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폭스바겐이 투자한 아르고 AI 폐쇄가 의미하는 것


(출처 : 포드)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IT 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포드와 폭스바겐이 투자한 자율주행 자동차 스타트업 아르고 AI(Argo AI)가 문을 닫는다. 아르고 AI는 지난 2016년 설립됐다. 이후 2017년, 포드 10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세상에 알려졌고, 2019년에는 폭스바겐이 26억 달러 이상의 투자금을 지원하며 더욱 성장했다. 포드와 폭스바겐이 아르고 AI에 투자한 이유는 자율주행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투자한 지 5년 만에 발을 빼면서, 스타트업은 사업을 접게 됐다. 포드와 폭스바겐 이후로 아르고 AI가 새로운 투자자를 찾지 못한 탓이 컸다.

매체에 익명을 요구한 여러 소식통에 따르면 아르고 AI 직원들은 지난주 전체 회의에서 일부 직원들이 포드와 폭스바겐으로부터 이직 제안을 받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아직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두 회사로 이동하게 될지는 확실하지 않다. 분명한 건, 모든 직원들이 채용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포드와 폭스바겐에 고용되지 않은 사람들은 건강 보험을 포함한 퇴직금, 그리고 별도의 보너스를 받게 된다.


아르고 AI의 브라이언 살레스키 CEO(왼쪽)와 피터 랜더 회장 (출처 : 에스비즈뉴스)

아르고 AI는 성명을 통해 “주주들과 협력해 회사로서의 사명을 계속하지 않기로 했다.”며 스타트업 폐쇄 사실을 공식화했다. 이어서 “많은 직원이 포드나 폭스바겐과 함께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작업을 계속할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익명의 소식통이 전했던 것처럼 일부 직원들의 이직이 사실인 것이다. 하지만 스타트업의 말대로 이직한 직원들이 계속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적어도 당분간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포드와 폭스바겐이 자율주행차 기술에 전념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포드·폭스바겐은 왜 아르고 AI 투자를 멈췄나


(출처 : 포드)

포드는 지난달 27일 3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아르고 AI에 대한 투자로 3분기에만 8억 270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자율주행차 기술이 아닌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 개발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회사 입장에서 내린 전략적 결정이었다. 더 이상의 자율주행 투자는 손해만 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짐 팔리(Jim Farley)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수익성 있는 완전 자율주행 차량은 아직 멀기 때문에 해당 기술을 회사가 직접 만들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자율주행차 상용화가 먼 얘기라 회사가 기술을 직접 개발할 필요가 없다고 깨달았다는 것이다. 포드는 오히려 이후에 완벽히 개발된 타사의 기술을 구매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폭스바겐 역시 성명을 내고 투자 중단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올리버 블루메(Oliver Blume) 폭스바겐 CEO는 “우리의 목표는 가능한 한 빨리 고객들에게 강력한 기능을 제공하고, 비용 효율적으로 개발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의 자율주행차 기술은 개발에 시간이 오래 걸려 비용 효율성이 떨어지고, 고객들에게 안정된 기능을 제공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추가 투자를 멈춘다는 것이다.

초기 산업 너무 부풀려져…사실상 자율주행차 개발 중단 의미하는 것


(출처 : 아르고 AI)

결국 포드와 폭스바겐이 아르고 AI에 대한 투자를 중단한 것은, 자율주행차 개발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같다. 포드와 폭스바겐이 지난 3~5년간 아르고 AI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다. 아르고 AI의 폐쇄 이유는 포드·폭스바겐 이후 투자자를 찾지 못해서다. 포드와 폭스바겐은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업체로 인정받고 있다. 이런 주요 자동차 제조 업체가 가능성을 인정해 수년간 투자한 기술 스타트업에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IT 매체 테크크런치(TechCrunch)는 아르고 AI를 향한 투자가 해당 산업이 과장된 시기에 일어났다는 점을 지적했다. 애초에 포드와 폭스바겐이 아르고 AI에 투자할 때는 자율주행차가 붐을 일으켰던 초기였고, 당시에는 해당 산업을 향한 전망이 다소 부풀려진 감이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과장된 전망을 눈치채고, 이미 여러 기업이 자율주행차 프로젝트에 손을 뗐다. 대표적인 예로 우버(Uber)가 지난 2020년 수억 달러를 투자한 자율주행차 스타트업을 신생 기업에 매각했다. 결국 업계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 회의적인 셈이다. 이를 감안하면 아르고 AI가 새로운 투자자를 찾지 못해 폐쇄하게 된 것도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다.

자율주행차 생산 외에도 해결해야 할 현실적 과제 많아


(출처 : 아르고 AI)

해결해야 할 현실적인 문제들이 많다는 것도 제조업체를 망설이게 하는 이유다. 자동차 제조업체가 자율주행차 생산에 성공하더라도, 많은 장애물을 극복해야 한다. 일례로, 완전 자율주행차를 타다가 사고가 났을 때 그 책임소재를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다. 자동차 제조업체인지, 소프트웨어 개발사인지, 아니면 운전석에 타고 있던 사람인지 책임을 따지기 정말 애매해진다. 미국에선 38개 주가 자율주행차에 관한 법률을 도입했지만, 아직 세부 사항에 대한 연방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상태에서 미국 전체 지역에 걸쳐 법률을 도입하기엔 어렵다는 얘기다.

물론 기술적인 어려움도 당연히 있다. 자동차 전문 매체 핫카(Hotcars)에 따르면 가장 뚜렷한 문제는 레이더 간섭이다. 자율주행차는 주변을 탐지하기 위한 수많은 레이더 센서가 장착돼 있다. 그런데, 두 대 이상의 차량이 가까이 있는 경우 레이더 센서가 잘못된 신호를 생성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차량의 전파가 서로 간섭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항공기는 이러한 레이더 기술이 쉽게 적용될 수 있다. 도로와 다르게, 항공 교통량이 매우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도시는 혼잡한 교통량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회사가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히고 있다.


(출처 : 아르고 AI)

포드와 폭스바겐이 자율주행 개발에 손을 떼고 있다. 두 회사의 아르고 AI 투자 중단은 결국 자율주행차 기술 투자를 향한 초기의 열기가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장 활발하게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접목한 차량을 내놓고 있는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Tesla)마저 끊임없이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완전자율주행의 상용화까지, 멀고도 험한 길이 예상된다. 이제 초기 투자자들은 현실적 상황을 깨닫고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철수하고 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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