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비대면 수요 증가로 호황을 맞이했다. 이 시기 빅테크 업체들은 인원을 확충하고,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바뀌었다. 코로나19 완화로 일상으로 복귀가 가까워지면서, 이전만큼 호실적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기 침체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에 빅테크 업계는 경영 효율성을 위한 재정비에 나섰다. 돈이 되지 않는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대규모 인원 감축에 돌입한 것이다. 이 같은 긴축 경영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메타의 1만1000명대 정리 해고를 시작으로 여러 빅테크가 감원에 나섰다. 아마존도 그중 하다. 아마존은 올해 초 직원 1만8000여명을 해고했다.

빅테크 인원 정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달 중순, 메타가 직원 1만여명을 추가로 해고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아마존이 2차 인원 감축 방침을 밝혔다. 3월 20일(현지시간) 앤디 제시(Andy Jassy)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오는 4월까지 2차 구조조정을 단행할 예정이며, 감원 규모는 9000여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출처:Andy Jassy Twitter)

앤디 제시 CEO에 따르면 이번 인원 감축은 아마존웹서비스(AWS), PXT(People·Experience· Technology), 광고, 트위치에 집중된다. 아마존웹서비스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마존 주력 사업이다. PXT는 쉽게 말해 인사 부문이다. 아마존 자회사인 트위치는 게임 방송 특화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이다.

PXT 부문은 앞서 1차 정리해고 때도 대상이 됐던 곳이다. 트위치는 지난해 시청률이 지속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왔기에 그럴 수 있다. 아마존웹서비스는 의외다. 아마존웹서비스는 아마존의 캐시카우로 불린다. 외신 테크크런치(Techcrunch)는 아마존웹서비스 성장세가 이전만 하지 못해, 해고 대상에 포함됐다고 봤다.

제시 CEO는 대량 해고 이유에 대해 “그동안 아마존은 대부분 사업에 상당한 규모의 인력을 충원했다”며 “이는 사업과 경제 전반 상황을 고려할 때 당연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처한 불확실한 경제 상황과 미래에 존재할 불확실성을 감안해, 비용과 인력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출처:Unsplash / christian wiediger)

호실적을 기록했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엔 직원을 확충하는 게 옳은 일이었지만, 엔데믹과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감축을 결정했다는 얘기다. 실제 아마존은 코로나19 기간 직원 확충에 집중했다. 지난 2019년 아마존 직원 수는 총 80만명이었는데, 이듬해 40만명을 확충했다. 2021년 말 기준 아마존 직원 수는 160만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아마존의 호황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아마존은 지난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실적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은 5139억달러로 전년 대비 9.4% 증가했지만, 27억달러 규모 순손실을 기록했다. 아마존 역사상 최악의 성적표다. 앞으로 전망도 밝지 않다. 아마존은 올해 1분기 1235억달러 매출을 예상했는데, 이는 시장 전망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아마존은 인원 감축에 앞서, 실적이 부진한 사업도 정리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지난해 헬스케어 사업 ‘아마존 케어’를 중단했다. 아마존 케어는 오랜 기간 아마존이 준비한 원격 의료 서비스다. 배달 로봇 시범 사업 스카우트도 중단했으며, 2021년 출시한 어린이용 화상통화 제품 글로우 판매도 멈췄다.

(출처:Unsplash / dima solomin)

또 아마존은 지난해 미국과 영국에 위치한 오프라인 매장 68곳을 폐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에는 무인 결제 편의점인 ‘아마존 고’ 매장 8곳을 없앤다고 발표했다. 두 번째 사옥 건설 프로젝트 일부도 중단됐다. 아마존은 미국 버지니아주에 제2의 사옥 건설을 추진해왔다. 첫 단계인 메트로폴리탄 파크는 완공 후 입주를 앞두고 있으나 2단계인 펜플레이스 착공은 무기한 연기됐다.

지난해 메타를 시작으로 아마존을 비롯한 빅테크 공룡들이 대규모 해고를 단행했다. 이번에도 메타가 2차 인원 감축을 발표하자, 아마존이 뒤따랐다. 이에 일각에선 빅테크 업계에 2차 구조조정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한다. 앞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1월 각각 1만여명 규모 직원을 정리했다. 이들이 2차 정리 해고 대열에 참여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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