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에는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이 대거 등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10일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 폴드·플립 4세대를 공개했다. 중국 기업들도 각각 폴더블폰을 출시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미 샤오미, 모토로라와 같은 일부 기업은 갤럭시 언팩 다음 날 새로운 폴더블폰을 발표했다.
중국 BBK 그룹 산하 오포(OPPO)도 올해 하반기에 신제품 폴더블폰을 출시한다고 알려졌다. 오포는 지난해 말 파인드 N(Find N)이라는 1세대 폴더블폰을 만들어 세간의 주목을 이끈 바 있다. 파인드 N은 화면이 물방울 모양으로 접히는 이른바 ‘물방울 힌지’를 통해 폴더블폰의 단점인 ‘화면 주름’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 제품이다.
다른 중국 스마트폰에서 만든 폴더블폰에 비하면 오포 파인드 N은 그나마 후한 평가를 받고 있다. 오포가 준비 중인 차세대 폴더블폰은 어떤 제품일까. 다행히 최근 들어 오포가 개발 중인 2세대 폴더블폰에 대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정보은 제한적이지만 오포가 계획하는 미래 폴더블폰 전략을 엿볼 수 있다.
12일(현지시간) 해외 IT 전문 웹사이트 프라이스바바(Pricebaba)는 오포가 가을께 퀄컴 스냅드래곤8 플러스 1세대를 탑재한 폴더블폰 2종을 출시한다고 단독 보도했다. 오포가 구상 중인 차기 스마트폰 명칭은 유럽연합지식재산권청(EUIPO) 웹사이트에서 발견됐다. 첫 번째 모델은 파인드 N 폴드(Find N Fold), 두 번째 모델은 파인드 N 플립(Find N Flip)이다.
파인드 N 폴드(출원번호:018741244)와 파인드 N 플립(출원번호:0187404406)은 각각 이달 2일 유럽연합지식재산권청에 등록됐다. 오포 파인드 N 폴드는 파인드 N 1세대를 잇는 차기 제품으로 추정된다. 파인드 N 플립은 클램쉘형 폴더블폰으로 보인다. 클램쉘은 화면을 세로 방향으로 접는 스마트폰 폼팩터를 의미한다.
중국 IT 매체 판데일리(Pandaily)에 따르면 비슷한 시기 팁스터(정보유출가) 디지털챗스테이션(DigitalChatStation)은 오포의 두 폴더블폰에 대한 추가 정보를 공유했다. 파인드 N 폴드의 코드명은 ‘화이트 스완(White Swan)’이며, 파인드 N 플립은 ‘드래곤플라이(Dragonfly)’라는 코드명을 부여받았다. 두 제품 모두 올해 4분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디지털챗스테이션은 오포의 차기 폴더블 두 제품 모두 하루 이상 지속되는 배터리를 탑재한다고 주장했다. 또 1세대 파인드 N 대비 개선된 힌지를 사용해 제품 무게를 줄였으며, 더 낮은 가격에 출시한다는 설명이다. 디스플레이 패널 종류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화면 주사율은 최대 120Hz까지 지원한다고 한다.
폴드와 플립, 힌지 개선, 폴더블폰 가격 인하. 모두 어디서 들어본 말이다. 먼저 폴드와 플립은 삼성전자 갤럭시 폴더블폰을 대표하는 명칭이다. 폴드는 화면을 가로로 펼치는 대화면 폴더블폰이고 플립은 클램쉘형 폴더블폰이다. 만약 오포가 폴드, 플립이라는 명칭을 차기 폴더블폰에 붙인다면, 삼성전자 제품 이름을 그대로 베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듯하다.
힌지 개선은 최근 나오는 폴더블폰의 특징이다.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플립 4세대의 경우 힌지 설계를 개선해 두께를 줄였다. 샤오미에서 출시한 믹스 폴드 2세대도 마찬가지다.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믹스 폴드 2세대에 대해 폴더블폰의 핵심인 힌지를 개선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한 바 있다.
폴더블폰 가격 인하 역시 폴더블폰 대중화를 위해 제조사들이 지향하는 바다. 갤럭시 폴드·플립 4세대는 동결 내지 소폭 가격 인상이 이뤄졌다. 공급망 부족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인상, 인플레이션, 환율과 같은 요소를 고려하면 사실상 가격을 인하한 것과 같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격 경쟁력이 없다는 혹평을 받던 모토로라는 이번 레이저(razr) 3세대에서 가격을 대폭 인하(출고가 5999위안)했다.
이런 점을 미뤄보면 오포는 삼성전자처럼 폴더블폰 라인업을 투트랙으로 가져가면서, 요즘 폴더블폰 추세를 따라가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판매 지역도 확대하려는 듯하다. 팁스터 요게시 브라(Yogesh Brar)는 “올해 말 갤럭시 폴드·플립 4세대에 도전할 브랜드는 오포”라며 “두 제품 모두 글로벌 시장 출시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오포와 한 회사가 된 중국 원플러스(Oneplus)도 폴더블폰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며칠 전 원플러스 CEO 겸 공동 설립자인 피터 라우(Pete Lau)는 트위터를 통해 폴더블폰 힌지 부품으로 보이는 사진 두 장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는 문구를 남겼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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