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전자 상거래 기업의 가장 큰 고민은 역시 배송 서비스입니다. 고객 만족도를 높이려면 수많은 물품을 정확하면서도 빠르게 배송하는 것이 관건이거든요. 이는 곧 기업의 성과로 직결됩니다.
전 세계 전자 상거래 업체 중 독보적 일인자인 아마존은 ‘세상에 모든 것을 판매한다’라는 신념 아래 배송 혁신을 이뤄냈습니다. 이들이 전자 상거래 업계 1위가 된 것도 물류 시스템에 신기술을 접목했기에 가능했어요.
우리나라는 지역 간 거리가 그렇게 멀지 않아, 부산에서 출발한 택배도 하루 이틀이면 서울에 도착합니다. 하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아요. 워낙 땅덩이가 넓어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온라인으로 물건을 주문하면 최소 2주의 시간이 소요됐어요. 하지만 이를 완전히 뒤집은 게 바로 아마존의 ‘예측 배송(anticipatory shipment)’입니다.
인공지능 활용한 물류 시스템의 시작…아마존 ‘예측 배송’
(출처: 미레에셋증권)
지난 2013년 말, 아마존은 소비자가 주문을 내리기 전에 먼저 배송을 시작하는 ‘예측 배송’이란 개념을 처음 제시했습니다. 이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소비자의 주문을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소비자 근거리에 위치한 장소로 배송을 시작하는 방법이에요.
우선 소비자의 구매 행태를 분석해 구매 예상 제품을 소비자 근거리에 위치한 물류 창고에 배송해 놓습니다. 이후 고객이 그 물품을 주문하면 바로 배송하는 시스템이죠. 물론 최종 구매를 결정하는 건 결국 사람이기 때문에 예측이 늘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측이 빗나갈 경우, 미리 배송된 물건은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거나 고객에게 선물로 증정한다고 해요.
지역화에 집중했던 아마존, AI 더 확대…배송 속도 높인다
아마존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배송 속도를 높이기 위해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에요. 지난 5월 15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스테파노 페레고(Stefano Perego) 아마존 북미·유럽 글로벌 운영 서비스 담당 부사장은 “아마존은 AI를 통해 제품과 고객 사이의 거리를 줄이고, 배송 속도를 높이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페레고 부사장은 아마존이 배송에 있어서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설명했어요. 그는 회사가 날씨와 같은 변수를 고려한 운송 경로, 운송 계획을 세울 때 AI를 활용한다고 말했어요. 또한 AI를 사용해 물류 창고마다 물품 재고를 파악한다고 해요.
아마존은 그동안 고객과 가장 근거리에 있는 물류 창고에 필요한 제품을 미리 보관했어요.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어느 곳에서 어떤 제품에 대한 주문이 발생할지 물류 데이터와 패턴을 분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바로 이 데이터와 패턴을 분석하는 데 AI를 사용하는 거예요. 제품이 위치한 물류 창고가 고객과 근거리일수록 당일 배송이나 익일 배송도 가능하죠.
상품 검색에 챗GPT 같은 생성형 AI 도입…물류 센터에도 로봇 기술도 사용
그뿐만 아니라, 아마존은 물류 센터에서 로봇 기술을 사용해 무거운 물품을 들어 올리는 것과 같은 반복 작업을 처리하고 있어요. 회사에 따르면 고객이 주문한 물류의 75%를 로봇이 처리합니다. 여기에 아마존은 상품 검색에 생성형 AI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해요.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마존은 최근 시니어 소프트웨어 개발 엔지니어 채용 공고를 냈습니다. 공고에는 아마존 검색을 대화형으로 구상하고 있다는 회사의 방향성이 잘 드러나있어요. 아마존은 이용자 질문에 제품을 비교해 개인 맞춤형 답변을 제시할 수 있는 검색을 만들 예정이라고 해요. 블룸버그는 해당 채용 공고에 대해 아마존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처럼 검색에 AI 챗봇을 탑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어요.
(출처: Giphy)
이처럼 아마존은 물류를 비롯해 회사 시스템 전반에 AI를 활용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모습입니다. 일각에서는 아마존이 앞장서서 인간을 AI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하는데요. 아마존은 이러한 시스템을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기술과의 협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페레고 부사장도 AI가 인간의 일을 맡게 된다면 인간 직원의 업무만 바뀌는 것뿐, 자리가 없어지는 건 아니라고 말했어요. 다시 말해 반복적인 작업은 기계가 하고, 인간은 높은 판단력을 요구하는 작업만 하게 될 것이라는 겁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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