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지난 10일(현지 시간) 뉴욕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2022(Samsung Galaxy Unpacked 2022: Unfold Your World)’를 개회하고 이를 온라인 생중계했다. 이 자리에서 삼성은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폴드 4’와 ‘갤럭시 Z플립 4’를 공개했다. 공개 전부터 무수한 소문을 낳은 삼성의 새로운 폴더블폰이 공개되자 각종 외신과 국내 매체가 주목했다. 삼성은 1세대 폴더블폰부터 4세대에 이르기까지, 전작보다 개선된 제품을 꾸준히 선보였다. 그 결과로 지난해 출시된 3세대 폴더블폰은 놀라운 성공을 거뒀다. 폴더블폰 시장의 80% 이상을 독식했다. 삼성은 이제 엄연한 폴더블폰 시장의 선두주자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갤럭시 폴더블 시리즈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다양한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삼성의 혁신 철학을 구현한 제품”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소비자가 폴더블 제품을 경험해 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혁신을 이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이제 폴더블폰을 스마트폰의 미래라고 확신하고 있다. 사람들에게 다소 생소했던 폴더블폰을 전 세계 수백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카테고리로 성장시켰다. 삼성은 어떻게 폴더블폰 시장의 최강자가 될 수 있었을까.

먼저 폴더블 폰 시장에 발 디뎠지만…번번이 실패한 기업들


최초의 폴더블 폰 ‘플렉스파이(FlexPai)’ (출처 : Royole)

삼성은 폴더블 폰을 출시한 최초의 기업이 아니다. 많은 기업이 삼성보다 먼저 폴더블 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본격적인 제품 개발에 나서거나, 출시까지 했다. 하지만 대부분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최초의 폴더블 폰은 중국 로욜(Royole)의 ‘플렉스파이(FlexPai)’다. 이미 2세대 제품을 내놨고 현재 차기작 개발 중인 것으로 추측된다. 이는 대부분 중국에서만 사용되고, 전 세계 시장을 노리기엔 부족하다고 평가된다. 중국의 TCL 역시 지난 몇 년 동안 폴더블 폰을 선보이고자 제품 개발에 전념했다. 당초 올해 출시를 계획했지만 부품 수급 부족과 폴더블 높은 생산 비용으로 출시가 잠정 연기됐다. 화웨이는 폴더블 폰을 출시했지만, 대형 시장인 미국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모토로라 ‘레이저(Razr)’ (출처 : 톰스가이드)

모토로라는 지난 2019년 폴더블 폰 ‘레이저(Razr)’를 출시하며 엄청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부족한 내구성과 짧은 배터리 수명, 실망스러운 카메라 품질로 끝내 높은 가격을 설득시키지 못했다. 결국 모토로라 레이저는 초기 관심을 광범위한 판매로 이끌지 못했다.

구글도 지난해부터 픽셀(Pixel) 폴드를 출시할 것이란 소문이 무성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디스플레이 시장 조사 전문기관인 DSCC(Display Supply Chain Consultants)는 구글 디스플레이 공급망을 통해 소식을 얻었다고 말하며 회사가 오랜 시간 진행하던 폴더블 프로젝트를 중단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삼성의 3세대 폴더블 폰이 엄청난 성장을 거두자, 현재 기술력으로는 경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지난해 CES에서 공개됐던 LG 롤러블 폰 (출처 : LG)

국내에서는 LG가 폴더블 폰 시장에서 삼성의 대항마가 될 것이라고 평가됐다. 폴더블 폰은 아니지만, ‘LG 윙(LG Wing)’과 같은 듀얼 스크린 폰을 출시하기도 했다. 게다가 지난해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 기조연설에서 곧 출시할 롤러블 폰을 선보이기도 했다. 화면이 자유자재로 늘어났다가 줄어드는 롤러블 폰은 LG가 가진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보여주기 충분했다. 폴더블 폰에는 무엇보다 디스플레이 기술이 중요하기에 LG 폴더블 폰을 향한 기대는 특히 컸다. 그러나 LG는 롤러블 폰을 공개한 지 얼마 안 돼 스마트폰 사업에서 손을 뗀다고 발표했다.

‘그 어려운 걸 삼성이 해냄’…삼성이 가진 강점은?


갤럭시 Z플립 3 톰브라운 에디션 (출처 : 삼성전자)

수많은 제조 업체가 실패했지만, 삼성은 성공했다. 분명 다른 제조업체도 폴더블 폰 출시와 개발에 엄청난 노력을 했을 터. 단순히 삼성이 더 노력했기에 성공을 이뤄냈다고 말할 순 없다. 그렇다면, 삼성은 어떤 강점으로 폴더블 폰 시장을 지배하게 됐을까.

영국의 가격 비교 사이트인 유스위치닷컴(Uswitch.com)의 모바일 부문 전문가인 어니스트 도쿠(Ernest Doku)는 삼성의 훌륭한 마케팅을 강점으로 분석했다. 그는 삼성이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폴더블 폰의 선구적 디자인을 잘 홍보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삼성은 지난해 출시된 3세대 폴더블 폰과 다양한 브랜드 콜라보를 진행했다. 명품 브랜드 톰브라운부터 세계적인 스타 BTS까지. 이런 콜라보는 독특한 폴더블 폰의 디자인을 강조하는 데 충분했다. 이는 삼성 폴더블 폰 판매 증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지난 10일 공개된 갤럭시 Z플립 4 (출처 : 삼성전자)

폴더블 폰 시장은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틈새시장에 불과하다. 하지만 접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필수다 보니, 개발에 드는 비용이 상당하다. 화웨이는 미국 정부와의 갈등을 겪으면서 미국이란 큰 시장에 진출하지 못했다. 구글과 모토로라, LG는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자체가 낮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제조 업체는 수익 대비 엄청난 투자가 필요한 폴더블 폰 시장에 전념할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삼성은 달랐다. 삼성은 지난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애플과 꾸준히 선두 경쟁을 하고 있다. 게다가 전 세계 어디든 삼성 스마트폰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방대한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삼성은 다른 제조 업체에 비해 당장 수익이 안 돼도 여유롭게 틈새 시장을 공략할 수 있었다.


지난 10일 공개된 갤럭시 Z폴드 4 (출처 : 삼성전자)

이는 자연스럽게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견딜 시간을 벌어줬다. 삼성은 갤럭시 폴드 3의 디자인을 무려 세 번의 시도 끝에 완성했다. 한때 소시지를 끼워 ‘핫도그 빵’으로 조롱받던 갤럭시 폴드는 3세대에 큰 성공을 거두며 반전 드라마를 썼다. 삼성은 집요하게 디자인과 내구성을 개선해나갔다. 폴더블 폰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던 접히는 부분의 주름을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개선했다. 쉽게 깨질 것이라는 우려를 낳은 힌지도 외부 충격에 잘 견딜 수 있도록 소재를 꾸준히 업그레이드했다.

‘폴더블은 스마트폰의 미래’…애플의 참전 여부도 관건


(출처 : Giphy)

삼성은 폴더블 폰 시장이 스마트폰의 미래라고 확신한다. 아직은 틈새시장에 불과하지만,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이 곧 더 많은 사람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폴더블 폰의 높은 가격이 진입 장벽이 되고 있다. 비록 3세대를 출시하면서 이전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내놨지만, 여전히 비싸다고 평가된다. 충분히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발표한 4세대 폴더블 폰에 대한 아쉬운 평가도 존재한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도 이에 대부분 동의한다. 그는 IT 매체 씨넷(CNET)과의 인터뷰에서 높은 가격에 대해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씨넷은 폴더블 폰 시장이 주류가 돼야 가격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사장은 씨넷에 “더 얇고 휴대성이 뛰어난 장치를 개발하는 데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이런 노력이 폴더블 폰을 시장의 주류로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폴더블 아이폰 예상 디자인 (출처 : iOS Beta News / YouTube)

물론 삼성이 혼자 고군분투한다고 해서, 다 되는 것은 아니다. 폴더블 폰 시장이 더 커지려면 애플이라는 경쟁사의 진출이 필수 요건이다. 애플은 폴더블 디스플레이에 관한 특허를 출원했지만, 아직 폴더블 아이폰을 개발 중인 명확한 증거는 없다. 애플 소식에 정통한 애널리스트 밍치궈(Ming Chi Kuo)는 2025년이 돼서야 폴더블 아이폰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삼성은 폴더블 폰 대중화에 큰 역할을 했다. 리서치 회사인 옴디아(Omdia)에 따르면 지난해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309% 증가했다. 지난해 출시된 삼성의 3세대 폴더블 폰이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폴더블 폰이 시장에 나온 지는 3년이 채 안 됐고, 여전히 돌파구가 필요하다. 삼성은 이달 26일부터 갤럭시 Z플립 4와 Z폴드 4의 판매를 시작한다. 삼성의 신제품이 폴더블 폰 시장에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앞으로의 행보가 더 주목되는 시점이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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