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노트·노션에 없는 것 여기엔 있다…‘롬 리서치’ 알아보기

메모앱하면 에버노트와 노션이 먼저 언급되곤 한다. 해외에서는 물론 한국에서도 사랑받는 앱이다. 글을 쓰고 자료를 수집해 정리하는 단순한 기능을 제공하지만 사용하기에 따라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메모장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업무 생산성을 높여주는 생산성 앱으로 사용된다. 잘 나가는 앱이어서인지 만족감을 느끼는 사용자도 많다. 하지만 어딘가 2%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용자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다른 노트앱이 그 부족함을 채워줄지도 모른다. 만약 대안을 찾고 있다면 메모앱 ‘롬 리서치(Roam Research)’을 눈여겨 볼만하다.

롬 리서치는 실리콘밸리에서 인기를 얻으며 유명세를 타고 있는 앱이다. 사용해본 사람들 사이에서는 상당히 좋은 평가 받고 있다. 일부 사용자는 메모앱 계보를 이을 차세대 서비스로 손꼽기도 한다. 디자이너, 연구원, 개발자 등 사용자층도 다양하다.

롬 리서치의 기업가치는 2억 달러 정도이며 시드라운드로 900만 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일반적인 시드라운드 투자금액보다 높은 수준이다. 원격 근무가 확대되면서 생산성 도구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의 가치가 상승한 측면도 있지만 남다른 관심을 모은 것도 사실이다. 페이스북, 구글, 딥마인드,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등이 그들의 고객이다.

서비스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됐다 보니 한국에는 아직 많이 소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알만한 사람들은 이미 앱을 접했다. 입소문을 타고 롬 리서치를 접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롬 리서치는 메모 도구보다는 사고하고 협업을 돕는 앱이라는 설명이 더 적합하다. ‘생산성’보다는 ‘창의성’에 방점이 찍혀있다.

비결은 인간 두뇌를 모방한 연결성에 있다. 우리 뇌가 작동하는 원리를 앱에 구현된 것이다. 정보를 저장할 때 계층 구조와 연관성을 이용하는 원리에서 착안해 두 가지를 적절하게 소프트웨어가 녹여내고자 했다.

롬 리서치는 비슷한 정보들을 연결시켜 아이디어가 만들어지도록 트리거를 유발한다. 한가지 생각이 다른 생각과 연결되는 것을 돕는 것이다.

글을 쓰다 보면 예전에 생각했던 아이디어가 번뜩 떠올라 발전된 아이디어를 전개해나갈 때가 있다. 이런 일이 늘상 찾아오는 건 아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머릿속에서 맴돌던 생각이 사라지고 때론 정리되지 않을 때도 있다. 연결되는 아이디어를 가져오는 빈도를 늘린다면 이런 번뜩이는 순간을 더 많이 경험하게 해주는 것과 같다.

어떤 주제 하나를 두고 글을 써야한다고 가정해보자. 생각해봤던 주제였지만 예전 기억이 바로 떠오르지는 않는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꺼내고 싶은 한 순간에 모조리 떠오를 수는 없다. 하지만 메모앱에 적어놨다면 어제 혹은 지난주 아니면 1년 전에 적어놨던 페이지에 지금 가져다 쓰면 좋을 아이디어가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 현재 아이디어와 예전에 생각해본 아이디어가 만나는 순간 비로소 탄탄한 아이디어가 만들어질 것이다.

코너 화이트-설리번(Conor White-Sullivan) 롬 리서치 최고경영자는 “롬은 과거 그리고 미래의 자신과 효과적으로 협업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한 팟캐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말하기도 했다.

다른 메모앱은 폴더나 페이지 아래 하위 계층을 만들고 그 안에 정보를 담아 두는 데 그친다. 분명 메모는 쌓여가는 데 다시 열어볼 일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다시 보면 충분히 의미 있는 정보들도 여러 단계를 거쳐 찾아가야 한다. 메모를 작성할 때마다 어떤 폴더로 분류해야 할까 고민하는 것도 일이다. 이런 사소한 작업도 매번 반복된다면 사용자 입장에서 적지 않은 스트레스다.

계층 구조로 정리하는 방식은 뇌와 친숙한 방법도 아니다. 우리가 라면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릴 때 음식-면류-인스턴트 이런 식으로 단계를 거쳐 생각을 떠올리지 않는다. 오히려 머릿속 어딘가를 떠다니는 정보를 건져낸다는 표현이 적합하겠다.

롬 리서치를 실행하면 무언가를 적도록 유도한다. 생각나는 것을 일단 적게 만든다. 가끔은 순간 떠오른 생각이 괜찮은 아이디어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고민하지 말고 떠오른 생각을 적어나가면 된다. 데이터가 쌓이면 쌓일수록 나중에 메모를 작성할 때 더 많은 연관 정보들을 보여주게 된다. 유기적으로 연결된 정보가 늘수록 아이디어가 더 풍부해진다.

Graph Overview

정보의 연결성은 그래프를 통해 한눈에 볼 수 있다. 정보가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돼있는지 파악이 가능하다. 흡사 마인드맵을 보는 것 같다. 그것도 아주 복잡한 마인드맵. 물론 앱이 그려주니 직접 그릴 필요는 없다. 페이지가 몇 개 없을 때는 단순한 모습이지만 페이지가 늘어날수록 이는 더욱더 복잡해진다. 데이터가 쌓이면 쌓일수록 정보의 연결성이 크게 향상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롬 리서치가 보여주는 것은 아이디어의 확장이다. 열심히 메모해둔 정보가 다시 쓰이지 않는다면 결국 시간 낭비만 한 셈이다.

물론 부족한 점도 많다. 다른 메모앱이 무료와 유료로 구분해놓은 것과 다르게 롬 리서치는 유료 구독만 가능하다. 프로페셔널(Professional)과 빌리버(Believer) 두 개 옵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프로페셔널은 월 15달러 혹은 연 165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현재 구독하면 1달은 무료다. 빌리버는 500달러를 지불하고 5년 동안 사용한다.

한때 에버노트는 유료화 정책을 선언하고 동기화 기기 제한을 걸어 한동안 사용자들의 외면을 받기도 했다. 노션은 지난 5월 개인 버전 무료화 선언을 하면서 개인 사용자에게 제공된 1000블록 제한을 없앴다. 롬 리서치의 유료 결제는 분명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사용할 수 있는 환경도 제한적이다. 오직 웹 기반으로 접속해 이용하는 것만 가능하다. 당연히 지원할 것으로 여길만한 데스크톱 지원 소프트웨어나 모바일 앱으로는 이용할 수 없다.

가능성은 열려있다. IT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롬 리서치는 투자 금액으로 직원을 고용하고 모바일 앱을 개발하는 데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노션은 미국에 다음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으로 한국을 꼽기도 했다. 에버노트도 한국 사용자의 빠른 성장세를 언급한 바 있다. 생산성 앱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고 역동적이라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롬 리서치가 노션이나 에버노트와 같은 기존 강자와 렘노트나 옵시디언과 같은 새로운 경쟁자들 틈에서 어떻게 생존하고 한국 사용자들에게는 어떻게 어필할지 주목된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나유권

tech-plus@naver.com

- Advertisement -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

 




Related Sto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