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인공지능(AI) 전성시대입니다. 최근에는 챗GPT(Chat GPT)보다 더 무섭다는 ‘오토 GPT(Auto GPT)’까지 등장해 이목을 끌고 있는데요. 오토 GPT는 사용자가 목표만 설정해주면, 일일이 명령어를 입력하지 않아도 알아서 학습하고 결과를 도출합니다. IT 매체 테크크런치(TechCrunch)에 따르면 오토GPT는 ‘꽃 사업을 키울 수 있게 도와 달라’고 요청하면 그럴듯한 광고 전략을 세워주고 웹사이트까지 만들어 줍니다. 마치 영화 아이언맨의 AI 비서 ‘자비스’를 연상시키죠.

물론 챗GPT만큼 누구나 사용하기 쉬운 형태는 아니에요. 프로그래밍 언어 중 하나인 파이썬을 다룰 줄 알아야 쓸 수 있습니다.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져서 입소문이 크게 나지는 않았지만, 사용해본 개발자들은 놀랍다는 반응이에요. 한 개발자는 “오토 GPT에게 나를 위한 앱을 만들어 달라고 했더니, 내 컴퓨터에 앱 개발에 필요한 프로그램이 없다는 걸 알고 직접 설치한 뒤 앱을 만들어줬다”며 “내가 한 건 그저 지켜본 것 뿐”이라고 말했어요.

영향력 확대하는 생성형 AI…하다 하다 음악 시장까지 뒤흔들다

(출처: 구글)

이처럼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는 점점 더 발전하고 있습니다. 워낙 똑똑한 탓에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생성형 AI가 음악 시장의 새로운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어요. AI 작곡가가 화두가 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지난 1월, 구글은 학술지를 통해 텍스트를 음악으로 만들어주는 생성 AI ‘뮤직LM(MusicLM)’을 공개했습니다. 해당 프로그램은 만들고 싶은 음악을 문장으로 설명하면 그대로 음원으로 만들어줘요.

물론 음악 생성 AI 기술은 구글의 뮤직 LM이 처음은 아닙니다. 이미 지난 2019년, 아마존웹서비스(AWS)가 ‘딥컴포저(DeepComposer)’를 출시한 바 있어요. 또 2020년에는 챗GPT 개발사 오픈AI(Open AI)가 ‘주크박스(Jukebox)’를 출시했었죠. 당시에는 이런 AI 작곡가가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이제 AI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게다가 AI 분야의 오랜 선두였던 구글이 관련 기술을 공개하면서 관심은 더욱 뜨거웠죠.

(출처: 동아일보)

뮤직LM은 28만 시간이 넘는 오디오 데이터를 기반으로 복잡한 구조의 곡까지 만들 수 있습니다. 곡의 전체적인 분위기 파악과 사용되는 악기, 속도, 박자까지 지정할 수 있다고 해요. 구글은 방대한 양의 오디오 데이터 덕에 높은 완성도의 곡을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하지만, 구글은 저작권 우려로 뮤직LM을 일반 대중에게 공개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어요.

출시 안 한다더니 계획 변경한 구글…제한적인 형태로 뮤직LM 출시

(출처: 구글)

그런데,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겠다는 계획을 변경한 모양입니다. 지난 5월 10일(현지 시간), IT 매체 엔가젯(Engadget)은 구글이 올해 초 공개했던 뮤직LM을 대중에게 정식 출시했다고 보도했어요. 지난 몇 달 사이 생성형 AI를 향한 대중의 관심은 더욱 커졌고, 구글도 이에 공개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돼요.

다만, 현재 공개된 뮤직LM에서 이용자는 특정 아티스트나 보컬을 활용해서 음악을 만들 수 없습니다. 이용자가 가짜 음원을 만들어 수익을 얻는 것을 방지하고,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서예요. 뮤직LM은 ‘AI 테스트 키친(AI Test Kitchen)’ 웹사이트나 안드로이드, iOS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AI 작곡가가 음악 시장에 주는 혼돈은 거세질 것…구글만은 AI 윤리 지켜야

실제로 뮤직LM 이외에 다른 생성 AI 때문에 이미 음악계는 저작권 문제를 겪고 있어요. 지난 9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포티파이가 음악 스타트업 부미(Boomy)에서 업로드한 노래의 약 7%를 삭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수많은 노래가 삭제된 이유는 불법 스트리밍에 부미의 노래가 사용된 정황이 발견됐기 때문이에요. 부미는 사용자가 원하는 단어를 입력하면 음악을 만들어줍니다. 예를 들어 ‘햇살 좋은 날’과 같은 주제를 던져주면 음악을 얻을 수 있죠. 부미에 따르면 지금까지 사용자들이 부미로 만든 노래는 1400만 곡이 넘는다고 해요. 이러한 곡을 스포티파이 올리고 스트리밍 수에 따라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해요.

그런데, 수익을 늘리려는 이들이 불법으로 AI 봇을 동원해 스트리밍 수를 조작한 겁니다. 창작물부터 그에 대한 반응까지 AI가 전부 다 만든 거죠. 음악가도 아닌 이들이 하나의 노력도 없이, 손쉽게 음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게 된 겁니다. 이는 진짜 음악가들에게 상당한 좌절감을 안겨줄 수 있어요.

(출처: 스포티파이)

게다가 가수 목소리를 AI가 도용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지난달에는 스포티파이, 유튜브, 틱톡 등에 가수 드레이크(Drake)와 위켄드(The Weeknd)의 신곡 ‘하트 온 마이 슬리브(Heart on my Sleeve)’가 큰 화제를 낳았는데요. 이 노래는 공개되자마자 주요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오르며 큰 관심을 받았지만, 어째선지 나흘 만에 차트에서 사라졌습니다. 이들의 소속사인 유니버셜뮤직이 음원 삭제 요청을 했기 때문이에요.

알고 보니 해당 음원은 생성형 AI가 만든 가짜 음원이었습니다. 소속사 측은 생성형 AI를 방치할 경우 저작권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어요. 생성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저작권 논란은 앞으로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돼요. 그렇기에 AI 윤리를 중시하는 구글만큼은 지금처럼 계속 AI 작곡가에 제한을 둬야 합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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