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면접 효과 있다더니…‘편향성 줄이는 데 도움 안 돼’


(출처 : Giphy)

취업 문이 바늘구멍이라는 얘기가 많다. 구직자는 매년 늘어나고,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취업 준비생은 기업이 요구하는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잘 준비해 1차 서류 전형 통과부터 노려야 한다. 서류 심사를 통과해도 한고비 넘겼을 뿐이다. 구직자가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면접 전형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여러 명의 심사위원 앞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구직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면접을 통과하기 위해선 해볼 수 있는 건 모두 해봐야 한다. 적지 않은 이들이 면접 스터디에 참여해 정보를 주고받기도 한다.

안 그래도 힘든 취업 시장에 예상치 못한 변수까지 등장했다. 올해부터 대부분의 기업이 공개 채용을 없애고, 수시 채용으로 전환한 것. 여기에 이름만으로도 생소한 ‘인공지능(AI) 면접’까지 도입됐다. 해당 면접에서 활용되는 AI 소프트웨어가 목소리, 표정 변화 등 지원자의 비언어적 요소를 빅데이터로 분석해 해당 지원자를 신뢰해도 되는지 여부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점점 더 늘어나는 AI 면접…기업은 왜 AI를 채용 과정에 활용하나


(출처 : Giphy)

기업은 편견과 차별 없이 공정한 인재를 채용하고자 AI 도구 사용을 점점 더 늘리고 있다. 지난 2020년 500명의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국제 설문 조사에 따르면 25%가 채용 과정에 AI를 활용하고 있었다. AI는 대개 인간의 작업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사실 기업 입장에서는 인재를 채용하는 데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시점에서 AI 면접 또한 언젠가는 마주해야 할 현실이었을지도 모른다. 국내에서도 SK, CJ, LG 등 지난해 기준으로 450개 이상의 기업이 벌써 AI 면접을 채용 과정에 도입했다.

하지만 구직자 입장에선 여간 혼란스러운 게 아니다. 새로 도입된 면접 방식인 만큼, 정보도 거의 없어 준비 자체가 쉽지 않다. 일반 면접관은 사람이라서 표정이나 말투로 조금이라도 의중을 살필 수 있다. 하지만 감정이 없는 AI 면접관은 도무지 속을 알 길이 없다. 새로 도입된 AI 면접에 구직자들은 한없이 작아진다. 그런데, 이들을 더 눈물짓게 만든 소식이 최근 나왔다. 객관적 채용을 위해 도입된 AI 면접 도구가 오히려 고용주 입맛에 맞는 이들을 편향되게 뽑을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AI가 직장 내 다양성을 촉진한다는 것은 위험한 주장’…최근 연구 결과


연구진이 실험에 활용한 AI 면접 소프트웨어 (출처 : BBC)

지난 10일(현지 시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University of Cambridge)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철학과 기술(Philosophy and Technology)’에 새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AI 채용 도구가 직장 내 다양성을 촉진할 수 있다는 주장은 거짓이며, 매우 위험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AI 소프트웨어가 지원자의 목소리와 표정 변화 등 비언어적 요소를 분석해 성격을 평가하는 것 자체가 비과학적이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케임브리지대 컴퓨터 전공 학부생과 자체 AI 면접 소프트웨어를 구축해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에서 표정과 의상, 조명, 배경 등 변화가 AI의 성격 인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봤다. 보통의 실제 면접과 유사하게 AI 소프트웨어가 지원자의 외향성, 진솔함, 성실성 등 성격 지표를 점수로 산정하게 했다. 실험 결과, 같은 인물이어도 명도나 채도, 의상에 따라 점수가 들쑥날쑥 바뀌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연구진은 결국 AI가 학습한 데이터에 따라 또 다른 편견이 형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애초에 외관상 드러나는 요소로 점수를 매기는 것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고용주 입맛에 맞게 조정될 수도’…더욱 더 막막해진 취업 시장


(출처 : Giphy)

연구는 또한 영미 국가에서 널리 쓰이는 AI 면접 서비스 ‘리토리오(Retorio)’와 ‘마이인터뷰(myInterview)’ 등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서비스가 성별과 인종을 따지지 않아 다양한 배경의 구직자를 뽑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오히려 고용주가 선호하는 기준의 데이터를 학습시켜 AI를 조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객관적인 인재 선발을 위해 도입한 AI 도구가 오히려 불평등과 차별을 고착화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기업은 AI 면접이 공정한 채용에 도움이 된다고 여전히 믿고 있다. 이 믿음을 재고해야 할 시점일지도 모른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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