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좀 더 가까워진 삼성…빅스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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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겐 ‘빅스비’가 있다. 삼성전자의 독자 인공지능(AI) 비서 서비스다. AI 비서 서비스를 필두로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앞다퉈 AI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데, 삼성은 이 역할을 빅스비에게 맡겼다. 2017년 개발된 이후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삼성 가전 전 영역에 빅스비가 탑재되고 있다.

그러나 실효성은 의문이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AI 비서 서비스가 활성화되지 못한 탓도 있지만, 구글 어시스턴트나 아마존 알렉사, 애플 시리와 견줘 위상이 높지 않다. 이용률이 저조한 편이다.

AI 비서 서비스 시장은 공략해야겠고, 자사 AI 비서는 잘 팔리지 않는 이 상황이 삼성 입장에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대안을 마련하고 있고, 점점 구체화하고 있다. 바로 구글과의 협력이다. LG전자가 앞서 자사 제품에 구글 어시스턴트를 전면 도입했던 것처럼, 삼성도 구글과의 협력을 통해 AI 비서 서비스 강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나아가 사물인터넷(IoT) 영역까지 구글과 힘을 합치고 있다.

삼성과 구글은 내년 1월부터 각자의 AI 비서와 IoT 플랫폼을 긴밀하게 통합할 계획이다. 단계적으로 통합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그 첫 번째는 스마트싱스와 구글 IoT 기기 간 연동이다. 구글 AI 스피커 ‘구글 네스트’와 ‘네스트 헬로’ ‘네스트 온도조절기(Thermostat)’ 등을 삼성의 스마트싱스로 제어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스마트싱스는 삼성 종속성이 강했다. 모든 제품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삼성 IoT 기기(가전 포함)를 제어하는데 그쳤다. 이번 삼성과 구글의 협력으로 IoT 제어 생태계가 확장된 것이다. 호환성을 확보했다면 삼성 스마트 TV를 통해서 네스트 온도조절기를 제어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그것도 음성 명령으로 말이다. 기존 음성 명령의 제어권을 빅스비가 가져갔다고 하면, 이를 구글 어시스턴트에게도 양보한 셈이다. 정확하게는 권리의 공유에 가깝다.

삼성 가전을 향한 구글 어시스턴트의 침투도 확대됐다. 삼성은 2020년형 스마트 TV에 구글 어시스턴트를 지원했다. 모든 가전에 ‘빅스비’를 담는다는 삼성의 AI 전략에 구글이 끼어든 것이다. 삼성과 구글은 스마트싱스와 구글 네스트 연동 소식과 함께 앞으로 더 많은 삼성전자 기기에 구글 어시스턴트를 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는 “오케이 구글”이라고 시작해 삼성 세탁기를 돌리고, 삼성 에어컨을 가동하는 일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는 IoT 생태계 측면에서는 분명 환영할만한 일이다. 세계 가전 시장을 호령하는 삼성전자와 AI 비서 시장 선두주자 중 하나인 구글이 손을 맞잡으면 음성 제어를 통한 IoT 가전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다. 지금까지 각자의 영역 안에서만 움직였던 생태계가 보다 확대될 것이다.

다만 걸리는 것이 하나 있다. 삼성이 “오케이 구글”을 품는다면, “헤이 빅스비”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아도 구글 어시스턴트와 아마존 알렉사, 애플 시리에 맥을 추리지 못하는 빅스비였다. 그나마 삼성 기기라는 거대한 시장 덕분에 생존할 수 있었던 빅스비다. 활용도는 떨어지더라도 존재감만큼은 충분히 유지할 수 있었다.

삼성의 수많은 기기가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다면, 빅스비는 삼성 가전과 스마트폰 안에서도 AI 비서 주도권을 두고 구글 어시스턴트와 다퉈야 한다. 구글 어시스턴트의 영향력과 이용 상황을 보면, 빅스비가 설자리는 더욱 줄어들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러한 삼성과 구글의 행보에 ‘삼성이 빅스비 사업을 축소하려는 것이 아닐까’라는 추측은 더욱 힘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삼성이 스마트 TV에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하는 등 구글 AI 생태계에 진입할 때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 많은 외신이 빅스비 사업 축소 가능성을 제기했다. AI 플랫폼 업체 바이브랩스(삼성전자가 인수) 창업자이자 삼성 빅스비 담당 수석 부사장인 아담 체이어가 삼성전자를 떠나면서 풍문은 더욱 커졌다.

물론 삼성전자는 빅스비 사업에 힘을 빼는 것에 대해 일축했다. 구글과의 협력도 고객에게 좀 더 나은 사용자경험을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선을 그었다. 빅스비는 삼성의 AI 생태계 조성을 위한 핵심 서비스라는 것도 재차 강조했다.

삼성이 빅스비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하지만, 결과적으로 빅스비에겐 좋은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구글 어시스턴트와 함께 가는 길은 빅스비에겐 필연적으로 ‘꽃길’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전히 의혹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삼성에겐 ‘빅스비’가 있다. 그런데 이 빅스비는 영원히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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