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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와 다른 카메라 브랜드들의 신선한 시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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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메라의 성능은 사진의 해상도를 결정하는 화소수, 그리고 초점을 잡는 속도와 연사속도 같은 하드웨어 스펙에 따라 결정된다. 하지만 이 성능이 무조건 카메라의 흥행을 판가름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사용 목적이 분명하거나 기능이 독특한 제품이 선호되기도 한다.

    스마트폰 카메라에 점차 다양한 기능이 더해졌기 때문일까, 아니면 유튜브 같은 브이로그 콘텐츠에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됐기 때문일까. 최근 카메라 제조사들의 동향을 살펴보면 이전에는 잘 시도하지 않았던 전략과 기능이 보이는 듯하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카메라 제조사들이 최근 선보인 새로운 기술들에 대해 살펴봤다.

    ◆ 캐논, 시선 추적 AF 기술 재도입하고 망원경 스타일 카메라 출시해

    ▲ 캐논 EOS R3 (사진 : 캐논)

    캐논은 지난달 ‘EOS R3’의 개발을 발표했다. R3는 고속·고감도·고신뢰성을 목표로 한 사진·영상 겸용 카메라로, 현재 캐논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중 최상위 제품인 EOS R5보다도 상위 포지션에 자리 잡은 제품이다.

    EOS R3에는 시선을 추적하는 기술이 들어가 있다. 뷰파인더에 눈을 대면 사용자가 어딜 보고 있는지 카메라가 인식하고, 그 위치로 AF 포인트를 이동시킨다. ‘시선 입력’ 기능을 사용하면 보는 곳에 초점을 바로바로 맞추는 게 가능해, 상황에 따라 초점 영역 설정을 바꾸거나 AF 포인트를 직접 이동시키느라 피사체를 놓칠 걱정을 덜 수 있다. 이는 1992년 EOS 5 QD라는 필름 카메라에서 처음 선보였던 기능인데 근 30년 만에 다시 빛을 보게 됐다.

    ▲ 캐논 파워샷 줌 (사진 : 캐논아시아)

    캐논이 지난 연말 발표한 ‘파워샷 줌’도 꽤 독특하다. 한 손으로 잡을 수 있는 새로운 컨셉의 망원경 타입 콤팩트 카메라란다. 마치 오페라글라스를 디지털 기기로 만든 것 같은 모양새다.

    파워샷 줌의 초점거리는 35mm 환산 약 100mm이며, 광학 4배 줌과 2배 디지털 줌을 지원해 400mm, 800mm 초점거리로 먼 거리에 있는 피사체를 촬영할 수 있다. 이는 키가 170cm인 사람을 각각 8m, 30m, 57m 정도 거리에서 풀 샷(머리부터 발까지 모두 화면에 나오는 사진)으로 찍을 수 있는 수준이다. 스포츠 경기나 콘서트 관람에서 활용성이 높다. 카메라가 작고 가볍기 때문에 먼 거리에서 관람해야 하는 몇몇 여행지에서도 활용할 만하다.

    ◆ 풀프레임 미러리스 선두하는 소니, 소형화에 주력해

    소니는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대중화의 일등공신이다. 2018년에 출시한 a7M3는 타사 플래그십 카메라와 견줄 정도로 빠른 AF 성능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고속 고성능 카메라 a9 시리즈와 함께 DSLR 사용자들을 성공적으로 흡수했다. DSLR에서 미러리스로의 전환점을 열며 한때 소니의 카메라 시장 점유율이 1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 소니 a7C (사진 : 소니코리아)

    소니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는 타사 풀프레임 DSLR보다 훨씬 작다. 하지만 소니는 이에 그치지 않고 더 소형화시키는 방법을 강구했다. 그렇게 출시된 a7C는 기존 a7 시리즈의 ‘이마’를 없앤 버전이다. 상단에 있던 뷰파인더를 소형화시켜 모서리로 옮기고 그만큼 부피를 줄였다. 기존 APS-C 미러리스 카메라 a6000 시리즈와 비교해도 별반 차이 없는 크기다. 휴대성이 대폭 향상된 건 기본이고, 영상을 찍을 때 흔들림을 줄여주기 위해 사용하는 ‘짐벌’에도 올리기 쉬워졌다.

    ▲ 소니 컴팩트 풀프레임 G 렌즈 3종 (사진 : 소니코리아)

    최근 소니가 출시한 G렌즈 3종도 소형화 전략을 따르고 있다. 24mm F2.8 G, 40mm F2.5 G, 50mm F2.5 G 렌즈는 모두 필터 구경 49mm, 무게 100g 대 중반의 작고 가벼운 렌즈다. a7C에 마운트하면 총 무게가 700g도 되지 않는데, 이는 타사 풀프레임 DSLR의 바디 무게보다도 가벼운 수준이다.

    조리개 클릭 스위치가 탑재돼 소음과 진동 없이 조리개 값을 바꿀 수 있다는 점도 최근 카메라 시장이 브이로그에 따라가는 동향과 잘 어울리는 특징이다. 조리개 조절 링이 달린 렌즈에서 조리개 값을 바꾸면 딸깍하고 넘어가는 진동과 소음이 있는데, 영상을 찍는 중에는 화면이 흔들리고 잡음이 유입될 수 있다. 조리개 클릭 스위치를 ‘꺼짐’으로 놓으면 조리개 단계 구분이 없어져 영상용 시네렌즈처럼 부드럽고 조용하게 조리개 값을 바꿀 수 있다.

    ◆ 펜탁스, 현미경·망원 촬영에 활용 가능한 단망경 출시

    유서 깊은 DSLR 브랜드 펜탁스(PENTAX)는 작년에 “앞으로도 SLR 카메라에 전념하겠다”라고 발표했다. 펜탁스 카메라에 탑재된 광학식 뷰파인더는 입문기부터 플래그십에 이르기까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데다, Q 시리즈 미러리스 카메라가 흥행에 실패한 적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펜탁스는 그 후로도 여러 DSLR 카메라를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DSLR의 시대가 저물고 있기 때문일까, 카메라와 함께 광학 기술을 접목시킨 다른 제품도 속속 내놓고 있다.

    ▲ 펜탁스 VM 6×21 WP (사진 : 리코이미징)

    최근 펀딩을 통해 출시한 VM 6×21 WP는 카메라가 아닌 망원경이다. 한 손으로 잡기 좋게 디자인돼있으며, 망원경을 잡고 있는 손으로 상단의 시소 모양 스위치를 눌러 초점을 쉽고 빠르게 맞출 수 있다.

    ▲ 펜탁스 VM 6×21 WP (사진 : 리코이미징)

    VM 6×21 WP는 어댑터에 따라 현미경이나 렌즈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매크로 스탠드를 장착하면 18배율 현미경처럼 쓸 수 있으며, 스마트폰 어댑터를 통해 망원렌즈처럼 스마트폰에 장착할 수도 있다. 두 어댑터를 동시에 사용하면 스마트폰으로 현미경 같은 확대 사진을 찍는 것도 가능하다.

    ◆ 탐론, 필터 구경 단일화로 유저 지갑 사로잡아

    카메라 렌즈 제조사 탐론(TAMRON)은 2020년부터 소니와 유난히 가까워졌다. 탐론에서 만드는 렌즈 대부분이 소니 E 마운트 전용으로 나온 것. 소니의 시장 점유율이 크기도 하지만, 대항마로 볼 수 있는 캐논에서 RF 마운트 관련 기술을 공유하지 않았다는 점도 탐론의 행보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 (렌즈와 바디의 통신이 원활하려면 서드파티 제조사에 관련 기술 정보가 제공돼야 하는데 캐논은 이를 거부했다)

    ▲ 탐론의 소니 E 마운트 호환 렌즈들 (사진 : 탐론)

    탐론이 최근 출시한 소니 E 마운트용 렌즈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필터 구경이 67mm로 동일하다는 것이다. 광각부터 망원 줌렌즈, 단초점 렌즈까지 대부분 67mm 필터를 사용한다. (예외로, 초망원 줌 렌즈인 150-500mm는 82mm 구경을 사용한다)

    필터 종류는 역할과 기능에 따라 다양하다. 자외선을 거르는 UV필터, 빛 반사를 억제하는 PL필터, 광량을 줄여주는 ND필터가 주로 쓰이며 사진에 독특한 효과를 더하는 크로스필터, 스카이필터, 접사필터 등 다양한 필터가 있다.

    만약 사용하는 렌즈들의 필터 구경이 서로 다르다면 필요한 필터를 구경별로 마련해야 하는데, 탐론 렌즈만 사용한다면 67mm 짜리로 한 개씩만 구비하면 된다. 덕분에 필터 값을 절약할 수 있어 소비자에게 많은 호평을 듣고 있으며, 이 점이 탐론 렌즈만 구매하는 구매 포인트가 되는 경우도 있어 사소하지만 성공적인 전략으로 손꼽힌다.

    ◆ 파나소닉·라이카·시그마 L마운트 연합, 서로 렌즈 호환돼

    카메라 시장은 캐논·소니·니콘 3사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른 제조사들은 남은 파이를 두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인데, 동맹을 맺고 나눠 먹기를 선택한 제조사들이 있다. 파나소닉·라이카·시그마가 결성한 L마운트 연합 이야기다.

    ▲ L마운트 로고 (사진 : L마운트 얼라이언스)

    L마운트는 풀프레임과 APS-C 모두 적용할 수 있는 렌즈 마운트 규격으로 라이카가 2014년에 발표했다. 라이카의 낮은 점유율과 비싼 가격, 상대적으로 낮은 성능은 L마운트의 단점으로 꼽혔는데, L마운트 연합이 결성되면서 파나소닉과 시그마에서도 호환 렌즈를 개발·생산하게 되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성능 좋은 렌즈를 라이카 카메라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파나소닉은 점차 관심이 줄어가는 마이크로포서드 마운트를 대체할 수익 모델로 풀프레임 카메라 시장을 점찍었다. 하지만 타사에 비해 늦게 시작한 만큼 초기 렌즈군이 부실할 수 있었는데, L마운트 연합에 참여함으로써 라이카와 시그마 렌즈로 보완할 수 있게 됐다.

    시그마는 오랫동안 많은 브랜드와 호환되는 카메라 렌즈를 만든 경험이 있다. L마운트 연합에 참가한 이후로도 시그마는 타사 호환 렌즈를 계속 개발·출시하고 있지만 동시에 기존에 좋은 평가를 받았던 렌즈들을 L마운트 전용으로 재설계하는 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메라 시장의 소식에 귀기울이다 보면 제조사들이 날로 흥미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시장 점유율이 줄어들고 있는 카메라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함이 아닐까 싶은데, 과연 미래의 디지털카메라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지 요즘처럼 기대된 적도 없는 듯싶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병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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