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IT] 미국이 결코 중국을 따라잡지 못할 IT기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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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이 사용자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세상이 열리면서 핸드폰 보안이 나날이 강해지고 있다. 요즘은 지문으로 핸드폰 잠금을 해제하는 게 일상이어서 종종 “손가락 좀 빌려줘”란 농담 같은 진담을 듣는다. 영화에서 보안을 뚫기 위해 중요한 인물의 손가락을 잘라서 잘 보관하였다가 인식장치에 대는 장면을 본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실제로 많은 이들이 자기 핸드폰에다 손가락을 대고 잠금을 해제하는 ‘첨단’ 세상이 일상이 되었다. 아이폰에서는 ‘얼굴인식(Face Recognition)’ 보안 프로그램(페이스아이디ㆍface ID)을 볼 수 있다.

얼굴인식은 지문, 음성, 홍채, 손금, 정맥분포 등 다양한 생체정보를 개인 식별에 활용하는 ‘생체인식(biometrics)’의 하나로 보아야 하지만 훨씬 더 논쟁적인 보안 방법론이다. 예컨대 지문은 날인 등의 방법을 통해 사용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얼굴은 광범위하게 보급된 CCTV 등 현대의 강력한 감시망에 의해 개인의 동의 없이도 방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어 인권침해의 우려가 상존하기 때문이다. 하긴, 개인정보보호와 인권과 관련하여 민감한 정보에 해당하는 지문을 핸드폰 이용자가 요즘은 아무 생각 없이 IT회사에 제공하는 시대여서 개인정보와 관련한 인권 감수성이 점점 떨어지는 추세이긴 하다. 그럼에도 암암리에 빅 브라더를 만들어낼 가장 큰 가능성이 얼굴인식에서 찾아진다고 할 때 얼굴인식 기술에 가장 많은 우려가 몰릴 수밖에 없어 보인다.

얼굴인식의 쟁점은 너무 정확하고 광범위하게 작동하는 데서 주로 발견되지만 아마 보안기술의 영원한 과제인 ‘인식’의 부정확성에서도 발견된다. 후자의 사례는 인터넷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미성년 아들이 아버지 핸드폰에 자신의 얼굴로 접속해 들어가 게임사이트에서 거액을 지출하는 등 얼굴인식 오류가 흔한 예이다.

2020년 12월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阿里巴巴) 그룹은 지난 17일 성명을 내고 “어떤 형태의 인종차별이나 민족차별, 또는 자료수집은 알리바바의 정책과 가치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최근 논란이 된 소프트웨어를 없앴다고 밝혔다. 논란은, 알리바바 그룹 자회사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얼굴인식 기술이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에 주로 거주하는 위구르족을 비롯하여 중국 내 이슬람 소수 민족을 식별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알리바바는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얼굴인식 기술에서 관련 소프트웨어를 이번에 제거했다.

알리바바 그룹은 성명에서 “우리는 ‘알리바바 클라우드’가 비디오 이미지를 분류하는 알고리즘 속성으로 인종 집단(ethnicity)을 포함한 얼굴인식 기술을 개발했다는 사실을 알고 실망했다.”고 말했다. 해명이지만 책임을 자회사로 돌린 것이기도 하다. 성명서는 “우리의 기술이 특정한 인종적 집단을 겨냥하거나 구별하는 데 사용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리바바의 성명 발표 직전인 지난 16일 미국의 독립 연구단체인 영상감시연구소(IPVM)는 “‘알리바바 클라우드’가 제공하는 ‘클라우드 실드(Cloud Shield)’ 서비스에서 위구르족을 식별하는 기술이 발견됐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영상감시연구소는 위구르족과 연관된 콘텐츠를 검열하고 삭제하는 데에 ‘클라우드 실드’의 안면인식 기술이 활용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예를 들어 ‘클라우드 실드’ 서비스에 가입한 사이트에 위구르족 이용자가 라이브 스트리밍 영상을 올리면, 그 이용자가 위구르족이라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감지 후의 공정은 쉽게 추정할 수 있다.

휴먼라이츠워치(HRW) 또한 최근 보고서를 통해 신장위구르 자치구 공안당국이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감시 플랫폼을 사용해 위구르족을 대상으로 ‘자의적인’ 감시활동을 하고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신장위구르 자치구 공안당국은 지역 곳곳에 얼굴인식 카메라를 갖춘 검문소를 설치하고, 가정이나 건물 곳곳에도 감시용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광범위한 감시망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얼굴인식 기술의 위험성은 미국에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터지면서 세계적으로 공론화한 상태이다. 2020년 5월 미국 경찰의 과잉 진 과정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숨지면서, 얼굴인식 기술이 인종차별 도구가 될 수 있다는 문제제기가 다시금 심각하게 이루어졌다. 이 사건의 일어난 미국 미네소타주의 경찰이 ‘클리어뷰 AI(Clearview AI)’라는 기술을 사용하고 있음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 기술은 글로벌 SNS 플랫폼에서 불특정 다수의 얼굴 이미지를 개인의 동의 없이 무작위로 수집하고 있어 논란을 불러온데다 그 얼굴인식 기술이 백인 남성을 기준으로만 식별 능력이 양호하고, 그 외의 인종ㆍ성별에 대해서는 판별 능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더 뜨거운 논란을 야기했다. 무고한 시민을 범죄자로 인식할 수 있는 심각한 오류 가능성을 내포한 얼굴인식 프로그램을 경찰이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인권침해와 인종차별 문제를 동시에 포함한 프로그램인 셈이다.

얼굴인식 기술이 인권보호와 상충하는 상황에 따라 IBM은 얼굴인식 기술 사업 중단을 선언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적절한 방법론이 마련할 때까지 경찰 등에 얼굴인식 기술의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알리바바가 ‘클라우드 실드’에서 특정 소프트웨어를 제거하겠다고 밝혔지만, 중국은 미국과 달리 얼굴인식 기술에서 중단없는 ‘마이 웨이’를 가고 있다. 공공시설인 지하철역에 안면인식 기술이 적용된 중국 선전의 사례는 매우 상징적이다. 현금 혹은 스마트폰으로 결제하던 지하철 요금을, 얼굴 인식 기술에 따라 자동 결제하게, 다른 말로는 결제하지 않아도 된다. 승객은 그냥 타고 내리면 되고, 지하철 이용 횟수와 거리를 산정해 사전에 연결된 계좌에서 지하철회사가 요금을 빼가는 방식이다. 60세 이상 무료 이용 노인도 종전대로 요금을 내지 않고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다. 매우 편리하긴 하지만, 지하철을 활용한 선전 개개 시민의 동선이 시 당국의 손안에 들어있다는 사실은 악용의 가능성을 떠올리면 매우 걱정스럽다. 과연 이렇게 ‘편리한’ 기술이 지하철에 국한되고 말까.

중국 IT기업은 이러한 우려와 무관하게 질주하고 있다. 어느 중국 IT기업의 최고경영자(CEO)는 언론에 “중국에서는 충분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으며 우리가 새로운 혁신을 원한다면 중국에선 합법적인 방법으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고 말한다. 13억 명의 얼굴 데이터를 아무런 규제 없이 마음대로 집적할 수 있는 중국 IT기업의 경쟁우위는 결코 넘볼 수 없는 수준이다. “정부가 이 기술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지원하기 때문에 기업 활동에 큰 장애가 없는 반면 미국에서는 (얼굴인식 기술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논의하기에만 바쁘다”는 다른 중국 IT업계 종사자의 자랑스러운 발언은 중국 IT산업의 미래의 명과 암, 그리고 다가올 인류문명의 명과 암을 뚜렷하게 대비시킨다.

안치용/인문학자 겸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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