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3월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한 중국발전고위층포럼(CDF)에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의 수장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그중 등장부터 떠들썩하게 만든 인물은 바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였어요. 그는 이 자리에서 애플이 중국에 진출한 지 30주년이라는 것을 언급하며 “애플은 중국 고객과 함께 성장했다”고 말했어요. 애플과 중국의 오랜 우호 관계를 강조한 셈이죠. 이후 중국 문화와 빠른 혁신을 칭찬하며 친중 발언을 내놓기도 했어요.
중국 애플스토어 1호점에 방문한 팀 쿡 애플 CEO가 방문객과 사진을 찍고 있다. (출처: 바이두)
팀 쿡 CEO는 베이징에 도착하자마자 현지 고객들을 빨리 만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대로 CDF 행사에 앞서 찾은 곳도 중국 애플스토어 1호점이었어요. 그는 중국의 외국인 거리로 불리는 싼리툰의 애플스토어에 방문해 현지 고객들과 인사를 나눴습니다. 팀 쿡의 등장에 매장 내 분위기는 순식간에 달아올랐어요. 수많은 인파가 그를 둘러쌌고 환호성을 지르는 사람도 있었죠. 팀 쿡은 사진을 요청하는 고객들을 마다하지 않고, 환하게 웃으며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어요.
미국보다 아이폰 사용자가 더 많은 중국…애플이 중국에 공들이는 이유
중국 베이징의 한 애플스토어 (출처: 연합뉴스)
중국은 세계 최다 인구를 보유한 국가답게 스마트폰 시장도 세계 최대 규모입니다. 애플 아이폰 전체 매출의 20% 정도가 중국에서 나온다고 하죠. 현재 중국의 아이폰 사용자는 2억 4300만 명으로, 전 세계 아이폰 사용자의 33.3%가 중국에 있습니다. 미국 사용자가 1억 3400만 명인 걸 감안하면, 종주국보다 더 많은 사용자가 중국에 있는 셈이죠.
그런데 지난해부터 계속된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로 스마트폰 시장도 위축되는 추세예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침체는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에요. 이달 초,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치는 11억 9280만 대로 전년 대비 1.1% 감소할 걸로 예상돼요. 이러한 상황은 애플이 대형 시장인 중국에 더 집중하도록 만들었다고 분석됩니다. 실제 중국에서 아이폰의 인기는 나날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에서 가장 인기 많았던 스마트폰은 ‘아이폰 13 시리즈’
아이폰 13 (출처: 애플)
지난 27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Counterpoint Research)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스마트폰은 아이폰 13이었습니다. 판매 1위부터 3위까지 모두 아이폰13 시리즈로 줄세웠었죠. 아이폰 13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6.6%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습니다.
아이폰 13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스마트폰은 아이폰 13 프로맥스(2.2%)였어요. 3위도 아이폰 13 프로(1.9%)가 차지했습니다. 아이폰 13시리즈의 세 개 모델은 애플이 중국에서 판매한 전체 아이폰의 60%를 차지한다고 해요. 특히 아이폰 표준 모델이 아닌 프로 제품군이 중국 스마트폰 판매 상위 10위 내에 안착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저가 스마트폰이 인기 많은 중국인데…프리미엄 시장 장악한 애플
(출처: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이외에 4~10위는 모두 아너(Honor), 오포(Oppo), 비보(Vivo) 등의 중국 현지 브랜드 제품이 차지했어요. 대부분 500달러 미만의 저가형 스마트폰이었죠. 중국에서는 대부분 저렴한 스마트폰을 선호한다는 건데, 이 틀을 깬 게 애플로 분석됩니다. 애플의 제품은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중국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어요.
실제로 고가 프리미엄 제품이라는 인식이 오히려 애플에 더 긍정적인 판매를 끌어내는 듯 보여요.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스마트폰이 일상 속에 자리 잡으면서 한 번 사면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고가 스마트폰을 찾는 경향이 생겼다고 강조했는데요.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에서 75%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6% 증가한 결과였죠.
아이폰 13 프로 (출처: 애플)
지난해 말, 애플은 중국 정저우시에 있는 최대 아이폰 공장이 코로나19로 폐쇄되면서 공급망 차질을 겪었습니다. 이어서 해당 공장에서 폭력 사태까지 발생하며 공급망 차질은 2달 가까이 지속됐죠. 결국 지난해 4분기, 아이폰 출하량은 예상보다 감소할 수밖에 없었어요. 이런 상황에서 프리미엄 시장을 장악해 전년도보다 판매량은 늘린 건 상당히 인상적이에요. 그 중심에는 중국의 유별난 아이폰 사랑이 큰 역할을 한 걸로 분석됩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