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삼성이 처음 폴더블폰을 내놓았을 때만 해도 사람들의 반응은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가격은 비싼데 내구성은 그에 못 미쳤기 때문이에요. 불편하게 굳이 ‘왜 접어야 하는데?’라는 반응도 많았습니다. 기존의 바(Bar) 형 스마트폰은 별다른 동작 없이 바로 화면을 켜서 작동시킬 수 있습니다. 반면 폴더블폰은 일단 접혀있던 기기를 물리적으로 꺾은 뒤에야 사용이 가능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동작이 하나 더 추가되는 셈이죠.

삼성은 폴더블폰 출시 초반만 해도 소비자에게 ‘왜 접어야 하는데?’에 대한 답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이는 2020년 출시한 차기작에서도 마찬가지였어요. 특히 갤럭시 Z플립 2의 경우 너무 작은 외부 화면이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어요. 또 힌지 부분과 디스플레이가 여전히 충격에 약하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출처: 삼성전자 뉴스룸)

이랬던 삼성이 부정적인 평가를 모조리 씻어낸 건 지난 2021년입니다. 삼성은 갤럭시 Z플립 3와 갤럭시 Z폴드 3를 출시해 시장에 폴더블폰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어요. 내구성과 디자인 전반적으로 개선됐다고 평가됐죠. 특히 갤럭시 Z플립 3의 경우, 세련된 디자인 덕분에 아이폰에서 갤럭시 Z플립 3로 갈아타는 사람까지 생겨날 정도였습니다. 이후 지난해 더욱 개선된 4세대 폴더블폰을 출시한 삼성은 꾸준히 폴더블폰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미국인 10명 중 3명은 다음에 폴더블폰 선택…확대되는 폴더블 시장

노력이 빛을 발한 걸까요. 대중들에게 폴더블폰에 대한 인식이 점차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이달 초,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Counterpoint Research)에 따르면 미국 내 스마트폰 사용자 28%가 다음 구매 시 폴더블폰을 선택할 의사가 크다고 답했어요. 폴더블폰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한 이들도 16%에 달했죠. 폴더블폰에 대한 긍정적인 의사를 표시한 응답자가 총 44%인 겁니다.

올해는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이 2270만 대로, 전년보다 1.6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요. 실제로 지난해 3분기에도 폴더블폰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해 전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대를 처음으로 넘겼습니다.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거죠.

(출처: 삼성전자 뉴스룸)

지난해 전체 폴더블폰 출하량의 80% 이상이 삼성 갤럭시 제품으로 추산됩니다. 그만큼 폴더블폰 시장 확대에 삼성의 공이 큰 건데요. 구글은 성장하는 폴더블폰 시장을 확인한 듯, 주요 기업 중 가장 먼저 삼성에 대항할 폴더블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구글 I/O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픽셀 폴드, 베일 벗는다

구글 픽셀 폴드 예상 이미지 (출처: Front Page Tech)

지난 4월 18일(현지 시간), CNBC가 본 내부 문건에 따르면 구글은 오는 5월 10일 열리는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구글 I/O에서 폴더블폰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시장 출시는 6월이라고 해요. 이른바 코드네임 ‘펠릭스(Felix)’로 알려진 구글의 첫번째 폴더블폰 ‘픽셀 폴드(Pixel Fold)’는 내구성이 뛰어난 힌지를 갖게 될 것이라고 해요. 가격은 1700달러 수준으로, 1799달러의 갤럭시 Z폴드 4의 경쟁 상대가 될 것으로 보여요.

내부 문건에는 픽셀 폴드에 대한 몇 가지 세부 사항도 포함돼 있었어요. 픽셀 폴드는 갤럭시 Z폴드와 유사한 컨셉으로 출시될 계획입니다. 외부 화면은 5.8인치로, 삼성 갤럭시 Z폴드 4의 6.2인치보다 약간 작습니다. 픽셀 폴드는 접힌 화면을 책처럼 펼치는 구조인데요. 화면을 완전히 펼치면, 7.6인치의 내부 화면이 나온다고 해요.

구글 픽셀 폴드 예상 이미지 (출처: Front Page Tech)

무게는 삼성 갤럭시 Z폴드 4보다 조금 더 무겁다고 알려졌어요. 또한 구글 픽셀 폴드는 지난해 출시된 픽셀 7, 픽셀 7 프로와 마찬가지로 회사가 자체 개발한 ‘구글 텐서 G2(Tensor G2)’ 칩으로 구동된다고 해요. 텐서 G2는 사진과 영상 처리, 인공지능(AI) 성능에서 상당한 진전을 보였는데요. 그렇기에, 픽셀 폴드도 이 분야에서 다양한 기능을 누릴 것으로 전망돼요.

조용히 강한 구글 스마트폰…폴더블폰으로 어떤 반향 일으킬까

(출처: HowToiSolve)

사실 구글에게 스마트폰은 전체 사업에서 수익성이 상당히 작은 부분입니다. 오히려 구글에게는 검색 사업을 통한 광고 수익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해요. 또 구글 스마트폰이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판매량이 조용히 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난해 5월, 시장조사기관 캐널리스(Canalys)에 따르면 구글 픽셀 스마트폰은 전년 동기 대비 북미 시장 점유율이 380%나 증가했다고 해요. 2분기에도 상승세는 계속됐고, 연간 북미 시장 점유율은 230%나 증가했어요.

(출처: HowToiSolve)

경제 침체와 인플레이션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을 겪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는 상당히 큰 진전입니다. 같은 기간에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는 6% 하락했는데, 구글의 스마트폰 판매는 늘어났다는 거에 주목해야 한다는 거죠.

게다가 스마트폰 강자인 애플과 삼성도 겨우 한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는데, 구글은 북미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줬어요. 이런 상황에서 새롭게 공개하는 픽셀 폴드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또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주목됩니다. 꾸준한 성장세에 희망을 거는 구글은 폴더블 시장에서 삼성의 강력한 대항마가 될 수 있을까요.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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