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끝판왕? 1987년 이스 게임 플로피 디스크로 다시 나온다

‘저장(Save)’ 아이콘 모양이 플로피 디스크를 이미지화 한것이란 걸 모르는 이도 있다고 한다. 그만큼 시대가 변했다. 20세기를 풍미했던 저장매체 플로피 디스크는 이제 세상에서 보기 힘들다. 구동할 수 있는 컴퓨터조차 골동품이 됐다. 5.25인치나 3.5인치 플로피 디스크를 넣고 게임을 돌리던 시대는 정말 옛날이 됐다.

그런데 이 와중에, 플로피 디스크로 게임을 발매하는 회사가 있다. 그것도 내년 발매 예정이다. 그 주인공은 일본 게임 회사 일본팔콤(니혼팔콤)이다.

니혼팔콤은 영웅 전설이나 이스(YS) 시리즈로 유명한 게임 회사다. 브랜디쉬, 제나두, 쯔바이 등 게임도 만들었다. 특히 이스 시리즈는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높았다. 전통 일본식 롤플레잉게임(RPG)으로 1987년 첫 작품이 등장한 이후 올해(국내) 이스9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니혼팔콤이 내년 3월 이스1과 이스2를 재발매한다. 게임 업계에도 부는 ‘레트로’ 열풍 같아 보이지만 결이 완전히 다르다. 스마트폰으로 이용하는 모바일용 게임이나 최신 콘솔 게임이 아닌 ‘플로피 디스크’로 출시할 예정이다. 3.5인치 플로피 디스크 게임을 2021년에 만나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플로피 디스크’ 게임을 구동할 수 있는 PC가 있을까’라고 의문이 드는 건 당연하다. 물론 ‘일반적으로’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를 탑재한 PC를 찾는 건 쉽지 않다. 수집이나 소장 목적으로 20세기 유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닌 이상 플로피 디스크 게임을 즐길 순 없다.

문제는 내년에 발매될 이스1과 이스2는 그냥 플로피 디스크 게임도 아니고 특정 컴퓨터에만 구동한다는 것이다. 니혼팔콤은 이스1과 이스2를 샤프 X68000 전용으로 이식해 최적화(포팅) 작업한다. 즉 샤프 X68000이라는 컴퓨터가 있어야 내년 발매하는 이스1과 이스2를 맛볼 수 있는 것이다.

이스1은 1991년 샤프 X68000용으로 리메이크 된 바 있다. 하지만 기존 원작과 그래픽 등 일부 구성요소가 동일하지 않았다. 이스2는 샤프 X68000으로 나온 적 없다. 내년에 나오면 샤프 X68000용으로 처음 나오게 된다. 니혼팔콤은 게임 스크롤 등을 좀 더 부드럽게 처리하고 게임을 저장하기 위해 비어있는 플로피 디스크로 교체할 필요 없는 패키지를 내놓는다고 한다.

이쯤 되면 샤프X68000이라는 정체 모를 컴퓨터도 궁금해진다. 어떤 제품이길래 이 컴퓨터용으로 이식한 1987년도 게임이 다시 나올까. 샤프가 컴퓨터를 만들던 시대, 1987년 첫 모델이 나왔다. 모토로라 MC68000 CPU를 탑재했고, RAM은 1MB 정도다. 당연히 플로피 디스크를 꽂아야 프로그램이나 게임이 구동된다.

당시에는 매우 뛰어난 성능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일본에서만 정식 출시됐고, 가격도 당시 30만엔(현재 환율기준 우리 돈 318만원)대로 상당히 고가였다. 높은 가격대로 가정용 PC로는 활용하기 쉽지 않았고 그만큼 일본 내 PC 시자 점유율도 그렇게 높지 않았다.

즉 니혼팔콤이 내년 이스1, 이스2 플로피 디스크 패키지가 새로 발매된다고 하더라도 구동할 수 있는 X68000을 찾는 건 하늘의 별 따기다. 이베이에서 찾아보면 몇 개 골동품 X68000이 보이지만 가격대가 1000달러를 넘는다. 이런 비용과 노력을 감수하더라도 이스1과 이스2를 플레이할 필요가 있을까.

이스1, 이스2가 내년에 발매되는 건 이벤트성 한정판 성격이란 게 중론이다. 내년은 니혼팔콤이 설립된 지 40주년이 되는 해다. 니혼팔콤의 대표작인 이스 초기작을 34년 만에 다시 선보이면서 시선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도 내세울 수 있지만, 이 정도면 너무 극단적 틈새시장 공략이라 수익성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일부 수집가 사이에서나 흥행몰이를 하지 않을까. 참고로 이스1와 이스2의 플로피 디스크 패키지 가격은 8800엔, 우리 돈으로 약 9만원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일본 아키하바라 소매업체 BEEP를 통해 판매한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권동준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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