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e

    시대정신 역행하는 무선충전?

    - Advertisement -

    무선 충전 기술을 탑재한 기기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선이 없는 편안함은 써본 사람만이 안다.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도 상관없다. 유선 충전을 하면서 겪었던 불편한 기억 하나쯤 떠올려보면 무선충전이 더 낫겠다는 판단 정도는 쉽게 내릴 수 있다.

    비슷한 변화를 이미 목격했다. 우리는 한때 유선이어폰을 즐겨 사용했다. 밖에서도 음악을 즐길 수만 있다면 출렁이는 긴 줄도 별문제 삼지 않고 잘도 돌아다녔다. 그러다 애플에서 만든 에어팟(Airpods)이라는 세기의 히트상품이 나타나면서 이어폰 시장을 뒤흔들었다. 소비자들도 때가 됐다는 듯 무선이어폰을 구입하기 시작했다. 점유율에서도 무선이어폰은 유선이어폰을 넘어선 지 오래다. 이제 유선이어폰을 사용하는 사람을 보는 시선은 마치 음악을 들을 때 LP판을 고집하는 사람을 지켜보는 시선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무선충전이 주는 이로운 효과도 있다. 보통 디지털 기기를 사면 충전케이블이 함께 제공된다. 그래서 케이블의 소중함을 잊고 살아간다. 그러다 케이블을 분실하거나 단선되는 일을 맞이하게 된다. 새로운 것을 구입하려 하면 괜히 귀찮아진다.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는 사람이라면 케이블을 살 일은 늘어갈 것이다. 전자기기를 거칠게 다루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요즘 충전케이블은 그다지 견고하지 못해 얼마 못 가 줄이 끊어지는 일도 다반사다. 케이블을 기기에 꽂고 뽑는 일이 반복되는 것도 케이블에 조금씩 손상을 입힌다. 전자기기의 가격을 생각하면 충전케이블은 그렇게 비싼 물건이라고 보기 힘들다. 반드시 정품 케이블만 고집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다. 하지만 케이블을 구입하는 일이 되풀이된다면 부담은 가중된다.

    무선충전기도 결국 선을 통해 연결되기는 하겠으나 사용 방식의 차이로 케이블이 끊어질 가능성은 현저하게 떨어진다.

    유선충전은 단 하나의 충전 기술 표준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최악의 경우 기기마다 각각 다른 충전케이블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애플의 스마트폰인 아이폰은 라이트닝 케이블을 지원하는데 많은 디지털 기기들이 USB C 타입 케이블을 지원한다.

    반면, 무선충전은 디지털 기기 여러 대를 하나의 무선충전기에서 충전하는 일이 가능하다. 기기마다 케이블을 구비해둘 필요가 없어 케이블 과잉을 막을 수 있다.

    케이블 살 돈이 넉넉하다고 해도 관심을 내려놓아서는 안 된다. 충전케이블은 스마트폰, 어댑터 등과 함께 대표적인 전자 폐기물(e-waste)이다. 전 세계적으로 1인당 연평균 6kg 이상의 전자 폐기물이 발생하고 있다. 버려지는 충전케이블만 해도 상당한 양일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무선충전 기기가 유선충전 기기보다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아 유선충전이 더 저렴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케이블 재구입 비용과 버려지는 케이블을 고려하면 총체적으로 투입되는 비용은 오히려 무선충전이 더 적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무선충전이 만능은 아니다

    장점이 확실한 것에도 불구하고 짚고 넘어갈 것은 있다. 바로 무선충전 기술의 낮은 충전 효율이다. 충전기 설계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으나 기본적으로 무선충전이 유선충전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고 알려졌다.

    평균 스마트폰 배터리 용량은 3000mAh(밀리암페어시) 정도다. 정보기술매체 원제로(OneZero)에 따르면 3000mAh 배터리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충전하는데 소비되는 전력은 대략 15Wh(와트시)다. 무선충전으로는 21Wh가 소비된다. 유선충전은 연간 5.5kWh, 무선충전은 연간 7.6kWh를 소비한다. 무선충전기 더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기비만 놓고 보면 큰 지출을 유발하는 건 없다. 1년간 매일 스마트폰을 충전한다고 해도 무선충전이건 유선충전이건 전기비는 돈 몇천원 수준에 불과하다.

    문제는 낭비되는 전력을 모아놓고 봤을 때다. 앞서 설명했듯 무선충전은 유선충전보다 평균 47% 더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개인 차원에서 보면 크지 않아 보여도 글로벌 스마트폰 이용자가 38억명이라는 사실을 함께 놓고 생각해본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IT매체 아이픽스잇(iFixit)은 전 세계 모든 유선충전 기술을 무선충전으로 대체하려면 석탄발전소 73개를 건설해 무선충전으로 낭비되는 에너지를 충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무선충전 효율이 50% 정도 낮아진 상태로 충전하고 있다면 더 많은 발전소가 필요할 것이다.

    유선충전에서 무선충전으로 기술 전환을 이루면 많은 전력 소비가 예상된다. 최근 기업들은 녹색 지구를 지키는 ‘그린경영’을 외치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거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방안을 마련해 실질적인 탄소 배출을 0(zero)으로 만드는 ‘탄소중립’이 트렌드다. 탄소중립 목표를 향해 모두가 달려가고 있는데 유독 무선충전 기술 전환만큼은 이러한 기조를 거스르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무선충전 기술 자체가 가진 문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무선충전 시 기기를 제대로 거치하지 못하면 더 많은 전력이 낭비된다. 충전 효율은 당연히 떨어지고 고속 충전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 낭비되는 열은 발열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발열이 심해지면 배터리 손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속도 면에서도 유선충전이 무선충전보다 빠르다.

    무선충전…방법은 없을까?

    무선충전은 스마트폰과 충전기가 가장 높은 효율을 보여주는 위치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정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에너지가 배터리로 전달되지 못하고 열로 전환될 수 있다. 충전할 때 잘 거치해야 하는데 인간의 능력으로 매번 완벽하기란 쉽지 않다.

    자력을 이용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아이폰12가 좋은 예다. 애플은 아이폰12와 함께 맥세이프(MagSafe) 충전기를 출시했다. 자석을 활용해 스마트폰과 충전기가 정확한 위치에 달라붙게 만들었다. 최상의 접촉 위치를 알아서 찾아가니 전력 낭비는 최소화된다.

    앞으로 무선충전 기술은?

    무선충전 기술의 미래는 긍정적이다. 선 없이도 기기가 연결되고 충전이 이뤄지는 세상이 오는 것을 의심하는 이는 없다. 그저 시간 문제일 뿐 무선기술이 유선기술의 자리를 무난하게 대체할 것으로 예측된다. 기존 유선충전 기기 대부분은 쓸모없는 물건이 될 것이다. 무선충전 기술도 개선되고 효율성도 높아지고 있어 기대해볼 만 하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나유권

    tech-plus@naver.com

    - Advertisement -

    Recent Articles

    Related Stories

    Enable Notifications    OK No than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