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도 피할 수 없는 경기침체…아이폰 14 플러스 생산량 축소


(출처 : Giphy)

국제 산업이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로 전반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가는 오르는데, 돈을 써야 하는 소비자들의 수입은 그대로다. 자연스럽게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주요 산업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도 마찬가지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올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9%나 감소했다. 올해 스마트폰 연간 출하량은 3.5%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 전 세계적으로 암울한 경제가 전망되면서 대부분의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그런데, 2분기 당시 애플만은 다른 행보를 보였다. 지난 8월, 블룸버그는 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아이폰 생산량이 줄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은 올해 총 2억 2000만 대의 스마트폰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총생산량과 비슷한 정도로, 스마트폰 시장이 흔들려도 애플만은 견고하다는 걸 보여줬다. 당초 애플은 아이폰 14 출하량은 지난해와 동일한 9000만 대로 설정했고, 이를 올 하반기 9600만 대까지 늘릴 계획이었다. 업계는 이런 애플의 결정을 상당히 과감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출처 : 애플)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도 애플이 이런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던 것은 일련의 자신감 때문이었다. 아이폰은 스마트폰 중에서도 고가 제품에 해당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브랜드로서의 이점을 누리고 있었다. 실제로 올 2분기 대부분의 스마트폰 제조사가 중국 봉쇄로 흔들렸을 때, 애플은 영향을 가장 덜 받았다. 지난 2분기 중국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상하이, 베이징 등 주요 도시를 폐쇄했다. 이후 중국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10%나 급감했다. 그런데 애플은 이 시기 중국에서 꽤나 잘 버텨냈다. 중국에서 애플 스마트폰의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5%나 증가했다.

애플이 이처럼 봉쇄의 영향을 덜 받은 것은 고가 프리미엄 제품을 향한 소비자의 열망이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주요 외신은 프리미엄 제품을 과시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욕구가 기꺼이 돈을 지불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 침체기가 길어지면서 애플도 손을 쓰기가 어려운 모양이다. 시장조사기관 캐널리스(Canalys)의 조사에 따르면 3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9% 하락했다. 캐널리스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2014년 이후 최악의 3분기를 보내고 있다. 결국 계속되는 시장 침체에 프리미엄 브랜드의 지위를 누리던 애플도 가만히 있을 수 없던 것. 결국 회사는 계획했던 추가 생산을 취소하고 기존 생산량마저 축소하고 있다.

‘더 안 만들어요’…예상보다 안 팔리는 아이폰 14에 추가 생산 철회한 애플


(출처 : 애플)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는 애플 공급망과 관계있는 내부자 말을 인용해 애플이 예상되는 수요를 실현하지 못해 올해 생산량 증가 계획을 철회한다고 보도했다. 아이폰 14의 초기 수요가 회사의 기대에 못 미친 탓이 컸다. 결국 애플은 하반기 9600만 대까지 생산량을 늘리고자 했던 계획을 취소했다. 그러나 초기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하자 초도 물량 9000만 대는 유지하고, 추가 600만대 생산 계획을 취소하기로 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 14의 전체 판매량이 좋지 않았다”며 “프로 모델은 그나마 나은데, 플러스 모델이 너무 인기가 없어 생산 계획을 축소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의 보고서에서도 아이폰의 초기 수요가 둔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내년 9월까지 아이폰이 2억 1900만 대 판매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2억 4500만 대보다 10.6% 낮은 수치다.

‘너무 안 팔리네’…애플, 출시 2주 만에 아이폰 14 플러스 생산량 축소


(출처 : 애플)

지난 18일 미국 IT 매체 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은 공급 업체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애플이 아이폰 14 플러스 모델 생산량을 줄인다고 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애플은 중국에 있는 공급 업체에 아이폰 14 플러스 부품 생산을 중단하라고 지시한 상황이다. 이런 요청을 받은 공급 업체는 최소한 한 곳 이상인 것으로 파악된다. 관계자는 중국의 두 개 공급 업체를 예로 들며, 이들 업체가 각각 생산량을 70%, 90%나 줄였다고 덧붙였다.

회사는 아이폰 14 생산량이 기대에 못 미친 것이 아이폰 14 플러스의 수요 부진이라고 본다. 아이폰 14 플러스 수요 부진은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 지난달 말, 애플 소식에 정통한 애널리스트 밍치궈(Ming-Chi Kuo)는 아이폰 14 일반 모델과 아이폰 14 플러스 모델의 사전 주문량이 좋지 않다고 전한 바 있다. 이어서 그는 애플이 두 모델의 생산량을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리고 밍치궈의 예상은 적중했다. 결국 애플은 가장 수요가 부진했던 아이폰 14 플러스의 생산량을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애플도 경기 침체 피하지 못한 것’…새로운 환율 시대에 소비자 심리 예상 어려워



(출처 : 연합뉴스 / [이태호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외신은 애플의 생산량 축소 결정을 두고 애플도 글로벌 경제 침체의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지난 2분기 스마트폰 시장이 크게 위축돼도 아이폰 수요는 높게 유지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던 애플이다. 대부분의 스마트폰 제조 업체 경기 침체 신호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생산량을 축소하는 데도, 애플은 그러지 않았다. 그만큼 아이폰 수요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대만큼 새로운 아이폰의 수요가 증가하지 못한 탓에 애플도 꼬리를 내리게 됐다.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장에서 아이폰 가격이 이전보다 상승했다. 이 역시 인플레이션 때문에 발생한 셈이다. 미국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고물가를 잡고자 기준금리를 올해만 세 차례 연속 인상했다. 미국의 기준 금리가 인상되면 다른 국가 화폐와 달러화의 가치 차이가 발생한다. 다시 말해, 달러화가 더 비싸지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에서 1400원대까지 치솟은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달러화 강세로 환율 차이가 발생해 소비자는 더 비싼 돈을 내고 아이폰 14를 구매해야 했다.


(출처 : Giphy)

그러나 이렇게 금리가 인상되면 물가는 잡을 수 있지만 소비는 둔화한다. 결국 시장 경제가 돌아가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제아무리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높은 명성을 떨친다 한들, 소비자가 지갑을 열 수 없는 상황까지 막지 못했다. 블룸버그는 현재의 소비자가 새로운 환율 시대에 살고 있음을 지적했다. 결국 천하의 애플마저 처음 겪는 새로운 환율 시대에 소비자의 심리를 예측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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