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Tesla)

타이어는 생각 이상으로 중요한 부품이다. 엔진에서 나온 동력을 전달받아 자동차가 움직이게 하고, 직접 노면에 닿아 자동차 하중을 지탱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용도에 따라 신발을 갈아신 듯 타이어에도 많은 종류가 있다. 경주용 자동차, 승용차, 화물차가 각각 다른 타이어를 사용하는 것처럼 말이다. 최근엔 전기 자동차가 상용화되면서 전용 타이어가 쏟아지고 있다. 동력 방식만 달라졌을 뿐인데 왜 전용 타이어가 필요하다는 걸까.

■ 무겁고 가속 빠른 전기차 특성 반영

내연기관과 달리 전기모터로 움직이는 전기차는 초반 토크가 강해 가속이 빠르다. 전진 버튼을 누르면 빠르게 튀어나가는 RC카처럼 말이다. 종종 전기차 첫 운행 후 거대한 RC카를 탄 것 같다는 후기가 올라오는 이유다. 실제 전기차 가속은 슈퍼카와 버금간다고 평가된다.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시간을 재는 제로백 실험에서 테슬라 모델S 플레드는 1.99초를 기록했다. 육중한 픽업트럭인 리비안 R1T도 불과 3초 걸렸다.

(출처:Rivn)

이는 전기차 타이어가 나온 첫 번째 이유다. 가속이 훌륭한 만큼 타이어가 빨리 돌기에 그립력이 좋아야 하며 내마모성을 갖춰야 해서다. 동시에 주행시간을 늘리기 위해 구름저항도 신경 써야 한다. 구름저항은 타이어가 노면을 구를 때 마찰에 의해 반대로 작용하는 힘으로 낮을수록 같은 에너지로 더 멀리 주행할 수 있다. 전기차 타이어는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개발됐다.

전기차 타이어는 내구성과 성능 두 가지를 잡기 위해 합성고무나 부타디엔 등 혼합 재질을 사용한다. 예컨대 미쉐린은 타이어 트레드 패턴 중앙에 고강성 재질을 사용했다. 굿이어는 트레드 패턴을 비대칭으로 만들면서 강성 재질을, 피렐리는 여러 재질을 섞은 자체 개발 폴리머를 적용했다. 내마모성을 확보하기 위해 타이어 폭을 줄이기도 한다. 닿는 면적이 줄면 열이 적게 발생해 변형이 적기 때문이다.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전기차 타이어 (출처:Michelin)

무거운 중량도 전기차 타이어가 개발된 이유다.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무겁다. 배터리 무게가 전기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만만치 않아서다. 차종별로 다르나 전기차 배터리는 보통 350~450kg이다. 자동차 무게의 20%가량을 차지하는 셈이다. 테슬라 모델S나 포르쉐 타이칸 터보S는 총 중량만 2톤이 넘어 내연차량 대비 400~600kg 무겁다. 대부분 전기차 타이어는 무거워진 하중을 견디기 위해 보다 튼튼하게 제작된다. 이는 앞서 설명한 내마모성과도 연관돼 있다.

마지막 요인은 노면 소음이다. 노면 소음은 자동차가 움직일 때 바퀴를 타고 올라오는 소음이다. 전기차가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시끄러운 건 아니다. 오히려 엔진 소음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정숙하다. 실제 탑승해보면 ‘위잉’하는 부드러운 소리만 들릴 뿐이다.

(출처:한국타이어)

그러나 소음은 상대적이다. 내연기관차는 엔진 소음이 노면 소음을 어느 정도 덮어주지만, 전기차는 그렇지 않다. 잠자리 들기 전이나 정숙해야 하는 독서실 같은 공간에서 작은 소리가 거슬리는 것과 같다. 이에 전기차 타이어 내부에는 폴리우레탄 폼과 같은 흡음재가 사용되며 소음 저감을 위한 패턴을 새겨 넣는다.

■ 꼭 전용 타이어를 사용해야 하나

이들 타이어 업체에선 용도에 맞는 전기차 전용 타이어를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전기차 특성을 고려해 만들어진 제품이기 때문이다. 일반 차량에 사용되는 타이어를 사용하면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타이어 전문 해외 매체 타이어 비즈니스(Tire Business)는 “전기차에 일반 타이어를 끼면 더 빨리 마모될 수 있다”며 “일반 타이어는 동일한 수준의 정숙성과 구름저항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선 가격을 신경쓸 수밖에 없는데, 전기차 타이어는 일반 타이어 대비 10~20% 더 비싸다.

굿이어 일렉트릭드라이브 GT 타이어 (출처:goodyear)

한편 최근 미쉐린, 굿이어, 피렐리 등 해외 업체 뿐만 아니라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등 국내 업체도 전기차 전용 타이어를 빠르게 출시하고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차로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면서다. 블룸버그NEF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7조달러(8552조)에서 2050년 46조달러(5만6202조)에 달할 전망이다. 전기차가 많이 팔릴수록 타이어와 같은 관련 제품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일본의 타이어 전문 회사 브리지스톤은 오는 2030년까지 생산제품 90%를 전기차 타이어로 대체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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