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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드로딩’을 대하는 두 개의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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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을 잘 다룬다는 건 앱 활용에 능숙하다는 말과 같아요. 일정 관리에는 캘린더 앱, 문자를 보낼 때는 메신저 앱, 영화나 드라마 시청 시에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앱 등 모든 일에 앱이 따라다녀요. 사실상 스마트폰에서 앱을 거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요.

    앱은 보통 앱 마켓에서 내려받아 설치하죠. 앱 마켓에 가면 역시나 무수히 많은 앱들이 사용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어요. 전 세계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점유율은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가 꽉 잡고 있어요. 안드로이드는 74%, iOS는 25%로 둘을 합치면 99%에요. 애플의 경우 지난해 앱스토어를 통해 올린 매출은 6430억달러에요. 현재 매출 1조 달러를 향해 달려가고 있죠.

    그런데 구글과 애플이 앱마켓을 주도하는 상황이 계속되다 보니 온라인 플랫폼 독점 논란이 불거졌어요. 자신들의 앱마켓 안에서 결제를 유도하는 ‘인앱결제’를 강제하고 판매액의 30%라는 과도한 수수료를 내도록 해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졌어요.

    앱마켓 이대로 괜찮나?

    미국과 유럽연합(EU) 규제 당국은 빅테크 기업을 조사하고 새로운 반독점 규제를 준비 중이에요.

    EU에서는 ‘디지털 시장법(Digital Markets Act, DMA)’을 법제화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에요. 디지털 시장법은 많은 이용자를 보유한 플랫폼에 개방을 요구하는 법안이에요.

    지난달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에서는 빅테크 기업을 규제하는 5개 반독점 규제 법안을 가결했어요. 법안은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이른바 빅(Big)4를 타깃으로 했어요.

    5개 법안 중 ‘미국 온라인시장의 혁신 및 선택에 관한 법률(American Innovation and Choice Online Act)’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해당 법안은 플랫폼 운영자가 자신들의 서비스를 타 사업자보다 우대하거나 혹은 불이익을 주는 차별적인 행동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법안이 시행되면 현재까지 애플의 앱스토어가 막아온 사이드로딩을 허용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죠.

    ‘사이드로딩’이란?

    ‘사이드로딩(Sideloading)’이란 파일이나 소프트웨어를 한 장치에서 다른 장치로 이동시키는 일을 말해요. 스마트폰 앱에 대해 이야기할 때라면 공식적인 앱 마켓을 거치지 않았고 기기 제조업체가 승인하지 않은 앱을 설치하는 것을 뜻하죠.

    안드로이드의 경우 사이드로딩을 허용하고 있어요. 문제는 iOS에요. 애플은 앱스토어가 아닌 경로로 앱을 내려받지 못하게 막아놨어요. 그래도 통제권을 가져야겠다면 흔히 말하는 ‘탈옥’을 해야 가능해요. 아이폰 운영체제의 각종 설정을 무력화할 수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의 애플 사용자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탈옥을 감행하는 일은 많지 않아요.

    ‘미국 온라인시장의 혁신 및 선택에 관한 법률’과 ‘디지털 시장법’은 앱스토어가 아닌 외부 경로를 통해서도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수 있게 해줄 것으로 보여요.

    사이드로딩은 사용자에게 더 강력한 통제권을 쥐여주자는 것이 취지에요. 그렇다고 장점만 있는 건 아니에요. 신뢰할만한 출처에서 받은 것이 아니라면 사용자가 설치를 원하는 앱이 안전하다는 보장은 없죠. 멀웨어가 심어져 있을 수도 있죠. 모든 앱이 문제가 있는 건 아니겠지만 위험해질 확률은 높아지는 셈이에요.

    애플은 “NO, 사이드로딩”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프랑스 비바테크 콘퍼런스에 참석한 팀 쿡 애플 CEO는 현재 논의 중인 기술 규제에서 좋은 점도 있지만 디지털시장법의 경우 사용자의 이익을 충분히 보장하지 못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어요.

    얼마전에는 ‘Building a Trusted Ecosystem for Millions of Apps(수백만 개의 앱을 위한 신뢰할만한 생태계 구축)’이란 이름의 보고서를 대중에 공개하기도 했어요. 16페이지짜리 보고서는 사이드로딩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사이드로딩을 허용해야 한다는 여론을 의식하면서도 이를 허락하면 iOS 플랫폼 보안 문제가 발생하며 심각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주장했어요. 랜섬웨어나 금융사기와 같이 사용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사례들을 열거했어요. 애플의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다 발생할만한 시나리오를 이미지로 제작해 사람들에게 각인시키려는 노력도 엿보였어요.

    일부 개발자들은 애플의 보고서에 반감을 드러냈어요. 애플이 사용한 이미지에서 사용자의 돈과 정보를 빼앗아 가는 존재로 여우를 그려 표현했는데 개발자이자 블로거인 벤자민 마요(Benjamin Mayo)는 여우 캐릭터의 행동이 애플과 같다고 비판하기도 했어요.

    애플은 보고서에서 내부적으로 앱 검토만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500명이 팀 단위로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어요. 새롭게 신청했거나 업데이트를 요청한 앱을 매주 평균 10만개 넘게 검토한다고 해요. 지난해 기준 △스팸 △개인정보 보호 지침 위반 △숨겨진 기능 포함 등 정책을 위반한 앱 1백만개를 제거했다고 해요. 이러한 활동을 통해 잠재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15억 달러 상당의 피해를 막았다고 하네요.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앱스토어보다 47배 더 많은 악성코드들이 있다고도 주장했어요. 사이드로딩을 허용하는 것보다는 앱마켓에 의한 통제가 이롭다는 점을 강조했어요.

    에픽게임즈는 “OK 사이드로딩”

    반면 사이드로딩이 허용되는 분위기를 반기는 곳도 있어요. 앱공정성연합이 대표적이에요. 앱공정성연합은 구글과 애플의 불합리한 운영 정책에 문제를 제기하고 압력을 가하기 위해 에픽게임즈, 스포티파이, 매치그룹, 타일 등이 2020년 9월에 결성한 단체에요. 앱공정성연합은 최근 가결된 반독점 법안에 대해 “플랫폼들이 반경쟁적 행위에 책임을 지게 하는 움직임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중요한 조치”라고 평가했어요.

    에픽게임즈가 눈에 띄네요. 에픽게임즈와 애플이 수수료를 놓고 갈등 중이라는 얘기는 들어봤을 거에요. 에픽게임즈는 인앱결제를 강제하고 앱에서 발생하는 수익 30%를 수수료로 부과하는 것이 과도하다며 애플을 저격했고 결국 지난해 8월 애플은 자사 앱스토어 정책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에픽게임즈의 게임 ‘포트나이트’ 앱을 마켓에서 삭제했어요. 에픽게임즈는 바로 애플에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고 현재 재판이 진행되고 있어요.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는 앱마켓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한 애플의 보고서를 보고 ‘거짓말의 바다’라고 비꼬았어요.

    테크플러스 에디터 나유권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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