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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타는 케이블에 곤란해진 엔비디아…원인은 ‘이것’?


    엔비디아 RTX 4090 (출처 : 테크레이더)

    지난 9월, 세상에 공개된 엔비디아(NVIDIA)의 신제품 ‘엔비디아 RTX 4090’이 여러모로 주목받고 있다. 우수한 성능은 물론 제품의 비싼 가격이 화제가 됐다. RTX 4090의 소비자권장가격은 무려 1599달러. 한화로 20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이다. 엔비디아는 고가의 GPU로 유명하다. 소비자들은 이미 높은 그래픽처리장치(GPU) 가격에 지쳐있는데, 엔비디아는 가격을 기존보다 더 올렸다. 업계에서 가장 우수한 GPU 성능을 뽐내는 엔비디아지만, 그래도 너무 비싸다는 소비자 불만이 터져 나왔다.

    불만은 잠시였다. 지난달 출시된 엔비디아 RTX 4090은 없어서 못 살 지경이다. 회사의 신제품은 판매 사이트에 출시된 지 하루 만에 대부분 품절됐다. 중고 시장에서의 인기도 상당했다. 중고 판매 사이트 이베이(Ebay)에 나온 RTX 4090도 판매 글이 올라온 지 얼마 안 돼 순식간에 팔려나갔다. ‘역시 엔비디아’라는 것을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불타는 전원 케이블 연결부에도 ‘묵묵부답’인 엔비디아


    손상된 커넥터 단자 (출처 : Reggie_Gakil)

    하지만 최근 회사가 주목받는 이유는 신제품의 높은 가격과 놀라운 인기 때문이 아니다. 지난달 말부터 엔비디아 RTX 4090에 전원을 공급하는 ‘12VHPWR’ 규격의 보조 전원 커넥터와 케이블이 말썽인 모양이다. 커넥터가 과열되고, 녹는 지점이 생기면서 제품이 손상됐다는 보고가 여러 곳에서 나왔다.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이런 사례가 나왔다. 전 세계 소비자에 영향을 미칠 심각한 문제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소셜미디어와 각종 PC 커뮤니티에서 엔비디아의 ‘불타는 커넥터’는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미국 커뮤니티 레딧(Reddit)에 올라온 관련 결함만 현재까지 26건이다. 커넥터가 녹는 문제는 모르고 계속 사용했다간 큰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소비자의 안전과도 직접 연결된다. 게다가 비싼 돈을 주고 산 GPU를 손상시켜 사용할 수 없게 만든다. 고가의 GPU를 큰맘 먹고 구매한 소비자에게 상당한 경제적 손실을 입히는 셈이다. 그러나 엔비디아는 관련 문제를 파악 중이라는 말만 남기고 꽤 긴 시간 침묵을 지켰다.

    ‘소비자 안전에 심각한 위협’…엔비디아, 결국 집단 소송 직면


    (출처 : 테크레이더)

    지난 17일(현지 시간) IT 매체 톰스 하드웨어(Tom’s Hardware)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녹는 커넥터 때문에 집단 소송에 직면했다. 소송의 원고인 루카스 제노버(Lucas Genova)는 지난 11일 캘리포니아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최근 발생한 결함이 모든 소비자에게 심각한 화재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엔비디아가 결함이 있는 제품을 판매해 부당 이득을 취했다고 보고, 회사를 비즈니스 법률 위반으로 고소한 것이다. 해당 소송의 원고는 엔비디아가 어댑터 설계를 잘못해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처음 이 문제가 불거졌을 때, 독일 IT 매체 이고스랩((igor’sLAB) 역시 설계상 문제를 지적했다. 엔비디아가 기본으로 제공한 어댑터는 브릿지를 납땜한 다음, 커넥터 부분에 4개의 보조전원 케이블을 연결한 구조다. 이때 커넥터 부분이 꼬이거나 구부러지면, 납땜한 지점에서 케이블이 찢어져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연결된 케이블이 이전 세대보다 더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 GPU의 전력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잘못된 연결 방법이 문제…불타는 커넥터가 사용자 탓이라고?


    (출처 : 게임렌트)

    집단 소송까지 이어지자 사태를 수습하고자 엔비디아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이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모양이다. 지난 18일, 엔비디아는 회사의 지원 페이지에 간단한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까지 보고된 커넥터 결함은 전 세계적으로 총 50건이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금까지 약 12만 5000개의 RTX 4090 GPU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회사의 말대로라면, 결함이 발견된 제품은 0.04%에 불과하다.

    엔비디아 측은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커넥터가 그래픽 카드에 완벽히 삽입되지 않았을 때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사용자가 커넥터를 그래픽 카드에 잘못된 방법으로 연결하면서 불타는 커넥터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엔비디아 관계자는 문제를 보고한 모든 사례가 그래픽 카드에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을 때 나타내는 ‘마모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를 강조하듯, 회사는 공식 입장문에 전원 케이블 어댑터가 올바르게 연결된 경우와 제대로 연결되지 않은 경우를 비교하는 사진을 함께 게시했다.


    (출처 : 엔비디아)

    이러한 회사의 주장은 IT 유튜브 채널 게이머스 넥서스(Gamers Nexus)의 분석과도 일치하는 지점이다. 최근 게이머스 넥서스는 녹는 커넥터 문제가 발생한 후 한 연구소에 실험을 의뢰했다. 실험 결과, 커넥터가 GPU가 느슨하게 연결되면 전류 이상이 발생해 고온에서 커넥터 단자가 녹는 현상이 발생했다. 게이머스 넥서스는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미세한 파편도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지만,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게이머스 넥서스는 GPU에 느슨하게 연결된 커넥터가 주된 원인일 것이라고 결론냈다. 이외에도 여러 업계 전문가들이 자체 테스트를 통해 커넥터가 올바르게 연결됐다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봤다.

    사용자에게 책임 전가하는 엔비디아? 여전한 의문 남아 있어


    (출처 : 이고스랩)

    지금 이 시점에도 수많은 게이머가 엔비디아 RTX 4090을 구매하고 성공적으로 설치를 마치고 있다. 문제가 발생했던 초반과는 달리 회사의 입장에 힘을 싣는 분석이 여럿 나오면서, 엔비디아의 설명이 신빙성을 얻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이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IT 매체 더 버지(The Verge)는 잘못 연결된 사실을 바로 인지할 수 없는 설계 구조를 지적했다. 연결이 되면 ‘딸깍’ 소리가 나거나, 제대로 연결됐다는 걸 알 수 있는 신호가 있어야 한다. 엔비디아는 이런 기능을 제공했다고 하지만, 게이머스 넥서스의 실험에 따르면 제대로 연결됐을 때도 일련의 피드백은 없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커넥터가 녹거나, 연기가 날 때까지 커넥터가 느슨하게 연결됐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이에 대한 비판도 쉽게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뿐만 아니라, 회사의 이번 입장문이 다소 사용자에게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녹는 커넥터를 둘러싼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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