덱스는 PC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까? 직접 체험해봤다

덱스를 처음 알게 된 것은 3년 전 즈음이다. 그때는 ‘삼성에서 또 뭔가 신박한 걸 내놨다. 그 이름이 ‘덱스’라더라 수준에서 흘려들었다. 이후에 어디선가 한 번씩 덱스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긴 했지만 딱히 관심은 없었다. 출근하면 자리마다 피씨가 설치돼 있고 집에 있는 노트북은 잘 쓰지도 않는 마당에 ‘왜 굳이?’라는 생각 뿐이었다.

하지만 불의의 사고로 노트북을 떠나보내고 덱스는 여러 선택지 중 하나로 떠올랐다. 마음에 드는 노트북은 최소 60만 원부터 시작했다. 그 동안 노트북을 활용했던 기억들을 되짚어보면 이 금액을 주고 살 필요는 없을 거 같다. 그렇다고 저가 모델은 어딘지 믿음이 안 갔다.

에디터의 플립북

그때 에디터의 눈에 들어왔던 것이 덱스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플립북이었다. 스마트폰을 노트북처럼 사용할 수 있게 도와주는 기기라니! 50~100만 원대의 노트북들을 보던 와중이라 소비감각이 무뎌졌는지, 28만 원쯤은 꽤 합리적으로 느껴졌다.

그렇게 구매한 플립북의 기능은 아주 단순했다. 케이블로 플립북과 휴대폰을 연결하면 PC와 비슷해보이는 화면을 출력한다. 키보드와 트랙패드를 장착해 언뜻 보기엔 노트북과 다를 것도 없어 보인다. 블루투스 마우스와 연결도 가능하다. 며칠 집에서 사용하다 보니 이 정도면 사무실 업무도 덱스로 다 가능할 것 같은데? 라는 자신감마저 생겼다. 그때의 에디터는 아마 새 기기를 사고 신이 나도 너무 났던 거 같다.

궁금해졌다. 덱스는 정말 PC를 완전히 대신할 수 있을까? 그리고 직접 실행에 옮겨보기로 했다.

■ 그래서 DeX가 뭔데?

체험기에 앞서 덱스의 개념부터 짚고 넘어가야겠다. 지난 2017년 삼성이 갤럭시S8 시리즈에서 처음 공개한 ‘덱스’는 스마트폰을 모니터에 연결했을 때 컴퓨터와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능이다. DeX라는 이름 자체도 Desktop Experience(데스크탑 익스피리언스)를 줄인 말이라고.

삼성전자 홈페이지

처음 덱스가 세상에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모니터와 스마트폰을 연결하는 별도의 기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몇 세대를 거쳐오면서 HDMI 케이블만 있으면 덱스가 가능하도록 간소화 됐고 최근에는 아예 무선연결도 지원하고 있다. 다만 무선연결은 아직까지 갤럭시노트20 시리즈 등 일부 스마트폰 모델만 가능하다.

여기까지 들었을 땐 아마 스마트폰 화면 미러링 기능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덱스모드로 모니터와 스마트폰을 연결하면, 기존 스마트폰과는 다른 화면이 모니터에 나타난다. 바탕화면과 아이콘, 하단의 작업표시줄까지 우리에게 익숙한 윈도우 화면과 비슷한 구성이다.

단순히 화면만 유사한 데서 그치지 않는다. 덱스에서 실행한 앱은 PC의 응용프로그램처럼 창 크기를 조절할 수 있고, 위치를 자유롭게 바꿀 수도 있다. 아이콘을 두 번 클릭하면 앱이 실행되고,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클릭하면 추가 옵션을 사용할 수 있는 것까지 비슷하다.

■ 실제 사용해보니…

다행히 에디터의 업무는 특정 PC 프로그램을 필요로 한다거나, 고급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덱스로 하루를 보내는 것 쯤이야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난관이었다. 모바일 앱을 ‘PC처럼’ 구동한다는 것이지, 실제 PC 프로그램처럼 작동하지 않다보니 한계가 크게 다가왔다. 집에서 인터넷쇼핑이나 하고 유튜브를 보는 것과는 달랐다.

우선 인터넷창을 여러 개 띄워놓는 버릇이 있는데, 이미 거기서부터 막혔다. 하나의 인터넷 창 안에서 여러 개 탭으로만 구분될 뿐, 하나의 인터넷 앱을 여러 개 띄우는 것은 불가능했다.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에선 한 번도 이상하다 생각한 적 없었는데 PC를 대체한다고 생각하니 불편하게 다가왔다. 이 문제는 삼성 인터넷 브라우저 외에도 크롬과 웨일 등의 브라우저 앱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카카오톡도 마찬가지였다. PC 카카오톡은 채팅창을 대화상대별로 여러 개 띄워놓을 수 있지만, 덱스는 불가했다. 역시 스마트폰 안에서는 한 번도 불편함을 느껴본 적 없는 지점이었다. 그나마 채팅창에서 ESC 키를 누르면 대화목록으로 넘어갈 수 있어 그럭저럭 적응할 수 있었다. 업무 메신저로 슬랙을 사용 중인데, 다행히 슬랙은 PC화면과 차이가 없었다.

글을 쓸 차례다. PC에서는 윈도우 메모장에서 먼저 글을 쓴 후 블로그로 옮겼는데 딱히 메모장을 대체할 만한 앱이 떠오르지 않았다. 삼성전자 홈페이지에서 MS 오피스가 덱스에 최적화 돼 있다는 걸 스치듯 봤던 기억이 있었다. 플레이스토어에 바로 접속해 MS 워드를 다운 받았다. 아, 개인 라이선스 구입이 필요하구나..?

MS 워드는 삭제하고 한글을 다운 받았다. 반갑게도 한글앱은 그나마 PC와 비슷한 인터페이스를 갖췄다. 타자입력에 있어서 약간의 딜레이가 느껴지긴 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또 생각지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특수문자 입력이 안 되는 것이다.

여기까지 하고 나서 일단 1차 후퇴를 선언했다. 시작한 지 채 30분이 되지도 않았지만(…) 이를 해결하고자 시간을 더 소비하다 업무를 망칠 순 없는 거니까.

일단 PC를 켜고 글을 완성한 후 다시 덱스를 켰다. 다음으로 업로드를 할 차례다. 완성한 파일은 미리 구글 드라이브로 옮겨두었다. 이제부터는 진짜 괜찮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글쓰기 버튼을 누르고 붙여넣기를 하는 순간 절로 탄식이 나왔다. 미리 엔터로 구분해 둔 문단들이 서로 따닥따닥 붙어버린 것이다. 잠시 당황했지만 어쩔 수 없다. 마우스·키보드 딜레이의 압박을 이겨내고 문단을 분리시켰다. 긴 글이 아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우측 하단에 스크린샷 버튼이 기본 탑재돼 있다

이미지를 넣을 차례다. 유튜브 캡쳐 이미지가 필요했다. 다행히 하단 작업표시줄에 캡쳐버튼이 따로 있어서 캡쳐는 오히려 PC보다 용이했다. 원하는 부분만 잘라내는 것도 갤럭시 기본앱을 이용하니 금방이었다. 여기서 만약 정밀한 이미지 편집이 필요했다면, 다시 덱스를 포기해야 했을 것이다. 블로그 글에 이미지를 첨부하는 것도 약간의 불편함이 느껴지긴 했지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이외에 부가적인 업무를 진행함에 있어서도 큰 문제는 없었다. 모바일 앱을 PC처럼 구동한다는 개념을 확실히 인지하고 나니 오히려 수월해졌다. 물론 순간순간마다 인내심을 필요로 하긴 했지만 말이다. 그런데 한 가지만큼은 참을 수 없는 불편함을 안겨줬다. 윈도우에서 alt+Tab 단축키를 자주 쓰는데 덱스에서 이 단축키를 쓰니 화면전환과 동시에 한/영 전환이 이뤄졌다. 체험이 끝날때까지 해결방법을 찾지 못 했다.

덱스와 함께 하루를 불태우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스마트폰 안에는 업무용 파일이 너저분하게 쌓여 있었다. 이것 역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일회성 체험이었기에 망정이지, 이대로 계속 덱스를 사용한다면 일과 삶의 경계는 없어지겠구나 싶었다.

■ 생각보다 불편한데 생각보다 좋아

덱스만으로 하루 업무를 완전히 소화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일련의 실패 과정을 통해 오히려 세컨드 디바이스로서의 가치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PC를 완벽히 대체할 수 없다 뿐이지, 모바일 앱을 기반으로 한 PC 경험은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다.

이날 에디터는 집으로 돌아가 평소 이용하던 일기 앱을 덱스모드에서 실행시켰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모바일로 일기를 쓸 때보다 훨씬 수월한 입력이 가능했다. 갤럭시노트20 유저인 에디터가 덱스모드에서 S펜을 뽑았더니 별도의 패드화면이 나타났다. 이 화면 위로 손글씨를 쓰면 덱스 화면으로 바로 출력된다. 덕분에 일기 앱에 그림을 붙여넣는 것도 수월하게 처리했다.

A to C 케이블만 있으면 윈도우7 이상의 PC에서도 덱스를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실행시킬 수 있다. 하나의 컴퓨터에서 윈도우와 안드로이드, 두 가지 OS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PC와 스마트폰을 여러 번 오가는 작업이 필요한 경우 유용하게 쓸 수 있을 듯하다.

■ 덱스, 이런 분들에게 추천한다.

에디터처럼 집에서 PC 활용도가 높지 않은데 노트북은 하나 있어야 한다면 덱스를 고려해보는 것도 좋다. 저렴한 모니터 한 대만 두고 덱스로 연결하는 거다. 스마트폰이 웹캠 역할도 할 수 있기 때문에 화상수업이나 화상회의가 필요한 이들에게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출장이나 회의가 잦은 연구직, 사무직 직장인들에게도 추천한다. 무거운 노트북 대신 스마트폰과 연결선 하나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프레젠테이션이 가능할 테니 말이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다솜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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