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Google)

오픈AI(OpenAI)가 내놓은 인공지능 챗봇 챗GPT(ChatGPT) 열풍이 한창이다. 챗GPT는 대형언어모델(LLM) GPT-3.5 모델을 기반으로 한 텍스트 생성 인공지능이다. 사용자가 던진 질문에 자연스럽게 답변하는 건 물론 논문이나 기사 작성, 작사·작곡, 번역까지 해낸다. 심지어 프로그램 제작에 필요한 코드를 제작하는 능력까지 갖췄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챗GPT에 대한 관심이 크다. 챗GPT는 출시 5일 만에 일일 사용자 100만, 두 달 만에 1000만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월간 사용자 수(MAU)는 1억명을 돌파했다. 이는 짧은 동영상 형식, 숏폼을 기반으로 급성장한 틱톡을 한참 앞선다. 틱톡은 1억 월간 사용자를 확보하는 데 9개월이나 걸렸다.

챗GPT의 성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을 듯하다. 오픈AI는 챗GPT 유료 버전을 판매 중이며, 개발자를 위한 GPT API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오픈AI를 점찍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행보도 무시할 수 없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검색엔진 빙(Bing)에 차세대 인공지능 모델 GPT-4를 접목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서비스에 GPT 모델을 활용할 방침이다.

(출처:OpenAI)

이런 상황이 전혀 반갑지 않은 업체가 있다. 구글이다. 구글은 챗GPT 등장 초기부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원하는 정보를 단숨에 찾아주는 챗GPT가 검색엔진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구글은 심각한 위협을 뜻하는 ‘코드 레드’를 발령하고, 빠르게 챗GPT 대응책을 강구했다.

그 결과 탄생한 게 바드(Bard)다. 바드는 챗GPT처럼 인터넷에서 학습한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하며, 대형언어모델을 통해 자연스러운 답변을 내놓는다. 바드에 사용된 대형언어모델은 구글이 개발한 람다(LaMDA)다. 람다는 1370억개 파라미터(매개변수)를 지녔는데, 바드에 사용된 모델은 경량화 버전이다.

참고로 파라미터는 인간 두뇌의 시냅스에 해당한다. 반드시 그런 건 아니지만, 보통 파라미터 수가 많을수록 성능이 뛰어나다. 챗GPT에 쓰인 GPT-3.5와 유료 버전에 적용된 GPT-4 모델 파라미터 수는 알 수 없다. 오픈AI에서 공개하지 않아서다. 단 최소 람다보단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구형 모델인 GPT-3의 파라미터 수가 1750억개에 달한다.

(출처:Google)

바드는 구글의 조바심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구글은 지난 2월 바드를 처음 발표했다. 챗GPT가 출시된지 3개월 만이다. 그러나 바드는 완벽하지 못했다. 오히려 챗GPT와 비교되며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 챗GPT와 차별되는 요소가 부족했고, 발표 당시 부정확한 답변을 내놨기 때문이다. 이에 구글 내부에서조차 성급하게 바드를 발표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구글은 바드를 빠르게 상용화하기 위해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3월 21일(현지시간) 구글은 미국, 영국 등 영미권 국가에서 바드 시험판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바드 발표로 고배를 마신지 1개월 반만이다. 일반인에게 바드를 공개했고, 앞으로 더 많은 지역에 사용권을 부여하겠다는 것 외 특별한 점은 없다.

구글은 왜 이처럼 빨리 바드를 대중에 공개했을까. 바드가 지닌 문제를 빠르게 개선하기 위해서다.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바드는 여전히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공개 테스트로 인해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사용자의 피드백은 기술을 개선하는 데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다.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사용자 피드백을 통해 성능을 개선하겠다는 의미다.

(출처:Google)

구글의 공식 발표에서도 이를 강조한다. 구글은 바드 시험판 출시 소식을 전하며 “바드를 개선하려면 더 많은 사용자들의 피드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구글 바드가 완벽하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편향되거나 부정확한 답변, 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답변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구글이 빠르게 바드를 공개하면서, 앞으로 인공지능 분야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오픈AI는 GPT 모델 배포에 적극적이고,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기업은 자사 서비스에 이를 활용하고 있다. 구글 역시 다양한 서비스에 인공지능을 접목할 방침이다. 구글도 마찬가지다. 앞서 검색엔진 외 여러 자사 서비스에 인공지능을 활용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람다 모델 API 배포를 시사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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