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Asus)

지난 2019년 삼성전자는 갤럭시 Z 폴드 1세대를 선보이면서, 폴더블폰이라는 새 영역을 개척했다. 3년이 지난 현재, 폴더블폰은 비싼 출고가에도 불구하고 점점 더 입지를 굳히고 있다. 폴더블폰의 장점은 큰 화면이다. 무게는 더 나가지만, 큰 화면이 제공하는 경험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다.

삼성전자의 성공은 다른 업체들이 폴더블폰에 도전하는 계기가 됐다. 이미 많은 중국계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폴더블폰을 출시했거나, 개발하는 중이다. 폴더블폰이 미친 영향은 스마트폰 업계에 국한되지 않는 듯하다. 최근엔 ‘폴더블 노트북’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일 중국 전자제품 제조사 레노버는 폴더블 노트북 ‘싱크패드 X1 폴드’(Thinkpad X1 Fold) 2세대를 공개했다. 싱크패드 X1 폴드 2세대는 지난 2020년 출시한 1세대 폴더블 노트북을 잇는 신제품이다. 레노버가 내놓은 두 번째 폴더블 노트북인 만큼 기존 1세대 대비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출처:Lenovo)

먼저 사양을 보면 중앙처리장치(CPU)는 인텔 12세대 코어 i7 시리즈를 탑재했다. i7 정도면 일반 사용자들이 사용하기에 충분한 사양이다. 사용 환경에 따라 넘치는 사양일 수도 있다. 메모리는 LPDDR5며, 최대 32GB까지 확장할 수 있다. 저장 장치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인데, 최대 1TB까지 지원한다.

싱크패드 X1 폴드 2세대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접었다 펼 수 있는 OLED 디스플레이다. 화면을 펼치면 16인치 태블릿으로, 접으면 12인치 노트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요즘 노트북 화면 크기는 13~17인치 사이다. 싱크패드 X1 폴드 2세대는 사용 환경에 따라 태블릿이나 노트북으로 바꿔서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레노버가 제시한 사용 방법은 더 인상적이다. 싱크패드 X1 폴드 2세대 액세서리 중에는 자성으로 붙였다 뗄 수 있는 블루투스 키보드가 있다. 화면을 펼치면 태블릿+블루투스 키보드 조합으로 활용 가능하다. 화면을 접어서 사용할 땐 화면 하단에 이 키보드를 부착해서 일반 노트북처럼 쓸 수 있다. 출시는 올해 4분기다.


(출처:Lenovo)

레노버 측에 따르면 싱크패드 X1 폴드 2세대는 기존 제품 대비 화면 크기가 22% 더 커졌고 힌지 내부 설계도 개선했다. 종 모양 힌지를 사용해 화면 주름을 줄였다고 하는데, 모토로라나 오포 폴더블폰에 쓰인 물방울 힌지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물방울 힌지는 접히는 부위 곡률을 넓게 설계해 화면 주름을 줄이는 방식이다.

지난달 31일 대만 업체 에이수스(Asus)도 폴더블 노트북 ‘젠북 17 폴드 OLED(Zenbook 17 Fold OLED)를 조만간 출시한다고 예고했다. 젠북 17 폴드는 올해 초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처음 공개된 제품이다. 에이수스에 따르면 제품은 올해 4분기 공식 출시된다. 레노버 싱크패드 X1 폴드 2세대와 비슷한 시기에 데뷔하는 것.


(출처:Asus)

사양 역시 싱크패드 X1 폴드 2세대과 비슷하다. 인텔 12세대 코어 i7 CPU에 LPDDR5 16GB 램(RAM)을 탑재했다. 저장장치도 SSD며, 최대 1TB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점도 같다. 사용성 역시 싱크패드 X1 폴드 2세대와 거의 같아 보인다. 화면을 펼치면 17인치 태블릿이 되고, 접으면 12인치 노트북으로 쓸 수 있다. 전용 키보드 액세서리가 있다는 것도 겹친다.

분명 폴더블 노트북이라는 새로운 제품이 나온다는 소식은 흥미롭다. 하지만 마냥 반길 순 없는 노릇이다. 가격대가 상상을 뛰어넘기 때문이다. 레노버 싱크패드 X1 폴드 2세대는 2499달러, 에이수스 젠북 17 폴드는 무려 3499달러다. 한화로 치면 339~475만원에 달한다. 아무리 새로운 폼팩터라 하더라도, 지나치게 비싼 감이 있다.


(출처:Asus)

물론 이처럼 비싼 노트북이 없진 않다. PC·노트북 제조사 델(Dell)의 하이엔드 브랜드 에일리언웨어나, 게이밍 주변 기기 제조사 레이저(Razer)에서 내놓는 블레이드 노트북은 성능에 따라 수백만원을 호가한다. 이들이 내놓는 제품은 브랜드값도 있지만, 외장 그래픽 카드(GPU)를 탑재한 고성능 제품이다. 주로 게이밍이나 그래픽 작업에 쓰인다.

과연 레노버와 에이수스가 내놓은 제품이 노트북의 새 지평을 열 수 있을까. 아니면 기념비적인 제품으로 남을까. 일단 지켜볼 필요는 있을 듯하다. 갤럭시 폴드 1세대도 250만원이라는 터무니 없는 가격에 나왔지만, 폴더블폰 시대를 연 시초가 됐으니 말이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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