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 ‘EOS R6’, 플래그십을 압축해 눌러 만든 듯한 성능과 안정성

“1DX 시리즈를 압축기로 꾹 눌러 만들면 EOS R6가 나오지 않을까요”

10여년 가까이 활동해 온 포토그래퍼 ‘황도현 작가’에게 캐논 EOS R6를 평가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돌아온 대답이다. 가격대도 다르고 사양(스펙)도 차이가 나는 제품이다. 1DX는 캐논의 최상위급 모델인데, 3분의 1 가격대인 EOS R6를 빗대는데 1DX를 끌고와서 놀랐다.

하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니 조금씩 납득이 갔다. 카메라 리뷰 에디터로도 활동했던 그의 말에 신뢰가 더해졌다. 최근 캐논이 전문가급 미러리스 카메라로 내놓은 EOS R6는 어떻게 ‘믿음직한 바디’가 됐을까. 전문가인 황작가의 입을 빌려 EOS R6를 톺아보기로 했다.

캐논 AE-1부터 이어온 인연, “지금까지 부족함을 다 채운 첫인상”

Q. 안녕하세요. 우선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황 : 네 저는 푸드, 제품 등 상업 사진을 찍고 있는 황도현입니다. 스튜디오 홀리를 운영하고 있죠. 처음에는 취미로 사진을 시작했는데, 2007년 경부터 에디터 생활을 하면서 본격적인 사진 촬영 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이후 국내 커머스기업인 티몬에 입사해 인하우스 포토그래퍼로 활동했고요. 2017년에 독립적으로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상업 포토그래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캐논과는 인연이 남다르다고 들었는데요. 캐논과 첫 만남은 언제였나요

황 : 태어나기 전이라고 하면 조금 웃길까요? 어머니가 디자이너셨어요. 결혼을 하고 신혼 여행을 가게 됐는데, 당시 카메라가 없었던거죠. 시아버지께서 카메라를 빌려서 보내기 싫다고 직접 구매를 하셨다고 해요. 그게 캐논 AE-1 제품이었죠. 그런데 신혼여행을 다녀오신 어머니가 사진을 현상하니 모두 엉망인거에요. 하얗게 나오거나 검게 나오거나. 그 후 디자이너 일을 그만두시고 본격적으로 카메라 공부를 하셨다고 해요. 저를 임신한 시기였는데, 어머니는 셔터 스피드니, 조리개니 카메라 공부를 하셨고 얼떨결에 사진으로 태교하셨다고 들었어요.

Q. 그때가 1982년이라고요. 인연이 깊다고 하면 상당히 깊네요. 그 캐논 AE-1은 여전히 가지고 계신가요

황 : 네 바로 이겁니다. 이번에 리뷰한 EOS R6랑 같이 두면 제법 그림이 되네요.(웃음)

Q. 그 뒤에도 캐논 바디를 많이 사용하셨나요?

황 : 네 실제 사진 일을 하면서 캐논 5D 시리즈와 7D 시리즈를 실제 사용했습니다. 지역 신문에서 사진 기자로 활동한 적도 있는데, 그때도 많이 들고 다녔죠. 꼭 메인 기기가 아니더라도 제품이 나올때마다 괜찮은지 테스트를 많이 했습니다. 특히 리뷰 에디터로 일하면서 다양한 카메라를 접하고 만져보게 됐죠. 최근까지도 캐논 5D 시리즈를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Q. 이번에 리뷰하신 EOS R6를 이야기해볼까요. 첫인상은 어땠나요?

황 : 우선 결점부터 찾아봤어요. 상업용 사진을 찍고, 예전에 에디터로 활동도 해서 그런지 기기를 보면 우선 단점부터 보게 되더라고요. 아주 예전에 쓰던 캐논 기기는 내구성이라든지 이미지 센서 등 몇몇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었어요.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EOS R6는 그걸 찾아보기 힘들었어요. 캐논 뿐만 아니라 여러 브랜드의 기기를 사용하면서 느꼈던 부족함을 다 채운 느낌이랄까요

한손에 잡히는 풀프레임 미러리스, 사용자 배려가 엿보여

Q. 구체적으로 들어가보죠. 일단 바디 외관적인 측면에서 보면 EOS R6는 어떤 특징이있나요

황 : EOS R6가 미러리스 바디라는 것에서 시작해봅시다. DSLR에서 미러를 없애면서 기기가 작아지는 트렌드가 있죠. 가벼워서 좋긴한데 가끔 손에 안맞을 때가 있더라고요. 그립감이죠. 그런데 EOS R6는 일단 제 손에는 딱 맞았어요(흘깃 본 황작가의 손은 아주 크지도 아주 작지도 않은 평균적 크기였다). 손가락이 남아서 바디를 벗어나지 않죠. 검지부터 새끼 손가락까지 딱 감쌀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립 부분에 신경을 좀 쓴 모양이에요. 전면 그립 뿐만 아니라 뒷부분도 살짝 곡선을 줘서 잡기 편한 기기였습니다. 핸드스트랩이 없어도 될거 같아요. 다만 무게가 조금만 덜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뭐 이건 개인적인거죠.

초점거리 105mm, ISO 200, 노출 1/125, 셔터 1/128, f/8.0

Q. 인터페이스는 어떤가요. 아무래도 전문가 입장에서는 다양한 기능만큼 편리한 사용자환경(UI)이 중요한거 같은데요

황 : 사실 캐논 인터페이스를 가장 좋아해요. 다른 브랜드 대비 분류가 잘 되어 있어요. 그룹핑이라고 할까요. 번호로 1번 2번 3번 4번 이런 식으로 카테고리를 나눴는데, 어디에 어떤 기능이 있는지 쉽게 찾을 수 있죠. 초보자도 원하는 메뉴를 손쉽게 찾을 수 있게 배려한 것 같습니다. 누가 쓰더라도 노이즈 감소, 다중 노출 등 원하는 기능을 쉽게 사용할 수 있어요. 혹은 새로 나와서 안 써본 신기능 같은 것도 쉽게 접근할 수 있고요. EOS R6도 마찬가지인데, 지금까지 써 본 카메라 중에서는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스위블 액정도 편리했죠. 캐논을 포함해 여러 카메라 브랜드가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건데, 아무래도 상업용 사진을 찍을때나 아이 사진을 찍을 때 다양한 시각에서 촬영할 수 있죠. 이게 은근히 꼭 필요한데, 상업용 사진은 앵글을 보기 위해 따로 모니터를 두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스위블 액정이 탑재되어 있어 부가 장비를 쓸 필요없이 바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죠.

화질, AF, 연사…극한의 테스트에도 안정적 결과물이 인상적

Q. 성능으로 넘어가 볼까요. 이번에 EOS R6를 리뷰하기 위해서 극한의 테스트를 시도해보셨다면서요.

황 : 네. 기기가 어디까지 따라올 수 있는지 궁금했어요. 실제 상업 사진을 찍을 때는 잘 적용하지 않는 상황을 만들어봤죠. 대표적으로 다이내믹레인지, 계조, 노이즈 부분을 보려고요. 우선 조명 하이라이트를 가장 강하게 하거나 가장 약하게 해봤습니다. 그런데도 계조가 살아남더라고요. 실제로 이런 상황은 없겠지만, 극한의 상황이라도 사진 결과물은 만족할 수준으로 얻을 수 있는거죠. 노이즈 감소는 캐논 5D 마크 4에서 받았던 감동 그 이상입니다. 마크 4 이전에는 계조 폭이 촘촘하지 않았던 부분을 느꼈는데, 이번에는 그런 것 없이 섬세하고 계조를 살리더라고요. DR. 다이내믹레인지도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악조건에서도 제대로 된 결과물을 뽑을 수 있게 됐죠.

초점거리 85mm, ISO 3200, 노출 1/8000, 셔터 1/10000, f/2.0

Q. 셔터 스피드, 오토포커스(AF) 쪽은 어떤가요. 이번에 연사 촬영을 하면서 조금 놀라셨다고 들었는데…

황 : 네. 있는 그대로 느껴 보려고 카메라 바디 스펙을 미리 확인하지 않았어요. 사양 읽으면 평가가 고정되는 느낌이 있어서요. 그래서 고속 연사 플러스를 했는데, 너무 빨리 찍히는거에요. 다시 보니 초당 20 연사더라고요. 그래서 낮춰도 12연사였어요. 이건 프레스 바디급이라고 봐야하죠. 한참을 기계식 연사로 찍다가 메모리가 금방 동이 날거 같아서 저속 연사로 바꿔서 찍어보곤 했죠.

초점거리 105mm, ISO 200, 노출 1/125, 셔터 1/128, f/8.0

AF도 마찬가지에요. 모델에게 빨리 움직여 달라고 요청하고 촬영했는데 따라가는 속도가 기존 캐논 기기와는 차이가 느껴졌습니다. 물론 이건 렌즈 성능도 함께 개선됐다고 봐야겠죠. 아무래도 영상을 촬영하는 조건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아요. AF 성능이 안 좋으면 영상 찍을 때 초점링을 따로 잡기도 하는데, EOS R6에서는 그럴 필요는 없을거 같아요.

초점거리 24mm, ISO 4000, 노출 1/640, 셔터 1/667, f/4.0

버퍼 없는 빠른 처리 속도…전원 버튼 위치는 아쉬워

Q. 이미지 처리 속도는 어떤가요. 캐논이 이번에 EOS R6를 내놓으면서 고속 고감도 CMOS 센서와 이미지 판독 처리 속도에 자신감을 보이는 것 같던데요

황 : 네 맞아요. 이건 연사와 AF에서 바로 차이를 느낄 수 있죠. 20 연사 속도에서도 이미지가 바로 바로 처리가 됐죠. 버퍼가 없다는 거에요. AF 잡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특히 존 AF 같은 건 프레스 바디에서나 채용하는 기능인데, EOS R6에서도 들어가 있더라고요. EOS R6에 들어가 있는 AF 방식 자체가 많아요. 스팟, 1포인트 존, 대형 존, 수직 수평 등등…

초점거리 105mm, ISO 320, 노출 1/125, 셔터 1/128, f/8.0

Q. 그 외에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나 아쉬웠던 점이 있을까요

황 : 작은 거지만 USB-C 타입 충전이 되는 게 은근 유용했고…아쉬운 점이라고 하면 전원 버튼? 이건 카메라 브랜드마다 차이가 있는건데, 아무래도 미러리스 카메라인 EOS R6 경우 한손(황 작가 경우 오른손)으로 다 조작할 만큼 그립감이 좋죠. 그럼 전원 버튼도 셔터 버튼이 있는 쪽에 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은 했어요. 외부 촬영할 때 왼손에 다른 장비를 들고 있는 경우가 있거든요.

2010만화소가 아쉬운 전문가도 있을거에요. 대용량 작업을 하는 분들일텐데, 이런 분들은 아마 다른 장비가 또 있겠죠. 저처럼 상업 사진이나 스포츠, 웨딩 촬영할 때는 크게 신경 쓸 부분은 아니겠죠.

초점거리 70mm, ISO 6400, 노출 1/8000, 셔터 1/10000, f/4.0

Q. 그렇군요. 그럼 렌즈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EOS R6랑 가장 잘 맞는 렌즈는 무엇일까요

황 : 보통 ‘하나의 렌즈만 뽑으면?’이란 질문을 많이 받는데(웃음), 사실 이건 큰 의미가 없는거 같아요. 제가 이번에 리뷰하면서 쓴 렌즈는 RF 85mm F2와 24-105mm 줌 렌즈였거든요. 실제로는 85mm를 더 많이 사용한 거 같고…만약 한개 렌즈만 물려야 한다면 전 35mm를 추천해요. 이건 꼭 EOS R6만의 이야기는 아니고요. 35mm로 사진을 찍으면 실력이 빨리 올라간다고 생각하거든요. 공부가 많이 되죠. 사진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께 추천드리는겁니다.

상업 사진, 프레스…전천후 모델 “1Dx를 꾹 눌러 놓으면 EOS R6가 아닐까”

Q. 마지막 총평과 함께, 이런 분들에게 EOS R6를 추천한다면?!

황 : 사실 이정도 바디면 특정 누군가에 적합하다고 하기 어려울 정도죠. 제품 가격이 적당하다고 생각한다면요. 전 이런 느낌을 받았어요. ‘지금까지 캐논이 부족하다고 지적 받았던 요소를 모두 제거했다’ 캐논이 쌓아온 카메라 기술력과 노하우, 경험이 축적된 게 EOS R6에서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죠.

※ 제품 사진을 제외한 모든 사진은 황도현 작가가 캐논 EOS R6로 촬영한 사진입니다

정리=테크플러스 에디터 권동준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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