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 건물에 발이 달렸네

건물을 옮기는 일이 흔한 일은 아니다. 보통 새롭게 짓거나 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래도 옮겨야 한다면 구조물을 쪼개 다시 조립하거나 건물을 그대로 싣고 다른 장소로 이동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건물을 이동시키는 새로운 방법이 나타나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달 중국 상하이에서는 5층 초등학교 건물 아래 로봇발을 붙여 건물을 통째로 이동시키는 데 성공했다. 로봇을 이용해 건물을 이동시키는 일은 이례적이다. 근처에 있던 사람들은 건물이 걸어 다니는 난생처음 보는 광경을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 중국 정부는 걷는 로봇을 적용해 역사적인 건물을 이동시킨 첫 사례라고 밝혔다.

초등학교 건물이 있던 자리에는 2023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상업·사무용 복합 공간이 들어서게 됐고 기존 건물은 이동이 불가피하게 됐다. 건물을 새로 짓는 것도 방법이지만 상하이 프랑스 조계 지역에 1935년 건축된 역사적인 건축물을 함부로 훼손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보존하기로 했다.

건물 이동을 위해 198개의 유압식 로봇발이 사용됐다. 로봇발은 크게 두 그룹으로 나뉘었고 서로 번갈아가며 발을 뻗어 앞으로 이동했다.

무게가 7600톤이 하는 거대한 건물이 이동하다 보니 속도는 느리다. 기존 위치에서 21도 회전한 뒤 고작 62m 떨어진 곳으로 이동하는 데 18일이나 걸렸다.

큰 건물을 옮기기 위해 레일이나 트럭을 활용하는 기존 방식

이정도 규모의 건물을 이동시키려면 평상형 트럭을 이용해 끌고 가거나 레일을 통해 옮긴다. 통상 이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방법을 놔두고 왜 로봇을 이용해 건물을 이동시켜야 했을까.

건물 모양 때문이었다. 사각형이나 직사각형이 아닌 T자 형태로 설계된 탓에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구조물이 힘을 견디지 못할 수도 있다는 판단을 했다. 또한, 건물은 직선 경로가 아닌 굴곡진 경로를 따라 이동해야 했다. 여러 난관으로 인해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해 고심하다 결국 로봇 기술 도입이라는 다소 모험에 가까운 도전을 감행하게 됐다.

이번 프로젝트를 맡은 란 우지 수석 기술 감독관은 인터뷰에서 로봇 기술을 이용한 건물 이동을 두고 “참고할 만한 사례가 없었지만, 건물을 철거하고 새로운 장소에 건축하는 일반적인 일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라고 말했다. 악천후와 같이 공사 기간 중 발생하는 변수에도 문제없으며 공사 현장 주변 주민이 겪는 먼지나 소음 문제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이제 주변에서 건물이 걸어 다니더라도 놀라지 말고 태연하게 바라보자. 아마 그 아래 로봇발을 달고 있을지도 모른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나유권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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