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 S 팬에디션(FE) 시리즈는 보급형 플래그십 스마트폰이다. 중저가 라인업인 갤럭시 A시리즈와 플래그십인 갤럭시 S시리즈 중간에 놓여 있다.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플래그십 수준의 성능을 제공하기에, 합리적인 소비를 원하는 이들에게 꽤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더는 갤럭시 S 팬에디션을 내놓지 않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5일(현지시간) 해외 IT 전문 매체 샘모바일(Sammobile)은 삼성전자가 팬에디션 시리즈를 출시한지 2년 만에 이를 정리할 수도 있다고 단독 보도했다. 샘모바일은 주로 삼성전자 소식을 전하는 외신이다.
매체는 복수의 소식통으로부터 삼성전자가 갤럭시 S22 팬에디션을 출시하지 않는다는 정보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가 더는 갤럭시 팬에디션을 내놓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특히 샘모바일은 현재까지 갤럭시 S22 팬에디션과 관련된 그 어떤 유출 정보도 없다고 강조했다.
전작인 갤럭시 S21 팬에디션의 경우 지금과 비슷한 시기 많은 정보가 유출됐다. 예컨대 지난해 이쯤부터 제품 모델번호부터 렌더링 이미지, 디스플레이 종류와 크기, 배터리 용량, 운영체제(OS) 등 성능에 관한 정보도 다수 등장했다.
반면 갤럭시 S22 팬에디션은 모델번호조차 드러나지 않았다. 샘모바일은 “갤럭시 S22 팬에디션의 모델번호는 SM-S900이 돼야 한다”며 “자체 조사를 진행했는데, 이런 모델명은 없었다”고 부연했다. 현재 알려진 루머는 미디어텍(Mediatek)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탑재설뿐이다.
갤럭시 S22 팬에디션 미출시설이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월 외신 노트북체크(NotebookCheck)는 국내 팁스터(정보유출자) 주장을 인용하며 “삼성전자가 올해 갤럭시 S22 팬에디션 출시 계획이 없어 보인다”며 “전용 펌웨어를 찾아볼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샘모바일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갤럭시 팬에디션의 가격 경쟁력이 원인일 수 있다고 본다. 외신 나인투파이브구글(9to5google)은 갤럭시 S21 팬에디션이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 S21과 동일한 사양인데도 거의 비슷한 시기에 출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엇보다 가격 경쟁력이 없었다”고 했다.
갤럭시 S21 팬에디션은 갤럭시 S21 시리즈가 나온지 1년 후인 올해 1월에 출시했다. 곧이어 갤럭시 S22 시리즈가 나오면서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다. 갤럭시 S21 일반 모델급 사양으로 갤럭시 S22 시리즈와 경쟁하게 된 셈이다. 갤럭시 S20 팬에디션의 경우 본작인 갤럭시 S20 시리즈가 나온지 반년 만에 출시됐다.
실제 가격 경쟁력도 부족했다. 갤럭시 S20 팬에디션(90만원)은 갤럭시 S20 일반 모델(124만원)보다 가성비 측면에서 앞섰다. 하지만 갤럭시 S21 팬에디션부터 이러한 장점은 사라졌다. 갤럭시 S21 일반모델 출시 가격이 100만원으로 낮아졌기 때문. 결국 갤럭시 팬에디션은 1세대 만에 가격 경쟁력을 잃어버렸다.
삼성전자가 보급형 갤럭시 A시리즈를 강화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갤럭시A 언팩 행사를 열고 갤럭시 A33·A53 5G 모델을 선보였다. 올해 출시한 삼성전자 A시리즈는 저렴하면서 플래그십 수준의 기능성을 더한 게 특징이다. 갤럭시 A53 5G의 출시가는 60만원에 불과하다. A33 5G는 아직 국내 출시하지 않았지만, 인도 판매 가격을 감안하면 40만원대로 예상된다.
나인투파이브맥은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삼성전자의 갤럭시 S시리즈와 더 낮은 가격대를 자랑하는 A시리즈로 인해 팬에디션은 더이상 의미가 없어 보인다”고 했다. 한때 A시리즈와 S시리즈 사이에서 합리적 절충점이었던 팬에디 션의 장점이 사라졌기에, 라인업에 둘 필요가 없어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삼성전자가 갤럭시 팬에디션 시리즈를 포기했다고 단언하긴 어렵다. 지난해에도 갤럭시 S21 팬에디션을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수없이 나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삼성전자는 갤럭시 S21 팬에디션을 출시했다. 많이 뒤늦긴 했지만 말이다. 갤럭시 S22 팬에디션 출시 가능성은 전작의 사례처럼 조금 더 지켜본 후 판단할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