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음향’이면 압도적 몰입감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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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TV는 흑백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컬러TV가 등장했고 흑백TV는 종적을 감추게 됐다. 어느덧 컬러는 표준으로 자리 잡게 된다. 이후 해상도 경쟁이 시작됐다. 초고해상도 시대로 접어든 요즘, TV는 4K를 넘어 8K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우리는 대화면을 통해 압도적인 선명함을 경험하게 됐다.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리를 다루는 음향 업계에서도 비슷한 변화를 거쳐왔다. 인공적인 기계음을 뿜어내던 스피커는 이제 현실과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자연스러운 사운드를 재생해낸대. 거기에 방향감이나 거리감, 공간감을 구현해내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최근 음향 기술 변화의 중심에서 ‘공간음향’이라는 단어가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출처:timeout)

공간음향이 뭘까요?

‘공간음향(Spatial Audio)’은 여러 방향에서 사운드를 전달해 공간감을 선사하는 음향 기술을 말한다. 귓가에서만 맴도는 소리가 아닌 사방에서 소리가 들려오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거리감도 그대로 느껴진다. 평소 듣던 음악도 공간음향으로 듣게 되면 전혀 다른 감동을 받을 수 있다.

공감음향과 같은 입체음향 기술로는 ‘서라운드 사운드’가 있다. 둘은 큰 차이점이 있다. 서라운드 사운드는 3개 이상의 스피커를 다른 위치에 배치해두고 입체감을 표현해낸다. 영화관에서 만나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서라운드 사운드다. 대표적인 서라운드 사운드 기술로는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가 있다. 돌비 애트모스가 적용된 영화관에는 벽 곳곳에 스피커가 배치돼있다. 천장에도 스피커를 달아놔 관객은 그야말로 스피커로 둘러싸인 상태가 된다. 사운드 효과는 극대화된다.

반면, 공간음향은 스테레오 스피커만을 이용해 입체감을 구현해낸다. 서라운드 사운드에 비해 구성은 단출할지는 모르나 기술적인 방법으로 3차원 공간감을 선사한다.

롤랜드 RSS-10 (출처:soundonsound)

공간음향이 갑작스럽게 나타난 신기술은 아니다. 1990년대 이미 전자악기 제조기업 롤랜드에서는 공간음향 기술을 적용한 ‘RSS-10’이라는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기존 2채널을 활용하며 롤랜드만의 기술력으로 3차원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공간음향 기술은 그동안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된 건 최근 일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등장과도 관련이 깊다.

코로나19는 영화관이나 공연장을 찾던 관객들을 집으로 내몰았다. 영화 감상이나 음악 감상에 최적화된 장소에서 누리던 즐거움은 당분간을 누릴 수 없게 됐다. 금방 끝날 줄 알았던 바이러스와의 싸움도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다. 하지만 귀는 기억하고 있다. 수준 높은 사운드가 무엇인지를 기억하고 있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 보니 사람들은 고가의 이어폰이나 헤드폰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실제 이어폰과 헤드폰의 글로벌 판매량은 모두 크게 늘었다.

이들을 만족시키려면 대충 만들어낸 사운드로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공간음향 기능이 화려하게 재등장했다. 공간음향은 좁은 공간에 있어도 소리가 이끄는 곳을 따라가면 다른 공간에 있는 느낌마저 들게 했다. 스피커에서 구현되던 기술은 성공적으로 이어폰과 헤드폰으로 옮겨갔다.

애플이 공간음향 맛집이었네

코로나19의 등장이 공간음향 기술을 무대 위로 올렸다면 관객들을 모은 것은 애플이다. 2020년에 열린 애플의 연례개발자회의(WWDC)에서 애플은 공간음향 기술을 소개했다. 모노와 스테레오를 지나 본격적인 공감음향 시대가 왔다는 선언과도 같았다.

공감음향 기술은 에어팟 프로와 에어팟 맥스에 적용됐다. iOS14 또는 iPadOS14 이후 버전이 설치된 아이폰과 아이패드까지 마련됐다면 공간음향을 즐길 준비는 모두 마친 셈이다. 값비싼 음향 시설을 갖춘 곳을 찾을 필요도 없이 에어팟을 착용하고 그냥 즐기면 된다.

애플의 공간음향 기능은 에어팟 프로나 에어팟 맥스를 착용한 사용자의 머리를 추적해 적절한 위치에서 오디오 효과가 나타나도록 돕는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도 동시에 추적해 사용자가 보는 화면과 연관시켜 사운드를 조정한다. 사운드가 멀어지거나 가까워지는 느낌도 구현된다. 방향성 오디오 필터로 각 귀에 전달되는 주파수를 조정해 결과적으로 사실적이고 입체감 넘치는 환경을 만든다.

6월부터는 애플뮤직에 공간음향 기술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추가 요금을 지불할 것 없이 구독자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현재는 애플 기기에서만 서비스를 지원하지만 향후 안드로이드 사용자에게도 제공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리버 슈셔(Oliver Schusser) 애플뮤직 부사장은 공간음향을 “음향의 가장 큰 진보”라며 추켜세웠다.

(출처:iPhoneSoft)

OTT 업계도 이미 주목하고 있었다

애플이 운을 띄운 공간음향 기술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로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특히 해외에서 공간음향을 지원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넷플릭스를 비롯해 디즈니플러스(Disney+), 훌루(Hulu), HBO맥스(HBO Max), 피콕(Peacock) 등 인기 OTT 서비스 대부분이 공간음향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초에만 해도 넷플릭스는 자체적으로 공간음향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다 지난 18일 iOS14 이상 애플 기기에서 넷플릭스 콘텐츠를 시청할 때 공간음향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공간음향 기술을 이용해 넷플릭스 콘텐츠를 시청하려면 에어팟 프로나 에어팟 맥스가 필요하다. 물론, 넷플릭스를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

국내 OTT 업체들도 공간음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왓챠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왓챠는 지난해 10월에 동영상 스트리밍 솔루션 기업 기드소프트를 인수했다. 해당 인수로 구글과 넷플릭스에 이어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돌비 비전과 돌비 애트모스 등 최신 영상과 음향 기술을 자체 서비스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왓챠에서 <스파이더맨: 홈커밍>, <블레이드 러너 2049> 등 18개 콘텐츠에서 공간음향을 지원 중이며 올해 안으로 돌비 음향 기술을 적용한 콘텐츠를 지속해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기대감을 더했다.

귀가 즐거워지는 뉴노멀 시대

공간음향이 어울릴 만한 곳은 따로 있다. 바로 ‘메타버스(Metaverse)’다. 메타버스는 가상현실과 현실세계가 서로 연결된 세상을 말한다. 메타버스를 경험하려면 가상현실(VR) 기기나 증강현실(AR) 기기가 필요하다.

페이스북은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에 적극적인 기업 중 한 곳이다. 2014년에 인수한 가상현실(VR) 헤드셋 스타트업 오큘러스에서는 VR 환경을 경험할 수 있는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기기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 페이스북은 자사에서 준비 중인 스마트 안경의 핵심 요소로 공간음향을 꼽고 있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보더라도 가장 먼저 높은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 기술도 오디오로 보고 있다. 청각이 아닌 시각, 촉각, 후각, 미각 등 다른 감각들에 사실적인 몰입감을 선사하려면 갈 길이 멀다.

답답한 현실에서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다. 여행을 가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어려운 선택이다. 대신 온 신경을 귀에 모으고 공간음향에 몰입해본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닌듯싶다. 공감음향 기술의 발전은 계속되고 기업과 소비자의 관심도 확대될 것으로 보이기에 앞으로가 더욱더 기대된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나유권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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