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세상을 뒤집을 양자 컴퓨터 “지금이 투자 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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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투자 적기?

많은 국가와 글로벌 기업이 현시점을 양자 컴퓨팅 연구개발(R&D) 투자 적기로 봅니다. 양자 컴퓨팅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지금 토대를 닦아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한 듯합니다. 시장이라고 할 수준으로 성숙하기 전, 미리 기술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도 깔려있습니다.

그렇다면 양자 컴퓨팅 전쟁에서 국가·기업은 얼마나 많은 총알을 쏟을까요.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23년이 되면 글로벌 기업이 양자 컴퓨팅 프로젝트에 20% 가까운 예산을 투자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기업 투자 예산 가운데 5분의 1을 양자 컴퓨팅에 집중한다는 의미입니다. 2017년 예산의 1%를 넘지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상승세가 기대됩니다.



2024년 양자 컴퓨팅 시장 전망(IITP 재인용)

국가 차원 투자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장조사기관 홈랜드시큐리티리서치는 세계 양자 컴퓨팅 시장이 2024년 107억달러(약 11조96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중 정부 R&D를 통해 형성되는 시장 규모는 22억5000만달러(약 2조5100억원)입니다. 5년 안에 양자 컴퓨팅 시대가 개화할 것이란 전문가 주장이 많은데, 시장 조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현재 양자 컴퓨팅 경쟁 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리는 건 미국입니다. 지난 5년 안에 착수된, 혹은 계획 중인 정책과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살펴봐도, 미국이 얼마나 양자 컴퓨팅 개발에 속도전을 펼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미 국가안보국(NSA)은 2015년 사이버 보안 강화 전략 일환으로 양자 컴퓨터 개발에 7970만달러(891억원)를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같은 해 미 국가정보국(ODNI) 산하 기관에서도 양자 컴퓨팅 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개시했습니다. 미 에너지부(DOE)은 2017년, 2단계에 걸친 양자 컴퓨팅 테스트베드 지원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내년 1단계 사업을 종료하고, 2022년까지 2단계에 착수하는 이 프로젝트에 최대 5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이 무서운 건 국가보다는 민간 투자입니다. 양자 컴퓨팅 관련 기술 투자를 확대하며 선제적으로 기술을 확보하는 건 미국 기업입니다. 양자 컴퓨터 기술 개발에 앞서있는 IBM을 포함, 72큐비트 양자 컴퓨터 프로세서를 공개한 구글, 양자 컴퓨팅 소프트웨어(SW)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는 마이크로소프트(MS), 빠른 속도로 기술 발전을 이루고 있는 인텔 등 강자 다수가 미국에 포진해 있습니다.



중국 국립 양자 정보과학 연구소 조감도 (사진=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미국에 맞서 물량 공세를 펼치는 건 역시 중국입니다. 중국도 2015년 중점 과학 연구 분야 중 하나로 양자 컴퓨터를 선정, 관련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2018년부터 5년 동안 1000억위안(약 16조4700억원)을 투입해 ‘양자정보과학 국가연구소’를 설립하고 원거리 양자 통신망 구축과 양자 컴퓨터 개발에 집중하기로 합니다.

중국 양자 컴퓨팅 기술 개발에 빼놓을 수 없는 게 알리바바입니다. 정부와 손을 맞잡고 공동 전선을 꾸리고 있습니다. 2015년 알리바바 클라우드 자회사 알리윈과 중국 과학원이 ‘중국과학원·알리바바 양자 컴퓨팅 연구소’를 출범시켰습니다. 기업이 참여한 첫 중국 양자 컴퓨팅 프로젝트입니다.

세계 양자 전문가를 잇달아 영입한 연구소는 지난해 2월 11큐비트 양자 컴퓨팅 클라우드 서비스를 개시했습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양자 컴퓨팅 관련 개발자가 알리바바 양자 알고리즘을 실행하고 다양한 테스트와 결과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중국 바이두도 지난해 5년 내 양자컴퓨터 연구소 설립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유럽은 2016년 ‘양자 매니페스토’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2018년부터 10년간 양자통신, 양자소자·계측, 양자컴퓨터, 양자시뮬레이션 등 핵심 4대 분야에 10억유로(약 1조2800억원)을 투입키로 합니다. 영국(2014~2019년, 3800억원 규모)과 네덜란드(2015~2025년, 1700억원 규모)도 독자적으로 양자 컴퓨터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NTT는 ‘ImPACT’ 프로그램 일환으로 일본 국립정보학연구소, 이화학연구소와 함께 ‘양자 뉴럴 네트워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일본도 만만치 않습니다. 일본은 2009년부터 5년간 추진한 ‘양자 정보처리 프로젝트’를 통해 독자적인 레이저 네트워크 방식 양자 컴퓨터 기술을 내재화했습니다. IBM·구글·MS·알리바바 등이 초전도·이온·광자·양자점을 활용한 양자 게이트 방식을 채택한 것과 달리, 레이저 네트워크 방식은 광자를 이용해 양자 컴퓨팅 기술을 구현합니다. 다양한 조합 최적화와 인공지능 등 샘플링 작업에 특화된 기술입니다. 하드웨어 노이즈에 강하고 절전 성능이 우수하다고 평가받습니다.

일본은 양자 정보처리 프로젝트 후속으로 ‘ImPACT’ 프로그램에 2014년부터 2018년까지 30억엔(약 309억원)을 투자했습니다. 양자 인공두뇌 개발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또 문부과학성 주도로 양자컴퓨터 실용화를 위해 2018년부터 10년간 300억엔(약 3090억원)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양자 컴퓨터 개발 주요 기업(IITP 재인용)

이러한 국가·기업적 투자 노력은 단순히 ‘초고성능 컴퓨터’를 만들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기존 컴퓨터 대비 월등히 빠른 연산 속도를 갖춘 양자 컴퓨터는 다양한 분야와 산업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사물인터넷(IoT)와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 혁명 기술 발전과 맞물려 데이터는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를 처리하기 위해 양자 컴퓨터를 활용하면, 4차 산업 대응과 발전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질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뒤처진 상태입니다. 양자 컴퓨터 개발보다는 정보통신과 보안 분야에 양지 기술을 활용하는 수준입니다. 이는 양자 컴퓨터 상용화가 쉽지 않아 우선적으로 산업에 도움이 되는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전략이죠. 양자암호통신과 같은 단기적 사업에 우선 집중하고, 양자 컴퓨터 등은 중장기 전략으로 수립해 점진적으로 발전시키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SK텔레콤이 인수한 양자암호통신 전문기업 IDQ. IDQ 품질검사실 모습.

양자 산업 육성을 위한 국가 전략 수립도 다사다난했습니다. 2013년 ‘국가초고성능컴퓨팅 활용 및 육성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양자 컴퓨터 기술 개발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면서 본격적인 산업 키우기에 나섭니다. 2014년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양자정보통신 중장기 추진 전략을 수립했습니다. 하지만 2017년에는 양자정보통신이 국책 과제로 선정되는데 실패하기도 합니다. 지난해 겨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양자 산업 육성 방안을 재추진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 육성 궤도에 안착시키긴 했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예산 규모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양자 컴퓨터 활용 기대 분야 (IITP 재인용)

우리나라가 양자 컴퓨팅 투자에 미온적인 건 예산 확보 문제뿐만 아니라 단기적 성과만 고려한 결과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당장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에만 집중한다는 것이죠. 성과를 중시하는 건 당연하지만, 중장기적인 양자 컴퓨팅 기술 개발을 통한 유관 과학기술 발전과 미래 시장 대응에는 미흡할 수 있습니다.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양자 컴퓨팅 기술. 이를 개발하기 위한 우리나라의 ‘투자 적기’는 언제일까요.

테크플러스 에디터 권동준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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