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아스트로 (출처: 씨넷)
아마존은 지난 2021년, 가정용 로봇 ‘아스트로(Astro)’를 출시했습니다. 소형견 크기의 아스트로는 집주인이 없을 때 집안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순찰합니다. 이때 집안 구조를 스캔해서 구조화하고, 사람이 자주 머무르는 장소와 시간을 파악하죠. 이 로봇은 가족 구성원의 얼굴을 인식할 수 있는데요. 덕분에 도움이 필요한 가족을 돕기도 하고, 반려동물과 마주치면 짧은 영상을 촬영해 주인에게 보내기도 합니다.
아스트로는 아마존의 인공지능(AI) 플랫폼인 알렉사(Alexa)와 로봇 기술을 결합한 만큼, 인간 음성을 잘 알아듣습니다. 그래서 사용자가 묻는 말에 정보를 제공하고, 음성으로 요청하는 일도 처리할 수 있어요. 말 그대로 집안의 로봇 가정부나 다름없습니다. 출시 당시 아스트로는 999달러 한정판으로 판매돼, 소수의 사람만 구매할 수 있었어요.
아마존, 아스트로보다 더 똑똑한 AI 가정부 로봇 개발 중…이름은 ‘번햄’
(출처: 아마존 유튜브 캡쳐)
그런데, 최근 아마존이 아스트로보다 더 발전된 형태의 가정용 로봇을 개발 중이라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지난 5월 13일(현지 시간), 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가 입수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아마존은 새로운 AI 가정용 로봇 ‘번햄(Burnham)’을 개발하고 있어요.
해당 로봇은 대규모 언어모델(LLM)과 향상된 AI 기술을 사용한다고 해요. 한마디로 챗GPT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가정용 로봇이라는 겁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 로봇은 스마트홈 로봇 지능과 대화형 음성 인터페이스 갖췄다고 해요.
(출처: 아마존 유튜브 캡쳐)
그래서 집안의 상황을 이해하고, 상황에 맞게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스레인지가 켜져 있거나, 수도꼭지가 잠겨 있지 않은 경우 이를 집주인에게 알릴 수 있다고 해요. 또 쓰러진 가족이 있다면 119 등 응급 구조대에 연락할 수 있습니다.
건망증이 심하거나, 바쁜 현대인이라면 종종 자동차 열쇠를 어디에 뒀는지 깜빡할 때가 있을 겁니다. 이럴 때, 아마존 번햄은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열쇠를 찾아준다고 해요. 사용자 부재 시, 집안 보안도 신경 쓰는데요. 밤새 열려 있는 창문은 없는지, 아이들이 하교 후에 방문한 외부인은 없는지 모니터링한다고 해요.
실질적인 문제 해결까지 알아서 ‘척척’…다만 출시까지는 시일이 걸릴 듯
(출처: 아마존 유튜브 캡쳐)
아마존은 번햄 로봇이 보다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도록 방법을 모색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바닥에 깨진 유리잔을 발견했을 때, 위험을 감지하고 유리를 먼저 청소하는 겁니다. 이전의 아스트로가 상황을 인식하고 집주인에게 ‘경고’만 했다면, 번햄은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까지 할 수 있는 거죠. 사용자가 집 밖에 있어서 당장 귀가하지 못할 때 실질적으로 더 유용한 겁니다.
물론 내부 문건에 따르면 번햄은 출시까지 시일이 조금 걸릴 것으로 보여요. 향상된 AI 기술을 가정용 로봇에 구현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에요. 게다가 현실성 있는 가격 책정도 문제입니다. 현재 번햄의 이전 버전인 아스트로마저 초대된 일부 사용자만 구매할 수 있고, 가격도 기존보다 올라 1600달러에 달합니다. 더 발전된 형태인 번햄은 이보다 더 높은 가격에 책정될 수밖에 없겠죠.
‘아마존이 당신의 집안을 노린다’…아마존 홈 로봇 사생활 침해 논란, 우려 없나
(출처: 아마존 유튜브 캡쳐)
한편, 아마존의 가정용 로봇이 사생활을 침해할 것이란 우려 섞인 시각도 존재합니다. 이러한 로봇이 제 기능을 수행하려면 수많은 개인 정보 데이터를 수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에요. 앞서 아스트로가 출시됐을 당시에도, 이러한 프라이버시 논란은 상당했어요.
당시, IT 매체 씨넷(CNET)은 “엄청난 양의 개인 정보가 아스트로 장치에 남아 있고, 비디오와 음성 데이터가 아마존 클라우드로 전송된다”고 보도했는데요. 이어서 “아스트로 소유자가 집안을 항상 감시할 수 있어 특히 학대당하는 사람에게 위험하다”고 덧붙이기까지 했죠.
(출처: 아마존 유튜브 캡쳐)
하지만 아마존은 이러한 프라이버시 논란은 사실이 아니라며 일축했어요. 아스트로는 알렉사의 표준 개인 정보 기능을 적용했고, 얼굴 인식과 집안 데이터를 아마존 클라우드에 전송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발전된 기술은 언제나 명암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이제 아마존은 기존의 아스트로보다 더 개선된 형태의 가정용 로봇을 개발하고 있는데요. 아마존 번햄은 집안의 든든한 가정부가 될까요. 아니면 소름이 끼치는 감시자가 될까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