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실험’일까 구글의 ‘한방’일까 퓨시아 OS의 정체는?

모바일 운용체계(OS) 시장점유율 71.18%(스탯카운터 2020년 11월 기준). 1위. 안드로이드가 OS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이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태블릿PC, 데스크톱PC 등 모든 플랫폼을 합쳐도 시장 점유율 38.83%로 역시 1위다. 모바일에서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절대 강자이면서 모든 플랫폼에서도 ‘왕좌’를 지키고 있는 게 안드로이드다.

흔들림이 없어 보이는 이 OS를 두고 가장 걱정하는 건 누굴까. 마이크로소프트(MS)나 애플 등 경쟁사도 안드로이드의 위협을 걱정하겠지만, 정작 구글 스스로도 고민을 가지고 있다. ‘안드로이드는 영원할 수 있을까’ ‘안드로이드의 한계는 무엇일까’ 이러한 질문은 수년 전부터 구글이 안고 있던 고민이다. 고민을 해결하고 혹시 모를 새로운 OS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구글은 판단한 모양이다. 그래서 조용히 진행해온 프로젝트가 있다. 바로 퓨시아(Fuchsia) OS다.

퓨시아 OS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2016년 8월이다. 구글이 퓨시아 OS를 개발한다고 발표한 것도 아니다. 깃허브에 조용하게 퓨시아 관련 코드가 올라온 것을 발견하고 구글이 새로운 OS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세상에 이름은 알려졌지만, 구글은 퓨시아에 대해 언급하는 걸 즐겨 하지 않았다. 오픈소스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베일에 싸인 프로젝트였다. 구글이 명료하게 퓨시아 정체를 밝히지 않으니 추측도 다양했다. 그러나 초기에는 퓨시아가 사물인터넷(IoT)용 OS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MS의 윈도우IoT나 삼성 타이젠 같은 OS라는 의미다.

하지만 2018년 7월 블룸버그 등 외신이 퓨시아 프로젝트 관계자의 말을 인용, 구글의 새로운 OS 청사진이 퓨시아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퓨시아는 단순히 IoT용 OS가 아니라 스마트폰, 태블릿PC, PC, 스마트 스피커 등 모든 단말기(디바이스)를 아우르는 통합 OS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앞서 퓨시아의 한 개발자는 공개 IRC 대화에서 “이 OS(퓨시아)는 장난감 프로젝트가 아니며 20% 프로젝트도 아니다”면서 “버려진 프로젝트의 하차장 또한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단순히 실험용은 아니라는 의미인데, 구글은 모바일 OS 점유율 70%가 넘는 안드로이드를 두고 왜 새로운 통합 OS를 개발할까.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여기서 안드로이드의 몇 가지 한계를 짚을 필요가 있다. 우선 업데이트다. 안드로이드 이용자의 새 버전 갱신율은 10%를 밑돈다. 애플 OS 최신 버전이 등장하면 대부분 아이폰 이용자들이 업데이트를 신속하게 하는 것과 비교된다.

안드로이드 업데이트 권한이 제조사에게 있는 것도 영향을 받는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신규 버전은 안드로이드 업데이트를 할 큰 동인을 얻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안드로이드의 최신 기능은 일부 이용자에게 국한된다. 업데이트 갱신이 적은 만큼 보안과 성능 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iOS Mac OS

또한 안드로이드가 모바일에 최적화한 OS 다보니, 단말 생태계를 확장시키는데도 한계가 분명하다. 웨어러블이나 IoT 기기가 대표적이다. 최근 크롬 OS가 노트북 시장에서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데, 두 OS 간 경계는 아직 분명하다. 애플이 iOS와 맥OS 통합하려는 시도와는 다른 행보를 보인다.

안드로이드가 가지고 있는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퓨시아 OS다. 퓨시아 OS는 특정 단말기에 종속되지 않고 여러 단말을 아우를 수 있기 때문에 구글의 영향력이 보다 막강해질 수 있다. OS 업데이트 권한도 다시 구글이 가져오는 것도 가능하다. 안드로이드가 모바일, 크롬 OS가 노트북 등 특정 단말기에만 적용했던 것과 달리 퓨시아는 구글 영향력 아래에 있는 단말기 영역을 크게 확장, 생태계를 한층 키울 수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서비스 경쟁력을 퓨시아를 통해 강화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퓨시아의 여러 잠재성에도 불구하고, 구글 내부에서도 퓨시아 청사진은 아직 불분명하다. 성공 가능성 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순다 피차이 구글 CEO는 퓨시아 프로젝트를 지지하고 있지만, 히로시 로크하이머 구글 플랫폼(안드로이드와 크롬OS 담당) 부사장은 퓨시아 프로젝트에 소극적이라고 알려졌다. 아무래도 강력한 시장 점유율을 가진 안드로이드를 놓치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구글 안에서도 교통정리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지만, 퓨시아는 꾸준히 그리고 조용히 움직이고 있다. 화웨이를 둘러싼 미중 무역 분쟁이 극적으로 치닫기 전인 2018년에는 구글이 화웨이 스마트폰으로 퓨시아 OS를 테스트한 적도 있다. 지난해에는 퓨시아 OS에서 안드로이드 앱이 실행되는 것이 확인됐다.

최근 구글은 깃허브 저장소를 통해서만 접근 가능했던 퓨시아 프로젝트를 외부에 개방했다. 외부 개발자도 퓨시아 OS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지금까지는 외부 개발자의 프로젝트 기여가 허용되지 않았다.

이번 프로젝트 개방은 구글이 퓨시아 프로젝트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자신감을 얻은 결과로 보인다. 아직까지 구글은 “퓨시아는 일반 제품 개발이나 개발 대상으로 준비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지만, 외부 개발자 기여의 문을 열어 놓으면서 보다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됐다.

안드로이드를 대체하고 통합 OS라는 청사진을 현실로 만들 퓨시아 OS는 구글의 ‘한방’ 될지, 아니면 200여개가 넘는 구글의 ‘실패한’ 프로젝트가 되어 ‘구글 무덤’에 묻히게 될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권동준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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