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후기에 지친 한국인 위해 태어났다! ‘한글 난독화’ 서비스

우리는 늘 솔직한 리뷰에 목마르다.

몸은 하나고 살면서 모든 경험을 직접 해볼 수는 없다. 결국, 누군가의 경험을 참고하게 된다. 그래서 물건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기 전에 리뷰를 확인한 뒤에야 돈을 지불한다.

하지만 리뷰를 잘 활용하면 판단에 도움을 받지만 잘못하면 뒤통수 제대로 맞을 수 있다. 리뷰만 믿고 결제했건만 실망스러웠던 경험도 여러 번 있을 것이다.

리뷰어를 원망해도 소용없다. 일단 리뷰라는 것이 주관적인 경험이다 보니 그럴 수 있다. 자신이 유별나서 그랬던 것으로 자책하기도 한다.

그런데 많은 리뷰 중에는 애초에 우호적인 글을 남길 요량으로 작성된 것도 많다. 때론 강요에 의해 마지못해 긍정적인 리뷰를 남기게 되는 경우도 있다.

간간히 비판이나 비난에 가까운 리뷰가 올라왔어도 누군가에 의해 삭제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글로벌 무대에서 활동하는 서비스가 한국으로도 진출하면서 글로벌 서비스에도 한글로 된 리뷰가 달리기 시작했다. 낯선 외국어 사이에서 한글 리뷰를 만나면 굉장히 반갑다. 나 대신 먼저 경험해준 사람에게 고마워하며 꼼꼼히 리뷰를 확인하게 된다.

숙박 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와 같이 멀리 떨어져 확인이 어려운 상황에서 후기 의존도는 더 높다. 예약 결정에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인이 남긴 후기에 호스트가 직접 답글을 남기기도 한다. 한글을 잘 모를 텐데 어떻게 했을까? 요즘 번역기 실력이 상당히 발전해서 해당 언어를 공부하지 않아도 충분히 외국인의 말을 번역할 수 있다. 번역기를 사용했던 것이다.

번역기는 외국인과도 소통하게 하는 좋은 도구다. 그런데 호스트가 서비스에 비판적인 후기까지도 번역해준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게스트 입장에서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다. 게스트는 솔직하게 자신의 경험과 느낌을 남기게 될 것이다. 다소 비판적인 문장으로 표현할 수도 있다.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후기를 번역기로 돌려본 호스트는 내용을 알게 된 이상 곱게 넘어가기는 힘들다. 항의할 수도 있다.

에어비앤비에서는 △상대방이 지닌 사회정치적 견해 △비속어, 욕설, 상대방 인격이나 성격에 대한 주관적 견해 △통제 범위를 벗어난 상황과 내용 등 숙박과 연관성이 없는 후기를 제재하고 있다. 신고를 접수받고 정책을 위반했다고 판단 시 해당 후기는 플랫폼에서 삭제되고 반복되면 계정이 중지되기도 한다. 작성자가 아닌 사람도 후기 정책을 위반했다고 신고하면 삭제해주기도 한다.

악의적인 의도를 가지고 작성된 후기로 호스트가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 반대로 자신이 경험한 사실을 담아 진정성 넘치는 후기도 방해받아서는 안 된다.

그러다 누군가 묘안을 떠올렸다. 한글로 작성된 문장을 변환해 한국인을 읽을 수 있지만 번역기로는 번역되지 않게 하자는 제안이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일명 ‘에어비앤비체’다. 에어비앤비에서 사용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원리를 안다면 에어비앤비체를 직접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문장이 길어지거나 바쁜 사람들에게는 번거로운 일이다. 그래서 더 좋은 방법이 있다. 평범한 문장을 순식간에 에어비앤비체로 변환해주는 ‘한글 난독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에어비앤비체가 등장한 건 오래전 일이나 편하게 변환해주는 서비스는 비교적 최근 등장했다. 여기서는 ‘갓종대왕’과 ‘한글 난독화’ 서비스를 소개한다.

갓종대왕

한글 난독화 프로그램으로 가장 먼저 소개된 서비스다. 번역할 텍스트를 빈칸에 입력하고 마련된 옵션을 선택한 뒤 변환해주면 된다.

갓종대왕에서는 △앞뒤로 칭찬 추가 △캠릿브지 연결구과 △받침 넣기 △쒸프트키 뉴르기 △야민정음 △관계없는 단어 추가 총 6개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기능을 하나씩 살펴보자.

‘앞뒤로 칭찬 추가’는 말 그대로 칭찬하는 말을 문장 맨 앞과 맨 뒤에 추가해주는 기능이다. “비교할 수 없습니다”, “완벽합니다”, “최고입니다”, “놀랍습니다”와 같은 문장이 추가된다. 유일하게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아니다. 기존 문장에 칭찬만 붙인다면 큰 의미가 없어서 다른 기능과 함께 사용해야 한다. 그래야 원래 문장은 숨기고 칭찬하는 문장만 남게 된다.

‘캠릿브지 연결구과’ 기능은 캠브릿지 연구결과를 의미한다. 단어 첫 글자와 끝 글자만 그대로면 다른 단어의 순서가 뒤섞여도 단어의 정확한 의미를 인지하는 현상이 있는데 이를 그대로 적용했다. ‘돼지고기’를 ‘돼고지기’로, ‘바이러스’를 ‘바러이스’로 바꾸면 처음엔 의아하겠지만 알고 보면 금세 의미를 이해하게 되는 원리다.

‘받침 넣기’는 모든 글자 아래 받침을 넣는 기능이다. 이미 받침이 들어간 글자는 놔두고 받침이 없는 글자 아래 받침을 삽입해준다. 받침넣기 변환을 거친 문장은 한국인도 이해하기 쉽지 않지만 받침을 무시한다는 마음으로 읽어나가면 대략적인 의미 파악은 가능하다.

‘쒸프트키 뉴르기’ 기능은 된소리 자음이나 ‘ㅒ’와 ‘ㅖ’와 같은 자주 사용하지 않는 모음으로 바꿔준다. ‘불친절해요’를 ‘쁄친쪌햬요’로 바꿔주는 식이다.

‘야민정음’은 글자의 모양을 닮은 다른 단어로 바꿔 표기하는 인터넷 밈을 말한다. ‘멍멍이’를 ‘댕댕이’라고 쓰는 것이 대표적이다. 해당 기능을 사용하면 평범한 문장을 야민정음이 적용된 문장으로 변환한다.

‘관계없는 단어 추가’ 기능은 문장 사이에 그야말로 생뚱맞은 단어를 넣어 번역을 방해한다. ‘불쾌했어요’라는 문장은 ‘불쾌뚜껑했어요’로 바꾼다. 말도 안 되는 문장이지만 뜻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은 없다.

한글 난독화

한글 난독화는 한메소프트에서 만든 한글 난독화 서비스다. 특히, 한메소프트는 PC용 타자 연습 프로그램인 한메타자교사를 개발한 것으로 유명하다.

△소리나는 대로 연음법칙 적용 △뒤에 오는 자음을 받침으로 중복 △자모를 비슷한 발음으로 변환 △의미없는 받침 추가 기능을 제공한다. 갓종대왕에 비해 기능은 몇 개 더 적지만 효과적으로 변환한다는 점에서 둘 다 효용성이 높다.

한글 난독화 변환을 거친 결과물은 읽기에 조금 더 어려웠다. 천천히 소리 내 읽어야 이해되는 단어도 적지 않았다.

한메소프트에서는 한글 난독화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하나 더 제공하고 있다. 바로 ‘한자음독 능력시험’ 서비스다. 우리말로 쓰인 문장을 비슷한 음을 가진 한자로 대체해주는 기능을 제공한다. ‘화장실’을 변환하면 전혀 연관이 없는 ‘和莊失(화장실)’이라는 한자로 대체해준다. 한자 문화권에 있는 외국인도 별수 없다. 한국인만 읽을 수 있다. 단점이라면 한자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는 점과 자칫 한국인이 남긴 리뷰가 아니라고 생각해 지나칠 수 있다는 점이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나유권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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