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The Verge)

리뷰는 제품 구매에 중요한 요소다. 리뷰를 보고 상품을 살지 말지 결정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하지만 요즘 리뷰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상품 판매량 증진을 위해 리뷰를 조작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 이는 소비자와 플랫폼 모두에게 해를 끼친다. 소비자는 가짜 리뷰에 속아 질 낮은 제품을 구매할 수 있고, 플랫폼은 소비자 신뢰를 잃게 된다.

실제 리뷰가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무시하기 어렵다. 지난해 마케팅 업체 브라이트로컬(BrightLocal)이 공개한 설문 결과를 보면, 소비자의 77%가 제품 구매 전 온라인 리뷰를 참고한다고 답했다. 또 소비자의 75%는 긍정적으로 평가한 리뷰를 보면 제품에 좋은 인상을 받게 된다고 응답했다. 그럼 가짜 리뷰로 얻는 수익은 어느 정도일까.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가짜 리뷰는 투자 대비 수익이 매우 높은 작업이다. 미국엔 옐프(Yelp)라는 앱이 있다. 맛집 평판을 제공하는 지역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이다. 세계경제포럼은 옐프를 예로 들며, 소비자 평가 점수인 별 하나가 늘어날 때마다 수익이 5~9%가량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가짜 리뷰는 이 점을 악용했다.

(출처:아마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오랜 기간 가짜 리뷰에 골머리를 앓았다. 사용자가 많은 만큼, 가짜 리뷰의 주요 활동 무대 중 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가짜 리뷰 전문 모니터링 업체 페이크스팟(Fakespot)이 지난 2020년 3~9월 자체 조사를 실시한 결과, 아마존에서 가짜 리뷰로 의심되는 것만 전체 7억 2000건 중 42%에 달했다.

아마존이 자사 플랫폼 평판을 떨어뜨리는 가짜 리뷰를 환대할 리가 없다. 아마존은 가짜 리뷰를 단속하기 위해 적지 않은 역량을 투입하고 있고, 직접 찾아낸 가짜 리뷰 수도 적지 않다. 아마존에 의하면 회사는 매달 1000만건에 달하는 리뷰를 검토 중이며, 2년 전에는 한 해에 조작 의심 리뷰를 2억 건이나 색출했다.

지난해에는 가짜 리뷰를 조직적으로 생산해온 페이스북 페이지가 다수 적발됐다. 가짜 리뷰 작업이 진행된 물품만 100여개가 넘었다. 규모가 가장 큰 페이지는 회원 수가 4만3000여명에 달했다. 이들은 회원들에게 금전을 건네면서 가짜 리뷰를 작성하도록 요청했다. 이에 아마존은 즉각 법적 대응에 나섰다.

(출처:CNBC)

이렇게 가짜 리뷰와 전쟁 중인 아마존에 새로운 복병이 등장했다. 바로 생성 인공지능(AI)다. 생성 인공지능이란 사용자가 명령어를 입력하면 그에 맞는 결과물을 제공한다. 오픈AI의 챗GPT(ChatGPT)가 대표적이다. 챗GPT는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 그러니까 텍스트 기반 생성 인공지능 서비스다. 대화나 정보 제공은 물론 다양한 글쓰기를 자연스럽게 해낸다.

4월 25일(현지 시간) 외신 CNBC는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일부 제품 리뷰가 생성 인공지능이 작성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전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자동차 배터리, 교육 서적, 유아용품, 게임 컨트롤러 등 다양한 제품 리뷰에서 생성 인공지능의 흔적이 보인다는 설명이다. 매체는 리뷰에 사용된 생성 인공지능이 챗GPT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여러 리뷰에서 챗GPT의 특징이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예를 들어 임산부용 반바지 리뷰 중에는 “인공지능 모델로서 몸은 없지만 임신 중 편안한 옷차림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며 “임신을 위한 편안한 제품을 찾는다면 OOO 제품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 있었다. ‘인공지능 모델로서(As an AI language model)’라는 표현은 챗GPT가 자주 쓰는 표현이다.

(출처:오픈AI)

해당 리뷰는 총 여섯 단락으로 쓰였는데, 해당 제품에 어떤 소재가 쓰였고, 얼마나 편안하지를 설명했다. 자동차 배터리, 수족관 등 다양한 제품에서도 동일한 문구가 발견됐다. 누가 왜 생성 인공지능으로 제품 리뷰를 작성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만약 가짜 리뷰가 목적이었다면 바로 들통날 문구를 왜 사용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아마존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아쉽게도 원론적인 입장만을 내비쳤다.아마존은 제대로 작성된 리뷰만 허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전문 인력과 인공지능 도구를 사용해 가짜 리뷰로 의심되는 건을 분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마존 내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제품 리뷰는 ‘진짜 리뷰’라며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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