록 허가한 디에고 카메라 알베스(Diego Câmara Alves) 판사는 애플이 소비자의 그 어떤 권리도 침해하고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알베스 판사는 오히려 브라질 규제 당국이 권력 남용 중이라고 주장했다. 애플은 브라질 규제 당국과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서 자신들이 이길 것이라고 확신 중이다. 또한 소비자들이 아이폰을 이미 다양한 방법으로 충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애플은 최근 새로운 세대의 애플 TV(Apple TV)를 출시했다. 이번 애플 TV에서는 라이트닝 케이블 대신에 USB-C 포트가 장착된 시리 리모트(Siri Remote)를 업데이트 버전으로 제공 중이다. 따라서 애플은 시리 리모트의 충전 케이블을 별도로 배송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애플이 해당 분쟁에서 승리를 확신하는데도 불구하고 최근 브라질에서의 애플 행보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애플은 브라질에서 새로운 애플 TV를 구매하면 애플 TV 박스에 USB-C 케이블이 포함된 상태로 제공 중이다. 애플은 왜 브라질에서만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폰 충전기 분쟁이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에서 브라질 규제 당국으로부터 추가 벌금 제재를 피하고자 이런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박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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