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DeepMind)

지난해 말, 혜성처럼 등장한 생성 인공지능 챗봇 ‘챗GPT(ChatGPT)’는 구글에 경각심을 심어줬다. 챗GPT를 이용하면 검색 엔진에서 일일이 정보를 찾을 필요 없이, 곧바로 필요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어서다. 오랜 기간 검색 엔진 시장을 장악해온 구글 입장에선 챗GPT가 달갑지 않았다. 구글은 곧바로 비상사태를 뜻하는 ‘코드 레드’를 선포하고 대응책을 수립했다.

구글은 불과 몇 달 뒤, 자칭 챗GPT 대항마 ‘바드(Bard)’를 선보였다. 그러나 공개 직후 반응은 싸늘했다. 발표 당시부터 실수를 연발했으며, 챗GPT와 다를 게 없었기 때문이다. 구글 내부에서도 바드를 너무 성급하게 내놓은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불만이 나왔을 정도다. 반면 챗GPT는 순항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라는(MS) 지원 아래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구글은 인공지능(AI) 분야에 일가견 있는 기업이다. 이쯤에서 포기할 리 없다. 최근 구글은 인공지능 분야 역량 강화를 위해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인공지능 개발 조직 통합이다. 4월 21일(현지 시간) 외신 더 버지(The Verge)에 따르면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인공지능 전문 자회사 딥마인드(DeepMind)와 구글 리서치 산하 인공지능 개발팀 ‘브레인(Brain)’을 합치기로 했다.

(출처:Google)

딥마인드는 과거 이세돌을 이긴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를 개발한 업체다. 구글은 일찍이 딥마인드에 눈독을 들였는데, 지난 2014년 5억달러(6600억원)에 인수했다. 사실 딥마인드는 오픈AI보다 먼저 인공지능 챗봇 스패로우(Sparrow)를 선보인 바 있다. 이에 딥마인드가 챗GPT 대안으로 스패로우를 꺼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으나, 아직 잠잠하다.

구글 브레인 팀은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을 개발해온 조직이다. 지난 2011년 파트타임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했다. 예컨대 지난 2016년 브레인 팀은 구글 번역에 ‘구글 신경망 머신러닝 번역(GNMT)’을 적용해 번역 오류를 크게 줄였다. 유튜브 콘텐츠 추천에도 브레인 팀이 개발한 신경망이 쓰였다고 알려졌다.

두 조직은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로 재탄생한다. 새 조직은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가 이끌 예정이다. 브레인 팀을 만든 주역 중 한 명인 제프 딘(Jeff Dean)이 수석 과학자를 역임한다. 또 구글은 구글 딥마인드 내 기술 개발 방향을 정하고, 진행 상황을 감독·관리하는 ‘과학 위원회’를 별도 설립할 계획이다.

(출처:OpenAI)

딥마인드와 브레인 팀은 구글 안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관계였다. 허나 챗GPT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 구글은 챗GPT에 대응하기 위해 딥마인드와 브레인 팀 공조를 추진했다. 지난달 외신 보도에 의하면, 구글은 딥마인드와 브레인 팀에 ‘제미니 프로젝트’를 맡겼다. 제미니 프로젝트는 파라미터 1조개 이상 인공지능 모델 개발이 목적이라고 알려졌다.

인공 신경망은 인간의 신경망을 본떠 만들어졌다. 인공 신경망의 파라미터를 인간 뇌에 비유하면 정보를 전달하는 시냅스에 해당한다. 이에 파라미터 수는 인공지능 모델 성능의 척도로 여겨진다. 파라미터 수는 인공지능 모델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오픈AI GPT-3 모델은 1750억개, 딥마인드 친칠라 모델은 700억개 정도다.

즉 구글은 보다 뛰어난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두 조직을 통합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알파벳·구글 CEO는 발언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출처:Google)

피차이(Sundar Pichai) CEO는 “모든 인재를 하나의 팀으로 합치고, 구글의 자원을 지원하면 인공지능 발전을 크게 앞당길 수 있다”며 “발전의 속도는 이제 그 어느 때보다 빠르다”고 말했다. 이어 “뛰어난 성능의 시스템을 안전하고 책임감 있게 구축할 부서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하사비스 CEO는 ‘세상을 바꿀 차세대 혁신의 물결’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챗GPT를 시작으로 인공지능 개발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구글은 아직 그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딥마인드와 브레인 팀, 핵심 인공지능 조직을 통합을 통해 구글이 앞으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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