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초, 열풍을 일으켰던 오디오 기반 소셜미디어(SNS) 클럽하우스를 기억하시나요. 클럽하우스에 가입하려면 초대장이 있어야 해서, 마치 선택받은 ‘인싸들의 SNS’라는 이미지가 있었어요. 클럽하우스 초대장을 받았다고 SNS에 올리는 이들도 적지 않았고요. 클럽하우스에 가입하겠다고 SNS에서 초대장을 ‘구걸’하러 다니는 사람들도 종종 있었답니다.

해당 앱의 인기는 거물급 인사들의 참여로 더욱 상승했는데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 유력한 IT 기업 수장들도 클럽하우스에 나타났죠. 국내에서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같은 재계 인사가 클럽하우스에서 소통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어요.

페이스북의 ‘라이브 오디오룸’ 기능 (출처: 메타)

클럽하우스의 인기로 오디오 기반 플랫폼이 먹힌다는 걸 확인한 기업들은 너도나도 유사한 기능을 내놓기 시작했어요. 메타는 페이스북에 ‘라이브 오디오 룸’ 기능을 내놨고, 스포티파이도 별도의 라이브 오디오 앱 ‘스포티파이 라이브’를 출시했습니다. 아마존과 트위터도 각각 ‘Amp’와 ‘트위터 스페이스(Twitter Spaces)’를 내놓으며 대세를 따랐어요. 이렇듯 라이브 오디오 플랫폼의 시대가 열리는 듯했죠.

스포티파이, 메타도 탑승했지만…오래 가지 못한 클럽하우스 열풍

(출처: 클럽하우스)

하지만 클럽하우스의 인기는 생각보다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2021년 2월, 클럽하우스 앱 다운로드 수는 1000만 회 정도였는데요. 불과 2달 뒤인 2021년 4월에는 90만 회로 다운로드 수가 뚝 떨어지고 말았어요. 사실 클럽하우스에 대한 열기가 급속도로 식은 건,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을 지도 모릅니다. 애초에 클럽하우스는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에서 인기를 얻었기 때문이에요.

당시 사람들은 오랜 기간 화상 회의 플랫폼으로 소통하곤 했습니다. 화상회의에 지친 사람들에게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음성으로만 소통하는 건 나름대로 매력 있었을 거예요. 게다가 코로나19로 집에만 있던 사람들에게 같은 주제로 대화하는 건, 마치 오프라인 모임과 같은 느낌을 줬어요. 하지만, 여러 사람이 한 가지 주제로 함께 대화하려면 엄청난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결국 클럽하우스는 사용자에게 피로감을 안겨줬고, 반짝인기에 그치게 됐죠.

“독립적인 앱, 더 이상 가치 없어”…스포티파이, 결국 라이브 앱 종료

(출처: 스포티파이)

스포티파이는 지난 2021년 6월, 클럽하우스의 대항하고자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 앱 ‘그린 룸(Green Room)’을 출시했습니다. 이후 스포티파이는 그린 룸의 명칭을 ‘스포티파이 라이브(Spotify Live)’로 바꿨는데요. 해당 앱으로 아티스트, 운동선수 등과 팬이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이제 스포티파이는 라이브 서비스가 별도의 앱으로 존재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지난 4월 3일(현지 시간), 회사는 스포티파이 라이브 앱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발표했어요. 스포티파이는 “독립 앱으로서의 가치는 더 이상 없어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죠. 다만 메인 앱에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회사는 최근 몇 년 동안 팟캐스트 등 관련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해왔습니다. 다행히 팟캐스트는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라이브 오디오는 그렇게 하지 못했어요. 이미 대중의 관심에서 벗어난 지 오래고, 더 이상 수익성을 기대하기엔 어려웠습니다. 결국 스포티파이에게 유일한 선택지는 서비스 중단밖에 없던 거죠.

다들 라이브 오디오 사업 접는 추세…음성 기반 SNS 시대 저무나

(출처: 더 버지)

사실 라이브 오디오 기능을 중단하는 건 스포티파이뿐만이 아닙니다. 메타도 지난해 클럽하우스와 유사한 라이브 오디오 룸 기능을 페이스북 라이브에 통합하는 방식으로 축소해버렸어요. 지난달 미국의 커뮤니티 레딧(Reddit)도 ‘레딧 톡(Reddit Talk)’ 기능을 중단했습니다.

현재로선 클럽하우스를 제외하고 라이브 오디오 사업을 진행하는 건 트위터와 아마존뿐인데요. 다만, 트위터와 아마존도 관련 사업을 담당하는 부서의 인력 대부분을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트위터는 일론 머스크 인수 후 팟캐스트 사업을 포기했어요. 그렇기에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걸로 보여요.

(출처: Giphy)

게다가 코로나19 펜데믹이 점차 완화되는 추세라 대면 활동이 확대되고 있어요. 비대면 활동이 권고되던 시절 큰 인기를 얻었던 클럽하우스를 감안하면, 라이브 오디오의 미래도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돼요. 클럽하우스의 인기로 라이브 오디오 사업은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오래 가지 못한 열풍에 이제는 기업들이 서둘러 발을 빼는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렸네요.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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