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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 가격이 6000만원? 정체가 뭐야

    버투 신형 스마트폰 메타버투(출처:Vertu)

    모바일 기기 제조사들은 명품 업체와 손을 잡고, 자신들이 만든 제품의 가치를 높인다. 삼성전자는 톰브라운, 메종 키츠네, 우영미, 준지 등과 함께 명품 에디션을, 애플은 애플워치 헤르메스 에디션을 출시해왔다.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명품을 입힌 기기를 찾는 일부 사용자들의 니즈를 정확하게 짚은 것이다.

    이와 달리 오래전부터 명품 스마트폰을 만들어온 업체가 있다. 버투(Vertu)다. 요즘엔 조금 생소할 수 있으나, 과거 버투는 휴대전화 업계의 벤틀리로 불릴 만큼 인지도 있었다. 버투는 지난 1998년 노키아(Nokia)가 만든 프리미엄 브랜드다. 지난 2013년 전 세계 개 오프라인 매장과 35만여명의 고객을 확보하면서 외연을 넓혔다.

    버투가 유명했던 이유는 터무니없이 비싼 출시 가격 때문이었다. 최근 나오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100~150만원, 폴더블폰이더라도 200만원 내외다. 버투는 차원이 달랐다. 각종 보석과 비싼 재료를 손수 작업했다는 이유로 수백 수천만원짜리 제품을 내놓았다. 예컨대 첫 단말기 시그니처(Signature)는 3만2000달러, 2014년 벤틀리 에디션은 1만7100달러에 달했다.

    버투 시그니처 벤틀리(출처:Vertu)

    그러나 버투의 다음 행보는 가시밭길이었다. 2012년 사모펀드 그룹 EQT에 매각, 2015년 홍콩 지주회사 고딘 홀딩스에 매각된 뒤 2017년 파산 위기까지 겪었다. 지금 버투는 어떻게 됐을까. 명품 스마트폰의 명맥을 유지하면서, 이따금 새로운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있다. 여전히 가격은 비싸다. 부자들에게만 제품을 판매하겠다는 의지를 버리지 못한 모양이다.

    25일(현지시간) IT 매체 디지털트랜드(DigitalTrends)에 따르면 버투는 최근 새로운 초고가 스마트폰 ‘메타버투(Metavertu)’를 내놓았다. 메타버투는 일반 사용자라면 이해하기 어려운 가격대와 콘셉트를 지닌 제품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메타버투 출고가는 최대 4만1500달러(6000만원)에 달하며, 웹 3.0 개념을 접목한 스마트폰이다.

    메타버투는 재질에 따라 가격대가 다르다. 가장 싼 모델은 탄소 섬유를 사용했으며 3300달러 정도다. 악어 가죽을 사용한 모델은 7500달러부터 시작하는데, 색상에 따라 또 가격대가 다르다. 붉은색 악어 가죽을 쓴 모델 출고가는 8400달러다. 가장 비싼 모델은 히말라야 악어 가죽과 18K 금과 다이아몬드로 치장한 모델이다. 이 모델 출시 가격이 4만1500달러다.


    (출처:Vertu)

    4만1500달러면 애플 아이폰 14 프로 맥스 모델을 37대,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 4세대를 24대 살 수 있다. 훨씬 저렴한 아이폰 SE 시리즈는 100대 구매 가능하다.

    단 여기서 놀라면 안 된다. 버투는 이보다 더 비싼 휴대전화도 내놓은 바 있어서다. 아이버투(Ivertu)라는 제품은 최대 6만8800달러, 시그니처 5는 출고가는 최대 11만8500달러다. 지난 2017년 버투가 선보인 휴대전화 ‘시그니처 코브라’는 36만달러에 출시됐다. 지금 환율로 보면 아이버투는 1억원, 시그니처 5는 1억7000만원, 시그니처 코브라는 5억원에 달한다.

    메타버투는 ‘웹3.0 모드’를 지원한다. 웹 3.0의 특징 중 하나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탈중앙화로, 암호화된 데이터를 분산 저장할 수 있다. 또 이를 이용해 암호키를 가진 사용자 본인만 접근할 수 있는 디지털 자산 지갑을 만들 수 있다. 메타버투 3.0 모드는 이런 개념을 접목한 기능으로 보인다.

    (출처:Vertu / Qualcomm)

    매체에 따르면 메타버투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했으며, 웹 3.0 모드를 활성화할 수 있다. 그러면 개인 암호 키가 있는 디지털 지갑을 만들 수 있다. 버투 측은 이에 대해 NFT(대체불가토큰)과 같은 디지털 자산을 지갑 안에 저장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 웹 3.0 모드를 통해 디지털 자산 보안 문제를 해결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사양은 플래그십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수준이다. 메타버투는 메모리와 저장 용량에 따라 베이직(Basic) 모델과 프로(Pro) 모델로 나뉜다. 베이직 모델은 12GB 메모리 용량에 512GB 저장 용량 구성이다. 프로 모델은 18GB 메모리 용량, 1TB 저장 용량을 갖췄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많이 아쉽다. 퀄컴 스냅드래곤8 1세대를 탑재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탑재된 AP다. 하반기 플래그십 제품은 대부분 스냅드래곤8 플러스 1세대를 사용한다. 초고가 스마트폰에 반 세대 뒤처진 AP를 넣는 게 최선이었는지 의문이다. 메타버투를 구매할 만한 재력이 있다면, 사소한 사양 차이는 관심 없을지도 모르겠다.
    [fv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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