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 나쁜 ‘클라우드 게임’…게임 1시간, 자동차 1km 주행보다 악영향

유튜브나 넷플릭스와 같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원래도 인기였지만 코로나19로 이후 많은 사람이 서비스에 접속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쾌적한 환경에서 콘텐츠를 이용하는 편의성은 그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의 성장을 마냥 축하해주지 못하는 사람들도 존재했다. 그들은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기후변화를 앞당긴다고 주장을 했다. 우려의 목소리는 커졌고 실제 조사에 착수한 결과 새겨들어볼 만한 지적이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프랑스 비영리 환경단체 시프트 프로젝트(The Shift Project) 연구 결과 온라인 영상을 30분간 스트리밍하면 이산화탄소 1.6kg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1시간 이용하면 자동차가 1km 주행하는 것과 비슷한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는 비유가 좀 더 와 닿을 것이다.

사용자가 영상을 클릭하는 순간부터 재생되는 동안 모든 과정에서 에너지가 소비된다. 그중에서도 전체 전력 소모량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곳이 데이터센터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쉬지 않고 가동되기 때문에 열기를 식혀야 하는데 이때 환기와 냉각을 담당하는 장비를 돌리기 위해 많은 에너지가 투입된다.

데이터센터와 같은 대규모 시설에서는 상당한 양의 전력을 사용한다. 전력 생산량 비중에서 여전히 화석연료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에 규모가 큰 시설에서 전력 소모가 크게 늘면 결국 기후 변화를 초래하는 탄소 배출이 늘어나게 된다.

최근 IT 대기업이 주도하는 클라우드 게임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안드로이드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클라우드(xCloud)를 비롯해 구글 ‘스태디아(Stadia)’, 엔비디아 ‘지포스 나우(GeForce NOW)’가 소개됐으며 아마존과 페이스북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사용자는 네트워크에 연결만 돼 있으면 장소에 제약을 받지 않고 자신이 소유한 기기로 실시간 게임을 즐길 길이 열렸다. 클라우드 게임은 게임 산업의 미래로 보이기 충분했다.

그런데 동영상 스트리밍을 향하던 비난의 화살은 이제 클라우드 게임을 향하게 됐다.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보다 기후변화에 더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클라우드 게임은 게임을 설치해서 즐기던 이전과 달리 게임을 내려받지 않고 클라우드에서 처리하는 방식이다. 빠른 네트워크 속도를 기반으로 한다. 데이터 대부분 데이터센터에서 처리된다. 빠른 연산과 방대한 데이터 처리는 최고급 CPU와 GPU를 갖춘 원격 데이터센터의 몫이다. 사용자의 기기가 부담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대신 데이터센터가 모든 부담을 떠안다 보니 많은 에너지가 이곳에서 소비된다.

검색 작업은 주로 텍스트를 기반으로 해 네트워크 용량은 적게 사용하는 대신 데이터센터 용량은 많이 차지한다. 반면 동영상 스트리밍은 기존에 있는 영상을 그대로 전송하면 돼 충분한 네트워크 용량이 더 중요하다. 클라우드 게임은 데이터센터와 네트워크 인프라 모두 비중 있게 활용한다. 클라우드 게임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대비 네트워크에서 소비하는 전력은 비슷하나 데이터센터에서 소비하는 전력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4년전 이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던 프로젝트가 있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로렌스 버클리 국립 연구소에서는 게임 산업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는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사용자 경험은 개선하는 그린 게이밍(Green Gaming) 프로젝트를 2016년 중반 시작했다.

프로젝트에서는 스트리밍 환경에서 로컬 게임 기기의 에너지 소비는 줄어들지만, 데이터센터와 네트워크에서 추가로 사용되는 에너지가 그보다 더 많아 전체 전력 소비는 늘어난다는 결론을 내놨다.

지난 6월 공개된 최신 연구 결과도 있다. 랭커스터대학교 소속 마튜 마스덴, 마이크 하자스, 매튜 브로드벤트는 클라우드 게임이 네트워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클라우드 게임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는 △클라우드 게임이 틈새시장으로 머무는 경우 △전체 게이머 중 30%가 클라우드 게임을 하는 경우 △클라우드 게임이 업계 표준이 된 경우 총 세 가지 시나리오로 구분돼 진행됐다. 그 결과 게이머 30%가 클라우드 게임을 즐기면 게임 산업 탄소배출량은 29.9% 증가했으며 게이머가 90%로 증가하면 탄소배출량은 112%가 증가한다고 나왔다. 연구진은 720p이나 1080p 해상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며 4K 게이밍 환경에서는 기후변화에 더 강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기기에 게임을 설치한 뒤 게임을 즐기는 비율은 95%다. 전 세계 네트워크 사용에서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7%에 불과하다. 하지만 클라우드 게임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면 수치는 크게 변화될 수 있다.

기업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활동에도 나서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구글 등 21개 게임사가 모여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모인 연합체 ‘플레잉 포 더 플래닛(Playing for the Planet)’은 클라우드 게임의 등장이 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을 홍보하는 기회라고 밝혔다. 플레잉 포 더 플래닛은 기기 설정을 조정하는 일에서부터 기업이나 소비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장려하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에도 친환경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애쓰는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해저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인 나틱 프로젝트(Natick project) 2단계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해저에 데이터센터를 마련하면 담수 소비나 폐기물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기업의 목표는 풍력발전기나 파력발전기를 활용해 전력 공급 없이 자체 가동하는 데이터센터 구축이다.

(출처: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은 2030년까지 사무실과 모든 데이터센터에서 온실기체를 발생하지 않는 에너지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애플의 프라인빌 데이터센터는 풍력발전소에서 전력을 공급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NHN은 데이터센터에 간접 기화 냉각 기술을 국내 최초로 도입해 ‘이산화탄소 저감상’을 수상했고 삼성SDS는 바람이 많이 부는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고 외기를 통해 냉방 에너지를 절감하고 있다.

앞선 노력과 함께 기업은 탄소배출 감소 계획을 명확히 수립하고 결과를 대중에 공유하는 모습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사실 클라우드 게임만 비난할 것도 없다. 우리는 매일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이용해 온라인에 접속하고 있다. 검색도 하고 문자도 주고받으며 영상도 찾아본다. 경중의 차이는 있겠지만 환경 문제에서 자유로운 IT 서비스는 없다. 다만, 알고 사용하는 것과 모르고 사용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자동차 배기통에서 뿜어내는 이산화탄소가 위험하다는 것은 잘 알지만, 침대 위에 누워서 여유롭게 게임을 실행하는 그 순간이 위험하다고 체감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나유권

tech-plus@naver.com

- Advertisement -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

 


랭킹 뉴스

실시간 급상승 뉴스 베스트 클릭



Related Sto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