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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쓰레기, 이대로 가다 지구 뒤덮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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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 안이 디지털 기기로 쌓여간다. 가뭄에 콩 나듯 어쩌다 집안 정리를 하다 보면 쓰지 않을 물건들이 꽤 많이 나온다. 기기를 손에 넣을 때만 해도 기분은 좋았다. 하지만 싫증 나는 건 한순간이다. 충동으로 구입했던 물건도 있고 새로운 기기가 나타나 자연스럽게 도태된 물건도 있다. 기계가 고장 나는 일도 있다.

    그렇게 버림받은 물건은 할 일을 찾지 못한 채 어두운 구석에 박혀있게 된다. 더는 둘 공간이 없으면 이제 버릴 일만 남았다. 스마트폰, 가전제품 등 이렇게 버려지는 것을 디지털쓰레기 혹은 전자폐기물이라고 부른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일상으로 파고드는 속도만큼 전자폐기물 양도 늘어만 간다.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전 세계에서 쏟아내는 디지털쓰레기 양은 상상 이상이다. 국제연합(UN)의 글로벌 전자폐기물 모니터 2020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전자폐기물은 5천만 톤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년대비 21% 늘어난 수치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가만두면 인간이 발 디딜 공간을 디지털쓰레기에 내어주는 지구 공간은 더 커질 것이다.

    디지털쓰레기가 위험한 점은 그뿐만이 아니다. 인간의 건강마저도 위협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쓰레기 재활용 최전선에 있는 노동자들이 가장 큰 위험에 노출돼있다. 재활용 노동자들은 신경장애나 성기능 장애 문제를 겪는 것으로 알려진다. 디지털쓰레기에서 나온 유해 물질이 원인으로 꼽힌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2020년 한해 코로나19 유행으로 많은 산업이 타격을 입었다. 문을 걸어 잠그고 이동이 제한되는 일이 이어지면서 재활용 작업에 투입할 노동자수도 급격히 감소했다. 세계최대 전자폐기물 시장 중 하나인 인도의 경우 작업할 노동자가 자취를 감췄다고 전해진다.

    많은 양을 재활용해낸다면 그래도 한시름 놓을 수 있다. 하지만 버려진 디지털쓰레기 중에서 재활용되는 비율은 불과 17.4% 정도다. 나머지는 그대로 버려진다.

    이대로는 인간과 환경에 절대 이로울 게 없다.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전자기기를 만드는 기업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방관할 수만은 없는 처지다. 기업은 제품 폐기 이후를 고려해 재활용 가능한 소재를 적용하려 시도 중이다. 폐기 후 재활용도 활발해지는 추세다.

    작은 회로 기판을 사용하고 독성 물질 사용을 줄이는 것도 재활용에 도움이 되는 방법이다. 회수를 어렵게 만드는 접착제 의존도도 줄이면 좋다. 물론, 유해성 물질 사용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규제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

    요즘에는 하드웨어 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주기적으로 진행한다. 새로운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면 오래된 기기는 지원이 끊기는 날이 찾아온다. 고장 난 곳 없는 멀쩡한 물건이 업데이트 문제로 인해 더는 사용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소프트웨어 의존성을 낮춘 기기를 설계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데이트 지원이 종료돼도 기기 그 자체로 독립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면 버릴 이유는 사라진다.

    때론 디지털쓰레기에서 금보다 값진 것을 얻어낼 수도 있다. 잘하면 환경도 살리고 돈도 벌 수 있다. 영국 주얼리 브랜드 릴리는 전자폐기물에서 금을 수집해 귀금속을 제작한다. 회사는 같은 양의 광석보다 전자폐기물에서 10배 많은 금을 캐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활용에 적극 나서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어쩔수없이 버려야 한다면 재활용 센터와의 접근성을 높여주는 것도 좋겠다. 분실물 추적 장치를 만드는 기업 타일은 재활용 정보 제공 업체와 계약을 맺고 배터리가 수명을 다하면 앱에서 가장 가까운 재활용 센터 정보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했었다. 해당 프로그램이 지금은 운영되지 않고 있지만 재활용을 원활하게 할 대안으로 발전될 수도 있는 아이디어다.

    최근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하는 지속가능한 소비와 처리 문화가 대두되고 있다. 디지털기기도 시간이 지나면 버려야 하는 순간이 찾아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인간과 환경이 모두가 건강해지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나유권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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