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9to5mac)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Spotify)가 지난 2021년 발표한 ‘하이파이(HiFi)’ 서비스를 기억하시는지. 스포티파이 하이파이는 무손실 고음질 음원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더 좋은 음원을 제공하는 대신, 가격을 높인 프리미엄 서비스로 알려졌다. 이에 값을 치르더라도 좋은 음질을 원하는 이들이 하이파이 서비스를 고대해 왔다.
하지만 스포티파이 하이파이 서비스는 감감무소식이다. 2년 전 출시를 예고했지만, 지금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 중간중간 스포티파이 하이파이 관련 추가 소식이 전해졌으나, 출시일은 예단하기 어려운 상태다. 실제 스포티파이는 하이파이 서비스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출시일을 알려주기 어렵다는 말만 반복했다.
이에 스포티파이가 서비스 출시를 포기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정말 그럴까. 최근 스포티파이 경영진은 하이파이 서비스가 지연된 이유와 함께 도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3월 15 (현지시간) 구스타프 세데르스트룀(Gustav Söderström) 스포티파이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최고개인정보책임자(CPO)는 외신 더 버지(The Verge)를 통해 회사 입장을 밝혔다.
그는 스포티파이 하이파이 서비스가 2년간 지체된 데에 “(서비스를) 발표하긴 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업계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스포티파이와 사용자에게 합당한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며, 업계 변화에 따라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단 음원 스트리밍 업계 변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하지 않았다.
세데르스트룀 CTO/CPO가 언급한 ‘업계 변화’는 뭘까. 일각에선 고음질 음원 서비스 경쟁 심화를 꼽는다. 앞서 애플은 스포티파이가 하이파이 서비스를 발표하자, 기존 사용자들에게 고음질 음원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와 달리 스포티파이 하이파이는 프리미엄 요금제로 알려졌다. 타사 서비스 대비 가격 경쟁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세데르스트룀 CTO/CPO는 발언에서도 비용, 즉 가격이 문제였다는 걸 엿볼 수 있다. 그는 ‘결국 음원 가격과 마진이 문제였느냐’는 질문에 “음원 계약 등 업계 다른 업체들이 어떻게 진행했는지 언급하긴 어렵지만, 비용 측면에서 스포티파이에 유리한 방식으로 진행하려 한다”고 에둘러 표현했다. 그간 추측이 어느 정도 들어맞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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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스포티파이는 하이파이 서비스를 출시하지 않기로 결정한 걸까. 그건 아니다. 출시일을 예단하긴 어렵지만 스포티파이는 여전히 하이파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세데르스트룀 CTO/CPO는 “남들이 다 하는 대로만 하고, 그저 가장 싸고 빠르게 내놓는다면, 불필요한 상품화가 될 수 있다”며 더 고민하고 서비스를 내놓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특히 세데르스트룀 CTO/CPO는 “스포티파이만의 독특한 무언가를 할 것이며 포기하고 싶지 않다”며 “‘일단 해보자’가 아니라 ‘우리는 할 거야’라고 말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스포티파이는 타사와 다른 차별화한 고음질 음원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고, 조급하게 출시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럼 스포티파이는 하이파이 서비스를 어떻게 설계하려 할까. 지난해 말 공개된 스포티파이 플래티넘 요금제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플래티넘 요금제는 아직 적용되지 않았지만, 기존 요금제보다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서비스다. 하이파이 음원, 스튜디오 사운드, 라이브러리 프로, 팟캐스트 광고 제한 등 총 7가지 특전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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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플래티넘 요금제는 가격대가 높다. 플래티넘 요금제 가격은 한 달에 19.99달러, 우리 돈 2만 6000원으로 설정돼 있다. 현재 판매 중인 스포티파이 요금제보다 최대 네 배가량 비싸다. 국내 기준 스포티파이 요금제는 베이직, 개인, 듀오로 나뉜다. 베이직은 월 7900원, 개인은 1만900원, 듀오는 1만6350원이다. 대신 현 요금제는 플래티넘 수준의 혜택이 없다.
스포티파이가 하이파이 서비스를 발표한지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이번에 경영진이 밝힌 대로라면, 스포티파이는 하이파이 서비스 출시를 준비해왔다. 오랜 시간 고민한 만큼, 하이파이 서비스는 차별화된 혜택을 갖춰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애플, 아마존, 타이달 등 타사와 고음원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힘들 테니.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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