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Unsplash / onur binay)
스마트워치로 어떤 정보를 가장 많이 확인하시나요. 시간, 날짜, 알람 빼고요. 아마 걸음 수를 가장 많이 보게 될 겁니다. 굳이 보려 하지 않아도 그렇게 돼요. 요즘 스마트워치는 사용자가 원하지 않더라도 운동량을 알려주거든요. 예를 들어 하루에 몇 걸음 걸었는지, 이를 통해 얼마나 많은 열량을 소비했는지 보여줍니다.
심지어 스마트워치는 아침에 일어나면 사용자가 설정한 목표 걸음 수를 알려주고, 저녁에는 정해진 걸음 수를 채웠는지 확인해요. 목표를 채우면 축하 알람을 띄우고, 그렇지 못하면 다음엔 힘내라고 하죠. 그러다 보니 스마트워치를 사용하면, 매일같이 걸음 수를 확인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도대체 스마트워치는 어떻게 내 걸음 수를 측정해서 알려주는 걸까요.
걸음 수 측정에 필요한 부품이 있을 텐데?
(출처:flickr)
걸음 수를 세어주는 기계를 만보기라고 합니다. 예전에는 이 기기를 들고 다니며 걸음 수를 측정하곤 했죠. 만보기 안에는 자석으로 만들어진 추가 달려있는데요. 사용자가 움직일 때마다 자석 추가 위·아래로 수직 방향 진자운동을 하면서 리드스위치라는 부품을 건드리게건들이게 돼요. 만보기는 추가 리드스위치를 닿는 순간 한 걸음 걸었다고 인식합니다.
그럼 스마트워치 안에도 자석 추가 들어있는 걸까요? 아닙니다. 스마트워치는 여러 가지 부품이 집약된 소형 전자 제품이에요. 그 안에 자석 추가 들어갈 공간이 있을 리 만무하죠. 대신 스마트워치는 가속도 센서를 품고 있어요. 물체가 특정 방향으로 이동하면, 이에 따른 가속도가 발생하는데요. 가속도 센서는 가속도, 즉 착용자의 움직임을 감지해요.
(출처:Fitbit)
(출처:Apple)
가속도 센서가 스마트워치에만 탑재된 특별한 부품은 아니에요.스마트폰에도 들어가 있어요. 스마트폰 보급 이후 걸음 수 측정 기능을 지닌 다양한 운동 앱이 등장했는데요. 이들 앱도 걸음 수를 잴 때 가속도 센서를 이용해요. 그럼 가속도 센서는 어떤 방식으로 걸음을 측정할까요. 그리고 어떻게 걷고 있다는 걸 인지할까요.
스마트워치 걸음 수 측정 원리는?
가속도 센서는 사용자 움직임을 X, Y, Z 세 가지 방향으로 구분해서 인식해요. 그래서 3축 가속도 센서라고 불립니다. X축은 전진 방향, 그러니까 사용자가 앞으로 움직일 때 발생하는 변화를 감지해요. Y축은 좌우 움직임, Z축은 수직 방향 움직임을 감지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걸을 때 여러 방향에서 발생하는 가속도 변화를 토대로 걸음 수를 계산하는 겁니다.
쉽게 설명해 볼게요. 사람이 걷기 위해선 양발을 차례로 내딛어야 합니다. 오른발, 왼발, 오른발, 왼발 이런 식으로요. 이때 양발이 교차되는 시점부터 한쪽 발을 쭉 뻗기 전까지는 X축 가속도가 줄어들어요. 반대로 한 발을 쭉 뻗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X축 가속도가 증가하죠.
(출처:Arxiv)
Z축을 볼까요. 사람은 바퀴 달린 물체처럼 움직이지 않아요. 발을 교차로 내딛으면서 걷죠. 그래서 걷기 시작하면 몸이 위·아래로 들썩일 수밖에 없고, Z축(수직) 가속도에 변화가 생겨요. Z축 가속도는 쭉 뻗어있던 발이 돌아오면서, 양발 교차하는 순간까지 커져요. 이후 반대편 발이 뻗어나가서 지면에 닿는 순간까진 줄어들고요.
Y축은 좌우 움직임을 나타낸다고 했습니다. 그렇기에 걸음 수를 잴 때 X, Z축보다 비교적 중요도가 떨어져요. 사람이 지그재그 방향으로 몸을 흔들며 걷진 않잖아요. Y축의 경우 걸음 수 측정 기여도는 떨어지지만, 달리기처럼 움직임이 큰 활동엔 꽤 도움이 된다고 해요. 양팔을 크게 흔들고 좌우 움직임이 커지니까요.
가속도계가 걸음에 따른 가속도 변화를 감지한다는 건 이해되셨을 겁니다. 그럼 스마트워치를 올바르게 착용하지 않았을 때 X, Y, Z축을 구분하는 원리는 뭘까요.
(출처:Arxiv)
스마트워치가 X, Y, Z축을 구분하는 원리는 단순합니다. X, Y, Z축 가속도 변화가 다르거든요. 예컨대 걸을 땐 전진 방향, 그러니까 X축 변화 값이 크겠죠. 뛸 땐 Z축 가속도 값이 더 도드라지게 변할 거고요. 스마트워치는 가속도 변화가 가장 큰 축을 기준으로 잡고 걸음 수를 측정합니다.
가속도 측정만으로 부족하지 않아?
스마트워치는 가속도 변화 패턴을 알고리즘으로 분석합니다. 그리고 가속도 변화 최대값과 최소값을 계속 업데이트하면서, 평균값을 산출하죠. 이를 통해 가속도 센서가 인지한 가속도 변화 정도가 유효한지 확인해요. 만약 가속도 측정치가 여기에 부합하지 않으면 걸음수로 세지 않습니다. 스마트워치가 걸음 수만 정확히 기록할 수 있는 이유죠.
이외 스마트워치는 사용자 신체 정보, 심박수 측정에 흔히 쓰이는 광혈류측정(PPG) 센서, GPS 등을 통해 얻은 추가 정보를 통해 정확한 걸음 수를 측정하기도 합니다. 원래 광혈류측정 센서는 심박수를 재는 데 쓰입니다. 심박수는 호흡수와 연관돼 있는데요. 이를 통해 얻은 호흡수 정보를 활용해 걷기 측정에 활용하는 거죠.
(출처:Unsplash / lloyd dirks)
스마트워치 걸음 수 측정은 꽤 정확한 편인데요. 단 제조사별 알고리즘이 다르기에 차이 날 수 있습니다.
앞서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은 국내서 판매 중인 8개 스마트워치 제품군을 대상으로 걸음 수 정확도를 측정한 바 있습니다. 삼성전자, 애플, 가민, 샤오미, 어메이즈핏, 핏비트, 레노버, 코아 제품이 쓰였는데요. 이 중 5개 브랜드 제품이 오차범위 10% 이하를 기록해 우수 판정을 받았어요. 레노버, 코아 제품은 오차범위 10~15%, 가민은 15%를 초과했고요.
✔ 스마트워치 걸음 수 측정 원리
1. 스마트워치는 3축 가속도 센서를 이용해서 걸음 수를 세요.
2. 가속도 센서는 X, Y, Z 축에 가해지는 힘의 양을 계산합니다.
3. 알고리즘으로 정한 기준값 이외 측정값은 걸음 수로 세지 않아요.
4. 사용자 신체 정보나 기타 센서로 얻은 정보로 걸음 수를 보정해요.
5. 걸음 수 측정은 정확한 편이지만, 제조사마다 편차가 있어요.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